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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의 비정규직 철폐, 조합주의와 단절하고 자본주의를 부정하라!

2010/09/14 ㅣ 김인해

1. 불법파견 투쟁, 2005년과 2010년의 차이

지난 7월22일 대법원 불법판결 판정 이후, 대공장 비정규직 사내하청 철폐 투쟁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 투쟁에서 2005년과 다른 점이 있다. 바로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에 대한 시각이다. 과거에는 최소한 연대투쟁의 주체였다면, 이번에는 투쟁 주체들에게 방해나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온다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5년 전에는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조가 민주파였고 지금은 어용이기 때문이라는 것은 현상적일 뿐, 본질은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의 몰락에 있다.

2. 사내하청 비정규직 철폐,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이 살 길이었다

돌이켜 보면,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은 98년 IMF 직후 존망의 기로에 놓여있었다.
IMF 이전에는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은 민주노조운동의 주력부대로서 전체 노동자 계급의 대표성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임단투로 국한되기는 했어도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이 파업을 통해서 임금을 인상하면, 그 성과가 가이드 라인이 되어 다른 중소 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에게도 전파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IMF 이후, 사내하청 비정규직의 등장으로 상황은 정반대가 되었다. 계급투쟁의 관점에서 볼 때, 먼저 노동자 계급 내적으로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등장은 무엇보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계급의식을 거세시키는 작용을 했다. 정규직이 1등 노동자라면 비정규직은 2등 노동자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 계급의 단결은 요원하다. 그 다음 자본가 계급과의 투쟁에 있어서 사회적 헤게모니를 상실하게 되었다.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되면 될수록, 그래서 비정규직 철폐가 전체 민중의 요구가 되면 될수록, 정작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나서는 민주노조운동은 위선적이게 될 수 밖에 없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상식적으로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이 정작 같은 공장 안에서는 사내하청 비정규직을 2등 노동자로, 그것도 고용안전판이라는 이유로 방치하고 있는데 어떻게 비정규직 철폐라는 구호가 진정성을 가질 수 있겠는가.

3.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 지난 10년 사내하청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서 실패했다

결국 사내하청 비정규직 철폐 투쟁은,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이 사느냐 죽느냐하는 시험대와도 같았다. 하지만 지난 10년동안 사내하청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서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은 정규직 노동자들을 비정규직 철폐 투쟁의 주체로 세워내지 못하면서 대공장에서 이제 민주노조 조차 사수하지도 못할 정도로 몰락해 버렸다.
2005년 고 류기혁 열사 투쟁 당시를 돌아보자.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서 민주파라는, 그것도 전투적 조합주의이자 현장파의 상징이었던 민투위 이상욱 집행부가 열사를 부정하고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배신한 이후,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09년, 현대자동차에는 14년만에 어용 집행부가 들어섰다. 현대중공업은 2004년 비정규직 고 박일수 열사 투쟁과 관련해서 아예 민주노총에서 제명되었다. 그 이후 현대중공업은 민주노조를 다시 세운 적이 없다. 현대미포조선은 2008년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인 용인기업 동지들의 원직복직 투쟁에서 정규직 노동자들을 투쟁 주체화하는데 실패한 뒤, 2009년 아예 민주파는 출마도 하지 못한 채, 어용 대 준어용의 구도로 선거를 치뤘을 정도였다.

4. 왜 실패했는가? 조합주의!

그럼 왜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실패했는가? 조합주의 때문이다. 이미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의 조합주의는 집단이기주의 수준으로 전락해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합주의는 곧 정규직 노동자들을 노동자 계급으로 의식화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집단인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만 호명할 뿐이다. 당연히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같은 노동자 계급으로 단결할 대상이 아니다. 대공장 정규직 현장조직 중 비정규직 현장활동가를 회원으로 하는 곳은 없다. 공장 내 모든 비정규직 철폐를 과제로 하는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은 아직도 하나의 흐름으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공장 밖에서 대사회적 외침인 ‘비정규직 철폐’는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의 조합주의라는 장벽에 막혀 공장 안으로는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5. 비정규직 철폐는 자본주의를 부정한다

비정규직 자체는 자본주의가 위기가 도래하자 노동자 계급에 대한 착취를 강화해서 이윤율을 회복하기 위해서 도입된 것이다. 따라서 비정규직이라는 초과착취 노동자를 도입해야 할 정도로, 이미 그 성장 정도가 노쇠한 상태에 이른 자본주의와는 “비정규직 철폐”는 양립할 수가 없다. 게다가 현대자동차야 16.9%에 머물고 있지만, 조선업종의 경우 이미 50%를 넘어선지 오래다. 이 정도면 이미 비정규직을 철폐하기 위해서는 자본에 대한 노동자 통제가 들어가야 가능하다. 그래서 정치적으로 자본주의를 반대하지 않으면서 비정규직 철폐를 주장하는 것은 위선이다.

6. 다시 시작되는 사내하청 비정규직 철폐 투쟁, 조합주의와 단절하고 자본주의를 부정하라

정규직 노동운동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 중 하나이다. 자본주의를 부정하고 비정규직을 철폐하자고 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철저히 자본주의적인 이익집단이 되어 사내하청 비정규직을 초과착취하도록 그냥 두고 운동성을 상실하든지.
사내하청 비정규직 철폐 투쟁과 관련 지난 10년간 대공장 정규직 노동운동이 가져야할 교훈은 조합주의로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다. 대공장 정규직 노동자들이 자본주의를 반대하는 노동자 계급으로 주체화될 때 사내하청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나설 수 있다. 다시한번 조합주의와 단절하고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노동운동, 사회주의 노동운동으로 전환할 것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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