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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조운동, 과연 그 미래는 있는가
- [2차 토론회] 지역중심체계와 민주노조운동의 과제 -

2010/08/04 ㅣ 이영진 (해방연대(준) 사무처장)

기획의도

해방연대(준)은 민주노조운동의 위기를 극복하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2009년 11월 20일 ‘민주노조운동, 과연 미래는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진행한 바 있다. 이 토론회를 통해 많은 동지들이 ‘지역중심체계 강화, 관료주의의 문제점, 노동운동 방향에 대한 문제의식을 높여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역중심체계 강화의 한계, 관료주의에 대한 대응, 노동운동 방향에 대한 내용과 실천 방안’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토론되고 고민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해방연대(준)은 지난 토론회의 성과를 발전시키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중심체계와 민주노조운동의 과제’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지난 6월11일(금) 개최했다. 아래는 그 발제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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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중심체계와 민주노조운동의 과제


1. 왜 지역중심체계인가?

1) 전국단일노조 건설의 전망을 실현해 간다.
- 전체 노동자를 단일한 노동자계급으로 조직하는 것은 당위적인 일이며 이를 현실화하는 노동조합 체계는 전국단일노조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맹 중심 체계가 아니라 지역중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2) 연대투쟁을 활성화시키고 노동자의식을 발전시킨다.
- 노동자계급의 가장 보편적인 연대는 구사대(용역)를 동원한 자본의 탄압과 국가 권력의 탄압에 대한 공동 대응이다. 금속노조 경주지부의 투쟁과 장기투쟁 사업장들의 지역을 토대로 한 자연스러운 연대는 이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이다.
- 지역 연대투쟁은 노동자계급만의 투쟁이 아니라 철거투쟁 등 민중운동과의 연대투쟁을 형성하는 단위이다.
- 업종과 산업을 넘는 연대투쟁을 통해 노동자들은 하나의 계급임을 확인해 왔다. 이에 비해 산별노조는 노동자계급을 산업으로 구분하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단결의 확대라는 원래의 산별노조 취지를 발전시키려면 지역중심체계가 되어야 하며 산별노조도 지역지부가 강화되어야 한다.

3) 미조직· 비정규직노동자를 조직하기에 적합하다.
- 한 개의 파견회사는 동일한 업종으로 파견노동자를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업종과 직종을 넘어서 지역을 중심으로 하여 파견하고 있기 때문에 미조직 노동자와 비정규직노동자의 조직화에 동일한 지역에서 업종과 직종을 넘어 조직해 들어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4) 직접민주의의를 발전시키고 선진 노동자를 형성하는 틀이 된다.
- 직접민주주의의 핵심은 대중의 참여와 이를 책임진 지도부가 대중에게 직접 책임을 지는 것에 있다. 산별노조와 달리 지역체계에서는 같은 지역에 있는 간부들이 투쟁을 책임지고 대중들이 이에 직접 참여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 용이하며 따라서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다.
- 투쟁을 조직하고 대중에게 직접 책임을 지는 경험 속에서 선진노동자들이 양성되고 훈련될 수 있다.

5) 지역은 노동자계급의 일상생활과 문화를 활성화시키는 단위이다.
- 노동자계급이 자본주의의 퇴행적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적 요구이며 이를 위해 ‘노동자의 집’ 등 다양한 방안들이 제안되고 있다.
- 노동자계급의 생활과 문화의 기초는 지역이다. 지역체계 강화를 통해 지역의 연대투쟁을 강화하고 이를 노동자계급의 문화 영역까지 확산시켜야 한다.


2. 지역중심체계는 반관료주의 투쟁 및 사회주의 노동운동과 결합되어야 한다

1) 지역체계는 조합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위해 사회주의 노동운동과 결합되어야 한다.
- 전노협은 지역중심체계였다. 하지만 전노협 역시 시기집중과 노동운동탄압분쇄 투쟁이라는 조합주의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현재 민주노조운동의 위기는 87년 이 후 노동운동의 연장선에 있다. 따라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중심체계와 더불어 조합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내용인 사회주의 노동운동을 확보해야 한다.
- 지역중심만을 강조하는 것은 개량주의적 노동운동 -‘생산영역과 재생산영역의 분할’, ‘지자체 선거를 위한 지역운동’, ‘협동조합 운동’-의 오류로 빠질 수 있다.

2) 관료주의 극복을 위해서는 지역중심체계와 반관료주의 투쟁이 결합되어야 한다.
- 관료주의는 민주노조운동의 상층부만이 아니라 단위 노동조합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다. 지역중심체계는 ‘관료주의에 물든 단위 노동조합과 직접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요인’ 두 가지가 상존한다. 관료주의를 억제하고 직접민주주의라는 지역중심체계의 장점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이고 의식적인 반관료주의 투쟁이 필요하다.

3) 반관료주의 투쟁 및 사회주의 노동운동의 강화가 민주노조운동이 지역중심체계로 전환하는 실제적인 방안이다.
- 민주노조운동의 대표체인 민주노총의 체계는 연맹중심이다. 이를 지역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은 민주노조운동의 지역체계가 중심이 되서 적극적으로 반관료주의 투쟁을 수행하고 사회주의 노동운동을 강화함으로써 민주노조운동의 위기를 극복하고 민주노총 조합원 나아가 전체 노동자계급의 대표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3. 관료주의에 맞선 투쟁을 의식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1) 관료주의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안일한 인식과 태도가 문제이다.
- 87년 이 후 직선제는 남한 사회에서 민주주의의 기본이 됐으며 어떤 보수 세력도 이를 뒤집을 수 없다. 하지만 민주노조운동 진영은 민주노총 직선제조차 하고 있지 못하다. 민주주의에 있어서 후진적인 면이 존재하는 민주노총이 일반 대중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민주노조운동 진영은 2009년 민주노총의 직선제 유예에 맞서 투쟁조차 제대로 조직하지 못했다. 활동가들의 안일한 인식과 태도 그리고 무기력이 지적될 수밖에 없다.
- 현대차 민투위를 비롯해 2009년 ‘비정규직의 정리해고인 전환배치에 합의해준 GM대우차지부’는 과연 일반 대중의 눈에 어떻게 비칠 것인가? 뿐만 아니라 이런 행위를 활동가들끼리 적당히 용납하는 행위를 일반 대중은 어떻게 보겠는가? 일반 대중보다 못한 태도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민주노조운동의 위기는 극복될 수 없다.
- 민주노조운동 내의 관료주의는 ‘내가 있는 공간에서 열심히 해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면 된다’는 태도로는 해결할 수 없다. 민주노총의 ‘근심평 참여’ 등 구체적 행위에 대해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투쟁이 있어야 관료주의의 폐해를 차단할 수 있다.

2) 관료주의의 근거를 제거해야 한다.
- 민주노총은 1,000명이상의 대규모 사업장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구조다. 남한 자본주의에서 대기업은 다국적 기업화되고 있고, 상대적인 고이윤을 실현하고 있다. 자본가계급은 기업별 복지체제 등을 통해 노동자계급의 일부를 포섭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민주노조운동은 자본가계급의 포섭 전략에 대응하지 못했다. 노동조합 운동 내에서 정치운동은 사라지고 오직 기업별 내에서의 임금과 복지 등 편협한 경제적 이해관계만이 조합 활동의 대상이 되어 왔다.
- 이런 노동조합 운동은 자본주의 공황으로 인한 전반적인 불안과 결합되면서 노동자 의식과 문화의 퇴락을 가져왔다. 일부 노동자들은 주식투기, 부동산투기의 대열에 합류했고 중산층으로 진출했다. 의식도 보수적으로 바뀌었으며 결국 자본주의에 포섭됐다. 그리고 이들의 이해에 영합하고,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집단이 단위노조에서 산별연맹, 총연맹까지 똬리를 틀고 있다.

3) 반관료주의 투쟁은 사회주의 노동운동 강화와 연결되어야 한다.
- 관료주의는 비단 노동조합 운동만을 병들게 하는 것이 아니다. 구소련이 실패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관료주의 문제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형식적인 민주주의가 아니라 평가와 비판을 일상화하는 등 민주주의를 심화시켜야 한다.
- 관료주의의 뿌리가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문화적 측면에서 자본주의와 연결되어 있다면 자본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사회주의 노동운동을 복원하고 문화혁신을 이룩해야 한다.


4. 사회주의 노동운동 강화가 민주노조운동 위기 극복의 열쇠이다

1) 투쟁의 화살을 자본주의 자체에 겨눈다.
- 민주노조 운동이 위기에 처한 원인은 97년 IMF로 시작된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해 사회주의를 대안으로 하는 운동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가부도와 경제위기의 진실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노동자계급은 구조조정 공격을 받았고 활력을 잃어갔다. 설혹 구조조정 투쟁에서 정리해고를 막아냈더라도 노동운동의 발전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보수화로 이어졌다.
- 2008년 미국발 세계공황으로 전체 노동자계급의 삶은 추락하고 있고 자본주의적 극복방식으로 공황은 극복된 것이 아니라 더블딥이 기정사실화되는 등 자본주의 위기는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투쟁 현장에서는 개별 자본가(사장)에 대한 욕설은 있지만 자본주의에 대한 공격은 보이지 않는다. 가장 치열하게 투쟁하고 있는 비정규직노동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 노동자계급이 고통의 원인이 자본주의임을 선언하고 투쟁의 화살을 겨누지 못하는 한 투쟁이 활력이 없고 성과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2) 정치투쟁을 강화한다.
- 공황 시에 투쟁은 개별자본이 아니라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 노동운동 진영은 정치투쟁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투쟁의 경우, 처음부터 투쟁 대상이 정권이었음에도 대정부 투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 정권 스스로도 인정할 정도로 실업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하지만 노동운동 진영은 ‘노동자의 삶을 국가가 책임져라’는 요구를 형식적으로 제출할 뿐 투쟁 대상은 개별 자본가나 산업별 자본가 단체 이상을 넘어서고 있지 못하다.

3) 공장위원회와 노동자통제 등의 과도적 요구 투쟁을 조직한다.
- 공황시기 실업 등 전계급적인 투쟁은 일상적인 노동조합 요구 수준의 투쟁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자본주의의 모순을 드러내고 새로운 사회로 이어질 수 있는 과도기 강령 투쟁과 연결되어야 한다.
- 공장위원회 건설은 노동자의 연대의식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파산 기업에서의 노동자 통제 요구로 이어진다.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GM의 파산은 자본가계급이 얼마나 경영에 무능한지를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런 무능한 자본가계급에게 또 다시 공장 운영을 송두리째 맡긴다는 것은 고용불안을 평생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무능한 자본가를 쫓아내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그리고 사무직 노동자가 공장을 통제하겠다는 투쟁을 전개해야 하며 이 속에서 지금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열은 해결될 것이다.
- 쌍용자동차 위기의 핵심은 자본주의 고유의 모순인 과잉생산이 자동차 산업에서 터진 것이었다.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호황을 누리던 조선업종도 2008년 경제공황과 조선업의 과잉생산으로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조선업종의 불안 역시 자본주의 고유의 모순이 드러난 것으로 조선업종의 위기에 맞선 노동자 투쟁의 방향은 구조조정 반대를 넘어 ‘국유화와 이윤이 아닌 사회적 필요를 위한 생산, 노동자통제’여야 한다.

4) 사회주의 의식을 고양시키고 정치 선동을 복원한다.
- 자본주의의 위기 상황에서 대부분의 노동자 교육 내용은 ‘신자유주의 반대’를 넘어서고 있지 못하다. 학습조차 조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내용의 교육은 낭비이다. 사회주의를 학습할 수 있는 학교와 모임 등이 조직되어야 한다.
- 노동조합의 소식지와 교육에서 자기 조합의 현안 문제를 넘어서는 정치선동은 사라져버렸다. 학습과 더불어 자신이 있는 대중조직 공간에서 ‘정치선동의 강화’가 필요하다.

5) 사회주의 실천으로 조합주의를 극복한다.
- 남한 사회에서 노동운동이 고립된 이유는 자본가 정권의 공격이외에도 노동운동이 자기 조합원 이외의 문제에 대해서는 외면했기 때문이다. 협소한 조합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없다면 조합원들은 보수화되고 노동운동이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 사회주의 노동운동이 약화되면서 ‘현장권력 쟁취 구호로 대표되는 현장에서의 전투적 투쟁’과 ‘노동조합 투쟁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가 좌파 노동운동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 역시 조합주의이다. 비정규직노동자 운동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조합주의의 한계에 갇혀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 사회주의적 내용을 갖는 실천이 없는 상황은 사회주의는 책과 토론 속에서만 존재하고 실천은 조합주의에 머무는 상황을 만들어왔다. 따라서 예를 들어 자동차산업과 조선업종의 위기에 맞서 과도기 강령 요구를 쟁취하기 위한 사회주의자들의 독자적인 선전전이나 집회 등을 통한 실천이 필요하다. 사회주의자들의 독자적인 실천과 정치선동, 사회주의 학습이 확대된다면 각 단위 현장에서 사회주의자들의 독자적인 실천도 가능해질 것이다.

6) 새로운 사회주의자를 조직하고 사회주의 정당 건설에 참여한다.
- 사회주의 운동의 정체로 사상과 실천에서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활동가들은 매우 적다. 조합간부 등 대중조직의 열성적인 활동가를 사회주의자로 재조직하는 것이 시급하다.
-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사회주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주의 정당을 건설해야한다. 노동운동 내에서의 사회주의 활동은 각개 약진이 아니라 사회주의 정당 건설로 모아져야 한다.


5. 민주노조운동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제안

1) 지역체계에서의 모범 창출
- 지역체계 강화의 현실적 방안 중 하나가 민주노총의 지역본부 혹은 지구협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상근자 충원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노총 지역본부의 활동 내용을 사회주의 노동운동으로 바꾸는 것까지 포함한다.
- 지역 본부나 지구협에서부터 총회투쟁(확간) 시도, 직선제 실시, 사회주의 학습 실시 등을 실천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업, 공공부문 문제 등에 대해 과도기 강령 요구를 갖고 지속적으로 실천을 전개한다면 하나의 모범이 될 것이다.
- 체계에서 업종과 산업을 넘고 내용에서 정치투쟁을 전개하는 노동조합-일반노조-의 시도는 민주노조운동의 과제를 실천하는 새로운 모범이 될 수 있다.

2) 대규모 학습 조직
- 민주노조운동의 주체적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는 자본주의의 위기라는 객관적 정세를 노동자계급의 의식이 따라가고 있지 못한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습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 학습의 내용은 민주노조와 반신자유주의를 넘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명확히 하는 것이어야 한다. 민주노조와 반신자유주의만으로는 더 이상 선진적이 될 수 없다.

3) (가칭)노동자정치투쟁단 구성
- 정치투쟁의 실종은 민주노조운동이 조합주의에 묶여 있는 이유의 하나였다. 조합주의 극복은 학습과 토론으로만 해결되지 않는다. 내용을 담아 낼 수단인 선도적인 정치 투쟁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칭)노동자정치투쟁단을 구성한다. (가칭)노동자정치투쟁단은 반관료주의 투쟁의 과제 또한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 [보론] 노동운동의 지역체계 강화와 지역운동 강화는 구별되어야 한다
발행. 노동해방실천연대(준) 홈페이지. www.hbyd.org 주소. (140-880)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3가 40-10 인영빌딩 3층 전화. 02) 2275-1910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