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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련 탄압을 뚫어내고 사회주의를 대중화하자

2008/09/05 ㅣ 문창호

누가 보아도 시대착오적인 사노련 탄압

지난 8월26일 오세철 교수, 오민규 전 전비연 집행위원장 등 사회주의노동자연합(이하 ‘사노련’) 활동가 7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되었다가, 이틀 만인 28일 밤, 서울중앙지법에 의해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어 풀려나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들이 보안법상 이적단체 구성 혐의와 국가 변란을 선전, 선동하고 안보에 위해를 끼치는 문건을 제작, 반포한 혐의가 있다며 체포했는데, 서울중앙지법은 “사노련이 국가의 변란을 선전, 선동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조성된 단체라는 점, 또는 그 활동이 국가의 존립 및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점에 대한 (경찰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한 것이다.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고만 공안기관의 사노련 탄압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행태였는지는 이에 대한 각계의 반응만 살펴보아도 금방 알 수 있다. 한겨레는 28일 ‘되살아나는 보안법 망령’이라는 사설에서 “사노련이 사회주의를 표방한 게 이적 행위라는 경찰주장은 경악”스럽고, “사회주의자의 자유로운 활동도 보장하는 게 민주주의이고, 헌법정신”이며, “사회주의를 표방했다는 이유로 잡아가두는 것은 민주화 이전 유신과 5공화국의 공포정치로 되돌아가는 퇴행”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당도 “북한정권에 분명히 반대하고 있는 오 교수 등을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구체적, 실체적인 반정부 행위가 없는 이들을 체포한 것은 분명한 공안탄압”이라고 질타했다. 많은 네티즌들 역시 어이없어했다. 28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사노련 탄압기사에는 “21세기가 시작한지 언젠데 아직도 쌍팔년도 액션을 경찰이 보여준다”, “중국 주석 후진타오도 우리나라에 다녀가는 세상인데,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은 뭔가?”라는 등의 덧글들이 달렸다.

그런데 이러한 비판적 여론과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영장 기각은 충격적”이고 “보강 조사를 통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하는 방안을 검찰과 협의하겠다”며 시대착오적 공안탄압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공안기관은 여전히 사회주의자들을 겨누고 있다.

사회주의 탄압을 공세적으로 뚫어내자

사노련 사건의 고유한 특징은 보안법의 부당한 적용이나 촛불 탄압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민주화의 진전에 힘입어 공개적으로 활동해온 사회주의운동에 대한 퇴행적이고 시대착오적인 탄압이라는 점에 있다. (“언제부터 ‘이적’과 ‘실력’이 보안법 적용의 잣대였나?” 참고)

사회주의는 당연하게도 반사회적인 위협과 테러가 아니다. 사회주의는 자유주의나 다양한 조류의 진보주의처럼 정치와 사회, 역사에 대해 고유한 관점과 입장을 가진 정치사상과 실천운동이고, 사회주의에 대한 판단은 여론과 대중의 몫이지 공안기관과 법이 판단할 몫이 아니다. 이는 새삼스러운 생각이 아니라 이미 헌법이 사상과 표현, 결사의 자유로 보장하고 있는 권리이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사회주의는 반공이념으로 자기정당성을 유지해온 독재정권과 그 후신들에 의해 악랄한 탄압을 받아왔다. 그리고 민주화는 사상의 자유를 점차 복원해온 과정이었고, 이 과정에서 사회주의는 비교적 자유롭게 논의되며 유통돼왔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해방연대, 사노련같은 공개적인 사회주의정치조직들이 만들어지고 활동해온 것이다.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전진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역사의 전진에 반하여 도리어 되돌리려 한다. 한국사회에 막 정착하고 있는 사상과 정치활동의 자유를 보안법을 꺼내 들어 다시 압살하려 드는 이명박 정권의 행태는 지독하게 퇴행적이고, 시대착오적이다.

자본주의로 인한 인간파괴와 사회붕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오늘날 사회주의의 대중화는 미룰 수 없는 절박한 시대적 과제이다. 탄압에 의한 움츠림과 후퇴는 시대적 과제의 포기를 의미할 뿐이다. 지금 많은 사회주의자들이 바로 인식하고 있듯이, 오히려 사노련 탄압을 사회주의운동의 완전한 자유 쟁취와 전면화, 대중화를 공세적으로 꾀하는 기회로 승화시켜야 한다.

이미 공개적인 사회주의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서점과 거리에는 이른바 ‘이적표현물’이 범람하고 있는 현실에서, 숱한 사람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어내고 있는 보안법 어기기 운동으로 그 구시대성을 조롱하자.

그리고 사상과 정치활동의 자유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려내자.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은 한국경제가 심각한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위기의 시대에 사회주의가 이명박 정권은 물론 어느 세력들보다도 합리적이고, 노동자와 민중을 위한 최선의 대안임을 알려내자.

그래서 지난 60년 동안 사회주의에 씌워진 오해와 왜곡을 벗겨내고 사회주의를 대중화해내자. 시대는 우리의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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