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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하청에 대한 불법파견 판정을 내린 대법원 판결의 의미

2010/08/04 ㅣ 이영수

지난 7월 22일 대법원은 현대차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구)파견법에 따라 2년이 경과한 시점부터는 불법파견이라 하더라도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판결하였다.

이번 판결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거둔 결실이다

이번 판결이 나오기까지 무려 6년여 세월동안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아로새겨져 있다.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행사 때문에 식칼테러를 당해야 했고, 불법파견 투쟁과정에서 류기혁 열사를 보내야 했으며, 투쟁과정에서 수 많은 동지들이 옥고를 치러야 했다. 자본은 법원까지 장악하여 불법파견 판결을 저지시켰고, 비정규직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한때 불법파견 투쟁이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전망하면서 위축되기도 하였다. 불법파견 판정을 받아도 해결의 전망은 점점 불투명해지기 일쑤고, 원청을 상대로 한 교섭요구는 완전히 묵살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판결이 비록 파견노동자와 원청과의 근로관계를 인정하지 않았고 2년이 경과한 노동자에게만 고용의제를 적용하는 등 한계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것이었다.

이번 판결은 제조업 전반에 일반화된 사내하청 모두에 적용되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대부분의 제조업 사내하청은 도급이 아니라 인력파견이고 불법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였다. 즉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 일반화되어 있는 사내하청 노동자 모두에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원청의 생산시설에서 원청의 지휘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사내하청은 인력파견에 불과하고 이것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자동차 조립공장, 부품사, 조선업 등 사내하청 노동자들 모두에게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자본은 사내하청에 대해 인력 파견이 아니라 합법적인 도급이라고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자본은 비정규직과 정규직 라인을 분리하고, 원청에 대한 교섭요구는 완전히 묵살하는 등 도급으로 위장하기 위한 눈가리기 조치를 취해왔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는 법! 자본은 정규직 고용을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필요할 때 쉽게 짜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사내하청이라는 인신매매와 하등 다를 바 없는 중간착취제도를 적극 활용하였고, 이러한 명백한 사실은 보수적인 법원조차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

이번 판결을 바탕으로 한 투쟁은 파견법 철폐투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이번 판결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투쟁이 진행될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향후 자본이 사내하청을 활용하는 것을 막고, 현재 존재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하루빨리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투쟁해야 한다. 이미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노동자들은 임금체불, 정규직화 투쟁이 진행될 것이고, 아직 불법파견 판정을 받지 않은 노동자들은 임금체불, 정규직화 투쟁이 불법파견 판정을 받아내는 투쟁과 병행되어 진행될 것이다. 다수의 미조직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새롭게 조직하는 투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판결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투쟁은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또한 노동자들이 명확히 해야 할 것은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라는 것은 법에 불법이라고 쓰여져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내하청은 중간착취를 허용하는 인신매매와 같은 것이고, 노동자의 삶을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에 없어져야 하는 것이다. 상시적인 일자리에 비정규직을 쓰는 것은 오로지 더 많은 착취를 하려는 자본의 음모에 불과하기 때문에 없어져야 하는 것이다. 반면 자본과 이들의 대변자인 이명박 정권은 이번 판결이 비정규직을 더욱 확대하는 데 방해된다고 판단하면, 경제발전이 어쩌고 고용유연화가 저쩌고 하면서 파견법을 개악하는 등 또다시 걸림돌을 제거하려고 할 것은 명확하다. 이미 9월 정기국회에서 파견법을 또다시 개악하여 비정규직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는 것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일부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이번 판결의 혜택을 받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또다시 2년 미만 파견노동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따라서 이번 판결을 바탕으로 한 투쟁은 파견법을 개악하여 비정규직을 더욱 확대하려는 자본과 정권의 움직임을 분쇄하는 것으로 결합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파견법 철폐와 비정규직 철폐의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자!


→ 사내하청 불법파견 관련 주요 판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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