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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노동자정부의 수립
삶의 파탄을 막고 인간다운 삶을 확보하기 위한 노동자계급의 요구 (12)

2006/10/09 ㅣ 성두현

1. 제1의 과도적 요구, 최소한의 삶의 조건, 안정적 일자리의 확보
2. 은행과 기간산업의 사회화, 노동자통제의 실시, 기업의 운영과 관련한 경영정보의 완전한 공개
3. 공기업의 사기업화저지, 공기업의 혁신, 공기업에 대한 노동자통제와 사회적 통제의 실시
4. 무상의료, 무상교육의 실시
5. 한반도평화체제의 구축

6. 노동자정부의 수립



앞에서 제기한 요구들은 현시기의 가장 기본적인 과도적 요구들이다. 안정적인 일자리 확보 요구는 가장 기본적인 최소한의 삶의 조건을 확보하기 위한 요구이고 무상의료, 무상교육 요구는 의료, 교육을 더 이상 개인의 부담에 맞기지 말고 '사회가 책임질 것'에 대한 요구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요구는 민족전체의 참화를 가져올 전쟁을 막고 비생산적으로 낭비되고 있는 막대한 자원을 노동자, 민중의 삶의 질 개선에 돌릴 것에 대한 요구이다. 이러한 요구들은 현시기 노동자, 민중의 절박한 처지에서 나오는 요구이며 그만큼 현시기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요구이다.

그런데 이러한 요구들에 대해서 자본가들과 제국주의자들은 철저히 무시하고 억압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고 남은 일자리는 갈수록 임시직, 계약직 등 비정규직으로 대체되고 있다. 자본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전체 노동자, 민중을 하루살이 인생으로 전락시키고 있고 자본가정권과 자본가 정치세력은 이를 법제도의 개악으로 합법화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획책하고 있다. 의료와 교육은 사회화와는 정반대로 더욱더 시장화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부담은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이 되고 있다. 미일 제국주의자들은 한반도의 위기를 계속 증폭시키면서 민족의 삶을 한순간에 파멸시킬 수도 있는 전쟁으로 상황을 몰고 가고 있다.

앞에서 제기한 이러한 요구들은 그 자체로만 보면 자본주의의 틀을 벗어나는 사회주의적 요구수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요구들이다. 안정적인 일자리 확보요구는 그 자체로는 임금노동의 철폐를 요구하는 사회주의적 요구가 아니다. 의료와 교육의 사회화는 서구유럽의 자본주의나라들에서는 한국과 같은 경제발전 수준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부분적으로 시행해온 것들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시대를 앞서가는 획기적인 요구도 아니며 '묵은 숙제'를 풀어나가는 당연한 요구일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들에 대해서 자본가들과 제국주의자들은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으며 오직 억압과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이러한 기본적인 요구를 쟁취할 수 있는 길은 단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노동자계급과 민중이 투쟁속에서 스스로를 정치적으로 조직하고 투쟁역량의 강화발전을 통해 자신의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정치적으로 조직하고 자신의 정부, 즉 노동자정부를 수립하는 것을 통해서만 노동자계급은 최소한의 삶의 조건을 확보할 수 있을 뿐이다.

1) 노동자정부수립이 빠진 과도적 요구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앞에서 제기한 과도적 요구들은 노동자정부수립과 결합될 때 온전한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요구들은 노동자, 민중의 삶과 밀접히 결합된 요구이고 인간적인 삶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제기되어야 하는 요구임에도 이러한 요구는 자본가 정권 아래에서 그리고 제국주의의 지배아래서는 현시기 실현될 가능성이 전무하다. 이러한 요구들은 자본가들과 제국주의세력, 자본가정권의 현시기 이해와 충돌하며 때문에 이들은 이에 대해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과도적 요구를 제기할 때 이 요구가 현시기 지배계급과 그 정권아래에서는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철저히 폭로하는 방향으로 이를 제기해야 하고 '이의 실현은 스스로가 자신의 권력을 수립할 때만 가능하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선전하고 선동하는 방향으로 제기해야 한다.

만약 과도적 요구를 제기하면서 이 요구를 노동자정부수립주장과 결합시키지 않으면 과도적 요구는 그 문제의식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의식을 고양시키는 가교적 역할에서 실패하게 된다. 노동자정부수립이 빠진 과도적 요구는, 이들 요구의 실현이 자본주의적 정치지배질서의 틀안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의식과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권력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식으로까지 노동자계급의 의식이 발전하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 노동자정부주장의 실천적 의의

현단계에서 노동자정부주장의 가장 적극적인 의의는 노동자계급사이에서 스스로의 권력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식과 의지를 고양시키는 데에 있다. 문제의 해결은 자신의 투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 자본가정치세력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 그 투쟁이 자신의 권력수립으로까지 발전해야만 문제의 해결이 가능해진다는 의식을 고양시키고 자신의 권력수립에 대한 의지를 고양시키는 것, 여기에 노동자정부주장의 가장 적극적인 의의가 있다. '자신의 권력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식과 의지를 고양시키는 것에 노동자정부주장의 제1차적 실천적 의의가 있다.

이 점을 강조해야 하는 이유는 앞에서의 글에서 이미 언급하였듯이 현실사회주의의 붕괴이후 지금까지의 노동운동에서 개량주의적 경향이 강화되면서 노동자계급의 전망과 시야가 협소해지고 자본주의체제를 벗어나려는 노동자계급의 의식과 의지가 극히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노동운동과 노동자계급은 자신의 권력을 수립할 역량의 존재여부를 말하기 이전에 그럴 의지와 기백마저 상실하고 있다. 노동자권력수립이 선전, 선동에서 거의 사라지다싶이한 현상은 무기력해진 노동운동의 한 징표이다. 문제는 이러한 의지와 기백의 복구없이는 앞으로 자신의 권력을 수립할 역량은 결코 형성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노동운동내에서 자유주의적 부르주아지에 의존하는 방식의 운동과 IMF사태이후 그 허구성이 드러날 대로 들어난 노사협조주의 경향이 정리되지 않고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동자정부주장은 이렇듯, 자본에 한풀 꺽여들어간 운동의 관성적 상태를 극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노동자계급 스스로가, 고통만을 안겨주는 자본주의사회를 타도하고 자신의 권력을 수립하고 사회를 운영해갈 수 있다는 의식과 의지를 갖게 하는 데에 노동자정부주장의 가장 우선적인 실천적인 의의가 있다.

노동자정부의 구체적 내용과 형태 문제는 현시기에는 부차적인 실천적 의의을 갖는다. 어떤 주체가 어떤 형식으로 노동자정부를 수립하는가는 투쟁의 발전과정에서 구체화하여야 할 문제이다. 현시점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중요한 문제는 '노동자계급이 자신의 권력, 노동자정부를 수립하여야 한다'는 의식과 의지를 고양시키는 문제이다.

3) 노동자정부주장에서 반드시 강조해야 할 점

'노동자계급이 자신의 권력, 노동자정부를 수립하여야 한다'는 의식과 의지를 고양시키는 것이 현시기 노동자정부주장의 가장 우선적인 실천적인 의의이다. 이때 우리가 반드시 강조해야 할 점은 이 노동자정부수립의 기초가 되는 것은 자본과 제국주의세력과에 맞선 자주적인 투쟁과 자주적인 투쟁조직이라는 점이다. 자주적인 투쟁과 투쟁조직에 기초해서만 노동자정부의 수립이 가능해진다.

아직까지 우리 노동운동의 역사는 투쟁속에서 분출되는 노동자계급의 자주적 조직의 경험을 우리에게 충분히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앞으로의 투쟁고조속에서 우리는 매우 다양한 자주적 조직들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그 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주목하고 발전시켜야 할 조직은 생산현장에 나타날 자주적 조직일 것이라는 점이다. '공장위원회', '현장위원회' 등 그 명칭과 구체적 내용, 형태가 어떠하든지 이러한 자주적 조직이 노동자정부의 기초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노동자정부는 투쟁외부에서 갑자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투쟁과정에서 형성되는 자주적 조직, 특히 현장의 자주적 조직에 기초하여 수립될 것이다. '자신의 권력'의 정확한 의미는 여기에 있으며 노동자정부주장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이러한 의식을 촉발 확산시키고 강화시키는 것이다.


(다음호에서는 공장위원회 등 운동의 주체 문제를 다룰 예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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