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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이적’과 ‘실력’이 보안법 적용의 잣대였나?

2008/09/05 ㅣ 문창호

사노련 탄압에 대해서 운동진영 일부는 사노련은 북한을 “착취적이고 억압적인 반(反)노동자계급적 사회체제, 노동자계급이 타도해야 할 반동체제”로 규정하고 반대한다는 점에서 ‘이적단체’로 볼 수 없고, 또한 올해 출범한 소규모 조직이며 실제 행동한 게 없어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사노련에 대한 국가보안법 적용은 잘못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이는 절반만 맞은 말일 것이다. 보안법 자체가 현실적으로 국내의 반정부, 반정권 투쟁을 탄압하는데 악용돼온 법이고, 이제까지 극히 일부의 남파간첩사건을 제외한 대부분의 보안법 적용사건은 북한이나 외국의 적국과는 무관한 국내의 순수한 반정부, 반정권 투쟁에 적용되어 왔던 것이다.

또한 보안법은 그 규모와 활동정도에 무관하게 적용돼왔고, 공안기관이 자기존재이유를 증명하기 위해 허황되게 꾸민 사건도 여럿인 것이다. 이러한 보안법 적용의 역사에 비추어보면 이번의 사노련 탄압도 한편으로는 그동안의 ‘조직사건’과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으며, 반대 정치세력 탄압이 본질인 보안법 자체가 문제이지, 적용의 부당성을 따지는 것은 선동의 수단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핵심을 완전히 비껴가는 주장이다.

이런 의미에서 오세철 교수가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적단체는 사실상 친북단체로 한정돼 있는데 우리는 전혀 그런 쪽이 아니며, 사회주의 연구를 하는 단체이지 ‘당장 국가를 전복시키자’고 하는 것도 아니다”(한겨레 30일)라고 밝힌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지금은 보안법 적용의 부당성을 문제삼는 수세적인 방식이 아니라, 반자본주의-사회주의 운동이 왜 국가권력으로부터 탄압받아야 하는지를 오히려 반문하는 공세적인 방식이 적절하고, 이제까지 탄압받아온 정치활동의 자유에 대한 ‘당연한’ 권리에 비추어도 옳다.

한편 사노련 탄압을 촛불 탄압의 연장선으로 바라보고, 촛불에 색깔을 씌우기 위해 사노련 사건을 꾸몄음을 강조하는 주장도 있다. 이는 정권의 정치적 반대세력 탄압이 보안법의 본질임을 폭로하고, 이명박 정권이 촛불운동의 존재조차 수용치 못하는 꼴통이며, 그 탄압방식조차 닳고 닳아 구시대적, 음모적임을 드러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사회주의자의 정치활동의 자유 쟁점화를 상대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재 사회주의의 대중화를 절박한 자기과제로 하고 있는 사회주의자들이 사노련 탄압에서 철저하고 인식하고 돌파해야 할 지점은, 사노련 탄압이 공개화된 사회주의운동에 대한 탄압이고, 따라서 탄압분쇄는 사회주의의 완전한 정치적 자유를 쟁취하는 투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주의자들은 사노련 탄압의 성격을 사회주의 탄압으로 명확하게 하여, 이를 전면화하고, 이에 더하여 정치활동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보법 철폐를 진정성있게 추진해야 한다.

사노련 석방자 동지들은 석방 직후, “사회주의운동 전면화를 위한 투쟁에 나서겠습니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탄압에 굴하지 않고 사회주의운동의 강화에 복무하겠다는 사노련 석방자 동지들의 결의에 사회주의자들이 힘찬 연대투쟁으로 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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