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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부터 진보정당까지 복지로 가득 찬 대한민국! - 하지만 왜 전진은 없는가?

2010/09/14 ㅣ 이영진

정치인들의 말 속에만 존재하는 복지 천국 대한민국과 노동자, 민중의 현실

각 정당과 유명 정치인들이 쏟아내는 말만 보면 대한민국은 지구상 어느 나라도 부럽지 않은 복지천국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정당은 말할 것도 없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박근혜조차도 성장과 복지의 병행을 말하고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의 최대 이슈도 복지다.

하지만 이런 요란한 말잔치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인 전진은 없다. 맞벌이를 위해 아이를 맡기고 싶어도 어린이집이 부족한 경우가 다반사고 제대로 된 보육료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도 최저임금을 받는 수준이 아니라면 가져보기 힘들다.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대중적 요구 - 사회복지

보수부터 진보까지 복지가 화두가 된 이유는 진보정당이나 노동운동 진영이 사회복지를 위한 투쟁을 잘 했기 때문이 아니다. 살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양극화, 심각한 취업, 비정규직 증가 등등. 이제 이런 얘기들은 다시 꺼내기에도 식상할 만큼 대한민국 사회에서 일상적인 일이 됐고 보수 정치인들조차 복지를 들먹이지 않을 수 없는 대한민국 전체의 요구가 된 것이며 이를 반영하지 않는 정치세력은 더 이상 표를 얻을 수 없게 됐다.

복지 논쟁의 중심에 있는 보수세력(?)과 진보진영의 사회복지 투쟁

보수정치세력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표적인 인사들이 ‘실사구시 진보’(손학규) ‘담대한 진보’(정동영) ‘진정한 진보’(정세균) ‘유능한 진보’(천정배)를 주장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정책을 앞장서서 강요했던 민주당의 진실성은 제쳐두고 복지의 중심에 보수정치세력이 있는 듯한 느낌이다.

‘무상교육, 무상의료’라는 대표적인 사회복지가 화두가 된 것은 2000년 민주노동당 선거 공약을 통해서였고 그 배경은 97년 경제공황인 IMF로 인한 빈곤의 증대였다. 그리고 그 이 후 각종 토론회와 정책 등 많은 논의가 있어왔고 2008년 또 한 번의 경제공황을 맞으며 사회복지는 대중적인 요구가 되었다.

‘무상의료, 무상교육’을 먼저 제기했던 진보진영은 이를 실제적인 대중 투쟁으로 만들지 못했다. 진보정당들은 사회복지를 선거공약으로 제약시켰으며 보수정치세력이 마치 복지의 전도사인양 나설 수 있는 것은 이런 진보정치 세력의 행동의 결과물이다.

사실상의 시혜적 복지를 말하고 있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 빈곤의 원인인 자본주의에 눈을 감고 있는 복지는 시혜적 복지일 뿐이다 -


보수정치세력과 진보정치 세력의 복지 논쟁이 차별점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또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정당들은 빈곤의 원인으로 신자유주의를 지적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실천적으로는 ‘신자유주의에 맞선 연합(강조점의 차이는 있지만)’을 주장하고 있으며 그 내용을 보편적 복지로 내세우고 있다. 이는 빈곤이 증대하는 원인에 대한 인식이 없으며 이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민주당과 박근혜와 근본적인 차이점이 없다.

생산력은 갈수록 발달하지만 빈곤이 증대하는 원인은 그 어떤 것도 아닌 자본주의 자체이다. 부르주아 진영이 경제위기라고 부르는 공황은 자본주의의 자체 모순에서 오는 것이며 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동자, 민중에게 빈곤을 강요하는 것 역시 자본주의의 속성이다.

신자유주의 정책은 자본주의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만든 자본주의의 또 하나의 모습에 불과하며 당연히 빈곤의 증대를 초래한다. 모든 것을 신자유주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흐릿하게 만드는 행위이다. 신자유주의 정책이 생겨나기 전에도 자본주의 사회에 공황은 존재했고 무수히 많은 노동자, 민중이 이에 희생되고 빈곤으로 추락해야 했다.

박근혜부터 진보정당들까지 모두가 말하는 것은 바로 빈곤의 원인은 놔둔 채 그 결과만을 완화해보자는 것에서 공통적이다. 따라서 아무리 보편적 복지를 외친다 하더라도 이런 복지 정책은 시혜적 복지에 불과할 뿐이다.

빈곤의 원인을 제거하기 위한 반자본주의 투쟁

병 든 환자가 병을 치료하려면 원인을 알아야 한다. 원인을 알아야 치료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환자 자신이 병을 치료하는 데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노동자, 민중이 자신의 삶이 왜 빈곤해 지는지 알아야 스스로 빈곤을 없애기 위한 투쟁에 나설 수 있으며 빈곤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빈곤의 원인이 명확해 져야 사회복지를 위한 투쟁은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대중이 주체가 되는 대중투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대중이 주체가 되는 사회복지 투쟁

복지를 외치는 자들이 숨기려고 하는 사실이 있다. 유럽의 복지 제도가 대부분 ‘혁명적 요구에 기반 한 노동자계급의 투쟁에 대한 자본가계급의 양보’라는 사실이다. 지금처럼 대한민국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자본가계급이 알아서 양보할 것이라는 생각은 환상일 뿐이다.

대중투쟁 없이는 자본가계급에게 양보를 받아내야 하는 사회복지가 전진할 수 없다. 정치세력, 의료관련 노동조합, 교육관련 노동조합 그리고 학생조직을 포함한 대중투쟁 조직을 구성하고 의료민영화와 등록금 인상 반대를 넘어 무상의료와 무상교육을 위한 대중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자본주의에 반대하고 사회주의로 나아가기 위한 매개고리

자본주의는 비단 파업 현장에 대한 공권력의 잔인한 진압이나 이명박 정권의 친재벌 정책을 통해서만 관철되는 것이 아니다. ‘경쟁과 효율, 개인의 능력을 통한 성공’이라는 자본주의는 심각한 실업문제를 집단적인 힘을 통해 국가에 일자리 창출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스펙 쌓기와 성형수술’을 통해 개인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믿음을 통해서도 관철된다.

‘개인의 능력을 통한 삶의 문제 해결’이 아니라 ‘사회가 사회 구성원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 이러한 인식과 이를 위한 투쟁이야말로 자본가계급과의 투쟁을 통해 사회 복지를 실제로 전진시킬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으며 자본주의에 파열구를 내고 새로운 사회인 사회주의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매개고리가 될 수 있다.

사회복지에 대한 요구를 새로운 사회에 대한 요구로!

6.2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은 최대의 쟁점이 되었다. 이는 대중의 절박함에서 나오는 당연한 요구이다. 증가하는 대중적 요구를 받아 안지 못하는 정치세력은 생명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지금의 복지 논쟁처럼 부르주아 정치세력에게 대중의 장악력을 내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주의 세력은 자기 목소리조차 없으며 관심사는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노동자들의 경제투쟁에 갇혀있으며 증대하는 대중의 요구를 사회 개량 투쟁이라고 방기하는 경향이 짙다. 사회주의 세력의 과제는 사회 개량 투쟁을 방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개량투쟁을 새로운 사회 건설이라는 궁극적 과제와 연결시키는 것이다.

대중적 요구를 새로운 사회 건설로 연결시키기 위한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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