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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의날 특호]세계적 과잉설비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와 사회주의 대안

2008/12/31 ㅣ 문창호

공황에 직면한 한국경제

경제공황이란 판매악화와 생산격감, 기업도산, 공장폐쇄, 신용붕괴, 금리폭등, 주가폭락, 실업급증 등을 수반하며 경제규모가 급격하게 수축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공황은 분기별 국내총생산의 연속적인 마이너스 성장으로 측정된다고 한다.

지금 세계경제가 바로 공황이다. 3/4분기에 들어서 미국, 일본, EU경제권이 동시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마이너스 성장세는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역시 공황의 위협을 비껴 서있지 않다. ‘747공약’을 내걸었던 이명박 대통령까지 27일 업무보고 자리에서 “(내년) 1/4분기, 2/4분기에 어쩌면 우리도 마이너스가 될지 모르는 위기에 있다”며 공황을 걱정하고 있다.

이처럼 공황에 직면한 한국경제의 위기는 직접적으로는 세계공황으로 인한 수출증가율의 급감 때문이지만, 또한 IMF공황 이후 자본과 정권에 의해 강요된 신자유주의적 수출주도 성장에 의한 한국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의 증대 때문이다. 구조적 취약성의 증대란 수출주도 성장의 결과 내수기반은 허물어지고, 세계경제의 부침에 좌지우지될 정도로 경제규모 대비 수출 비중이 커진 것을 말한다.

IMF공황 이후 10년의 구조위기 심화

IMF공황(98년 -6.9% 성장)을 수습하기 위해 재벌과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신자유주의 공세로 경쟁력 및 수출확대 강화를 도모해 고도성장을 복원하고자 했다. 안으로는 구조조정과 노동유연화, 임금삭감, 노동강도 강화를 밀어붙여 수출경쟁력을 회복하고, 밖으로는 상품·자본시장의 전면적인 개방을 통해 세계시장과의 통합을 강화했다(한미FTA 체결은 이의 완성이다).

그러나 자본과 정권의 신자유주의 공세는 대대적인 정리해고와 급속한 비정규직화, 임금붕괴를 야기하며 실업을 늘리고, 불평등(양극화)과 빈곤을 악화시켰다.

단적으로 2007년 기록한 15.6%의 상대적 빈곤율은 90년~97년 사이 가장 높았던 해의 9.6%보다 훨씬 증가한 것이다(*상대적 빈곤율:전체 평균소득의 절반보다 적게 버는 사람의 비율). 그리고 이로 인해 한국경제는 만성적인 내수부진을 겪었고, 그 결과 역설적으로 상대적인 저성장과 고실업이 고착화되었다.

즉 IMF공황 이전 87년~96년 사이 한국경제는 5.9%~11.1%의 성장률과 2.0%~3.1%의 실업률을, 그리고 97~98년 공황을 겪고 난 이후인 99년~07년 사이에는 3.1%~9.5%의 성장률과 3.0%~4.4%의 실업률(99년 6.3% 제외)을 기록했는데, 대략 성장동력은 2% 빠지고, 실업률은 1% 오른 셈이다.

정리하면 한국경제는 지난 10년 동안 양극화와 내수부진, 저성장, 고실업을 고착화시키고 대외의존도를 더 키우는 등의 문제들을 심화시켜온 것이다. 그리고 이 문제들의 해결이 한국경제의 구조변화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문제들은 구조의 위기를 의미한다.

구조위기의 핵심 : 수출주도성장과 세계적 과잉설비

신자유주의적 수출주도 성장을 추진한 재벌과 정권의 의도대로 만약 수출이 급증하고, 이에 따라 신규투자와 고용창출이 활기를 띄었더라면, 한국경제의 구조위기는 표면화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수출주도 성장은 좌초될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의 수출지향적 제조업이 이미 과잉설비로 수익성 위기와 투자부진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잉설비로 인한 제조업 위기의 전형은 자동차산업에서 발견되는데, GM의 파산위기는 상징적이다. 1980년대부터 과잉설비의 문제점을 노출한 세계자동차산업의 과잉생산능력(생산능력-판매대수)은 1990년에는 1,300만대 수준이었고, 2001년에는 2,300만대 수준까지 증가했으며, 09년에는 극심한 판매부진과 건설 중인 공장들로 인해 과잉생산능력이 2,90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과잉생산능력의 존재로 자동차산업의 가동률은 60~70%대(정상수준 80%)에 머물러왔고, 유휴설비에 투자된 자본의 현금화가 막힘으로써 자동차산업의 수익성과 투자능력은 악화돼왔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낸 「공급과잉 경제의 도래와 그 파장」이라는 보고서에 의하면, 자동차산업 말고도 한국경제의 기간산업이랄 수 있는 반도체, 조선, 철강, 석유화학 업종에서의 세계 과잉생산능력은 수요를 각각 7.1%, 9.8%, 10.2%, 15.5%를 초과하고 있다(2000년 기준). 이러한 세계제조업의 전반적인 과잉설비 상태는 당연히 수출지향적인 한국경제의 확장을 막아섰고, 이에 한국경제는 저성장-고실업의 길을 걸어오게 된 것이다.

이윤추구와 시장의 지배를 필요추구와 계획, 노동자통제로!

역동성의 상실과 고실업, 기록적인 양극화, 세계경제 부침에의 취약성의 문제는, 그 해결이 회피할 수 없는 과제이며, 한국경제의 구조변화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구조위기이다. 그리고 한국경제의 구조위기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의한 고질적인 내수부진과 제조업의 수출지향성, 세계제조업의 과잉설비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구조위기는 신자유주의 폐지는 물론이고, 세계시장에서의 판매를 위한 상품생산이 아니라, 국내의 필요와 욕구를 직접 충족시키기 위한 계획에 의한 생산, 화폐관계가 아니라 상호호혜에 근거한 국제무역이라는 경제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통해서만 극복할 수 있다.

세계시장에서의 무한경쟁이 우리의 생산력과 고용을 위협한다면, 이 위협은 시장이라는 우회로를 통하지 않고 직접 사람들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생산과 유통에서의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전환, 즉 사회주의로의 전환으로써만 제거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한국경제 위기의 극복에서 진정한 문제는 이러한 구조변화가 실제 가능할 것인가가 아니라, 진보적 구조변화를 가로막는 자본과 그 수호자들(자본가 국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이다.

구조위기와 이를 낳은 신자유주의적 수출주도 성장은 안에서는 노동비용을 절감하고, 밖에서는 더 많이 팔아 이윤을 확대하려는 자본의 지칠 줄 모르는 치부욕이 낳은 필연이다. 따라서 ‘자본의 지배’의 극복없이 경제위기의 극복도 요원하며, 위기극복과 우리 삶의 개선은 자본가에게 경제위기의 책임을 묻는 투쟁과도 분리될 수 없다.

끊임없는 불안을 낳을 뿐인 무능한 자본가 대신 노동자가 생산과 경제운영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자본이 주인되고 이윤이 무엇보다 우선하는 자본주의 세상을 끝장내자! 그리고 진정 일하는 사람이 주인되는 사회주의 세상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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