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5일 74
해방 > 74호 > 문화

[서평] 가벼운 듯, 가볍지만은 않은 “마르크스와 함께 A학점을”
“마르크스와 함께 A학점을” (버텔 올먼 지음, 김한영 옮김, 모멘토 펴냄)
김광수  ㅣ  2012년10월25일

책에는 “시험 요령과 정치적 사실 및 개념”이 뒤섞여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 대학생 및 비슷한 처지의 학생들과 거래를 하자고 한다. 자신이 A학점을 받을 수 있는 요령을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과 사회혁명에 대한 전망에 대한 글 사이에 놓을 테니. A학점을 받으려면 나머지 글들을 읽으라는 식이다. 미국도 가벼운 책은 읽혀도 사회문제에 대한 책은 지독히 안 읽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저자가 보여주는 시험이 가지고 있는 통찰도 만만치 않다.

“시험은 이의 제기를 허락하지 않는 명령인 만큼 미래의 고용주가 내리는 명령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할 습관을 길러준다.”

그럼에도 시험은 시험이니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잘 받게 해주겠다는 저자의 “낚시질”은 그럴 듯하다. 그러나 그런 낚시질이 밉지 않은 이유는 저자가 몬슬리리뷰의 창립자이자 편집자였던 미국 맑스주의 운동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성과때문이고 그 명성에 흠집나지 않는 글의 내용때문이다.  
 
이책은 젊은이들, 특히 대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하워드 진의 추천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적어도 미국에서는 1년 전에 나온 책이다. 내용이 아주 재미있고, 사회주의에 대한 안내서로는 심오하기조차 하다. 여기서 심오하다는 의미는 꽤 까다로운 사회주의에 대한 질문들과 회의를 알아서 답변해 놓았다는 점이다. 현재 자본주의 위기에 대한 간단한 해법, 사회주의 혁명을 애써 애둘러 말하는 자들이나, 딴소리하는 헛똑똑이들한테도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책의 말미에 갈수록 미소가 떠나지 않는데, 저자가 서평까지 알아서 해놓았고 “또는”이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회의론자들에게 면박을 연타로 먹인다.

저자는 링컨이나 아이젠하워, 달라이 라마 등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맑스주의와는 연관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말들을 동원하며 의외성과 재미를 제공한다. 그러면서 비록 자유주의자들이 각론에서는 맑스주의자와 동일한 인식을 가지지만 총체적 인식에는 이르지 못함을 지적하고, 각론의 인식을 끝까지 밀고 갈 때 맑스주의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도 또한 그런 부류에 속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저자는 논리를 그 한계까지 밀어붙였던 용맹정진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해 변증법에 대한 그의 간명한 설명은 인상적인데 사물을 상호연관속에 파악하는 것이 변증법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맑스주의에 대한 소개서가 반짝 범람하고 있는 이때 권위있는 맑스주의자의 재미있고 유익한 책을 제대로 고르는 것도 행운이다.

관련기사

기사평쓰기
번호 제목 평점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등록된 게시물이 없습니다.

HTML코드 복사하기 (블로그나 카페에 바로 붙여넣기 하실 수 있습니다)


‘노동자 대선 후보 전술’은 역사적 퇴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