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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대선은 어떤 시대적 과제를 제기하고 있는가?

  지난 대선 때마다 시대적인 흐름과 과제가 존재했다. 87년부터 97년까지 대선은 6월항쟁으로 제기된 민주변혁을 제도화하는 과제가 지속되었다. 그리고 97년에는 노동자 대중정치투쟁이 마련한 정치세력화에 대한 과제가 등장했다. 2002년 대선은 자유주의 정치세력에겐 정권재창출을 통해 스스로를 주류화하는 과제가 제기되었던 반면, 노동자들에게는 스스로 만든 진보정당에게 정치적 시민권을 부여하는 임무를 주었고 이러한 과제는 2004년 총선에서 일부 실현되었다. 그러나 2007년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대선은 욕망의 분출구였다. 이런 조짐은 이미 직전 지자체 선거에서 재개발 공약과 재산세 할인 경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IMF 사태이후 심화된 양극화와 박탈감으로부터 개별화된 대중들은 저항과 분노가 아니라 각자 꼼수나 살길을 찾아 벌거벗은 욕망을 드러냈고 그러한 욕망의 화신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양극화의 본질을 자본주의에서 찾고 이를 시대적 과제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사실상 그 때 민주노동당은 운을 다했는데 얄궂게도 1년후에 세계적인 공황이 닥친 것이다.
  2012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는 자주 회자되는 주제다. 그러나 가장 유력한 전술로 거론되었던 야권연대, 그리고 단일화는 어떤 시대적 공감을 드러내고 있는가? 기껏해야 전 정권으로의 복귀 이상은 아니다. 모두가 방향감각을 상실했다. 공황이후 불안감은 사회곳곳에 퍼졌지만 그것이 대량해고나 파산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인지 이 “불안감”은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 물음으로 발전하지 않고 지속성이 없는 우발적인 정치적 이슈, 즉 복지, 청년실업해소, 반값 등록금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반자본주의를 시대정신으로 끌어올리는 대중의 행동이 요구됨에도 대중투쟁도 그리고 정치활동역량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중운동이 부진하니 정치적 공간은 비좁고 그 공간을 열어젖힐 정치역량이 부족한 가운데 진보후보를 내세우려는 흐름이 4군데나 되고 또한 일부는 야권연대와 연결되어 있어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다. 판단은 흐려지고 마음만 급하고 여기에 여전한 꼼수 근성까지 더해지니 목불인견이 따로 없다.

  낡은 것과 단절하지 못하는 한 도약은 없다


  운동이 내리막인 상태에서는 운동하는 집단이나 개인들은 엔진이 꺼진 상태로 내리막길을 굴러가는 자동차 같은 신세에 빠진다. 자체 동력이 없으니 계속 움직이기 위해서는 더 낮은 곳을 찾아 다녀야 한다. 목적지에 어쨌든 빨리 가야 한다는 생각은 차를 세우고 엔진을 수리하고 가야 된다는 생각을 잊게 한다. 이 차가 의존하는 것은 관성이고 과거의 움직임이다. 그러니 낡은 것이 청산되기는커녕 위세를 드러낸다. 그리고 더 낮은 정치의식에 호소하려는 경향을 갖는다. 그것이 바닥을 드러낸 대중성을 회복하는 유일한 길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단력이라는 말은 이런 때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현장활동가들은 반자본주의를 주제로 한 현장토론의 복구 없이는 앞으로 위력적이고 지속적인 대중투쟁은 없다고 결심해야 한다. 즉 시대를 뚫고 나갈 조합원의 자발성과 정치적 권위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날카롭게 발전시키는 고된 길을 가야한다. 그 고된 길을 외면하면 헌신적이고 의식적인 활동가들의 고된 선도투만이 되풀이 된다. 목숨을 건 선도투와 열사들로 인해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등은 광범위한 공감을 얻고 있지만 이것이 보다 보편적이고 본질적인 요구인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상승하는 것은 대중의 낮은 정치의식으로 인하여 매번 지체되고 있다. 이는 반자본주의라는 보편적인 요구를 내걸 때만이 골목상권을 유린하는 자본의 탐욕을 규탄하는 투쟁, 청년실업문제, 반값등록금투쟁, 빈곤과의 투쟁 등에 연대하여 단일하고 위력적인 전선을 형성할 수 있다는 면에서도 더욱 중요한 교훈이다.

  어려울수록 공세적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이 “파견법을 준수하라. 불법파견 인정하고 정규직 전환하라”는 요구를 걸고 송전탑에 올랐다. 이에 화답하여 노동자들의 하루파업과 함께 울산포위의 날이 준비되고 있다. 현장의 노동자들은 용맹한 행동을 통해 공세적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고 그러한 헌신성으로 전선은 완전히 무너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진정 요구되는 것은 현장과 지역의 선진활동가들, 그리고 조직들이 격화되고 있는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항해 공세적 자세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다. 일각에서 ‘변혁적 현장실천’이라는 말도 나왔지만 이는 투쟁현장에서 반자본주의 정치선동을 집요하게 전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대선이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 체제를 재생산하는 놀음이라는 것, 어떤 정권도 자본주의 위기로부터 발생한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없다는 기본적인 정치선동과 작지만 다부진 행동을 조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87년 노동대투쟁의 주요동력은 6월항쟁을 통해 나왔다. “사회가 민주화되었다는 데 우리에게는?”이라는 물음으로 시작된 청구서를 노동자들이 여기저기 내민 것이다. 앞으로 있을 노동자들의 대투쟁은 “그 동안 착취해가고 빚지게 해서 결국 이것이었냐?”라는 새로운 청구서로 시작될 것이다. 그러한 청구서에 현장활동가들부터 대답할 준비를 해야 한다. 반자본주의 투쟁만이 그러한 청구서에 지불할 정치적 자산을 갖출 수 있게 할 것이다.

김광수

[73호] 반자본주의 투쟁만이 노동자 계급의 생존권 투쟁을 엄호할 수 있다
[72호] 반자본주의 투쟁을 가로막는 장막을 걷어내자!
[71호] 국가보안법 철폐! 사회주의정치활동 보장! 우리는 탄압을 뚫고 당당히 투쟁할 것이다
[70호] 부르주아정치, 소부르주아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사회주의노동자정치만이 대안이다
2 | 쟁점
‘노동자 대선 후보 전술’은
역사적 퇴행이다

3 | 주장
[해방연대 재판 방청기]
자본주의의 위기 속에서
성장하는 사회주의 활동의 정당성을 보여준 재판

4 | 연속좌담회
자본론을 읽자
5 | 칼럼
‘세련된 이명박’ 안철수의 진짜 생각
6 | 생태
기후변화가 아니라 체제변화를!
- 지구온난화 이면에 도사리는 자본주의의 진실 (2) -

7 | 노동자 통제
파리코뮌과 노동자통제, 자주관리
8 | 서평
가벼운 듯, 가볍지만은 않은 “마르크스와 함께 A학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