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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태 관련 사노위 성명 비판
- 천안함 사태에 대해 사실상 기권해버린 사노위 -

2010/06/11 ㅣ 이영수

지난 5월 22일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 공동실천위원회'(이하 사노위)는 천안함 사태와 관련하여, '투쟁을 멈출 수 없다! 정권과 자본의 전쟁위협 책동을 규탄한다.'(이하 성명서)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출범 이후 첫번째 발표한 사노위 성명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사회주의자로서 불철저함을 드러내었다. 먼저 천안함 사태를 보는 태도도 구체적이고 역사적인 맥락에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도식주의에 빠져 자신의 머릿 속에 있는 그림으로 세상을 판단하고 있다. 천안함 사태에 관한 노동자계급의 실천방안에 대해서도 생존권 투쟁만 강조함으로써 사실상 정치투쟁을 부정하는 전형적인 경제주의에 갇혀 있음을 스스로 드러내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 '사회적 평화', '계급 평화'를 동급으로 놓고, "평화를 요구하는 자체가 투쟁의 유보와 포기를 뜻하는 것"이라는 악의적인 선동까지 포함시킴으로써, 사회주의자로서 한반도 평화 체제구축이 가지는 의미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내었다.
최근 상당수 좌파 활동가들이 천안함 문제에 대해 이명박 정권의 북풍공작 정도로 바라보고 선거가 끝나면 없어지는 문제 정도로 한정하고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실천적으로 천안함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자체를 하지 않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노위 성명 또한 이런 경향에 동조하는 내용으로, 이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사회주의자들의 무능력을 드러내는 것이다.

도식적 사고에 갇힌 사노위 성명

사노위 성명 곳곳에는 그럴듯 하지만 사실상 도식적인 사고에 갇혀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전혀 사실과는 다른 표현들이 성명서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한미 지배계급은 2008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자본주의 공황으로 인한 타격에서 벗어나 세계 패권과 실추된 영향력을 다시 공고히 하기 위한 일환으로 북한에 대한 도발 책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성명서 중)
"이렇듯 천안함 사건은 자본주의 공황 - 자본가 계급의 전쟁위기 고조 책동 - 억압체계 강화 - 경제위기 고통전가 공격이 어떻게 하나의 사슬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고리이다." (성명서 중)

사노위는 천안함 사태로 다시 시작된 군사적 긴장고조의 핵심원인이, 세계공황으로 인해 실추된 지배세력의 패권을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공황이라는 상황이 전쟁을 부추기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근본적인 원인분석이 대단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실천적으로 어떤 결론을 내고 있는지는 뒤에서 비판하겠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천안함 사태의 배경에는 공황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시정권시절 오히려 북한에 대한 대북강경책을 강화하고 한반도 전쟁위기를 불러일으킨 것은 기본적으로 공황이 한반도 전쟁위기를 강화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반도 평화 위기는 핵심적으로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는가? 그것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에서 나오는 것이다. 세계 제1의 제국주의 국가 미국의 세계전략자체가 북한을 고립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적인 전쟁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공황자체가 각국의 이해관계를 첨예하게 대립시켜 전쟁가능성을 증대시킬 가능성은 있지만, 이것을 일반화하여 현재 천안함 사태 자체를 공황으로 인해 실추된 패권을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1929년 세계대공황이 결국 제2차세계대전으로 극복되었다는 역사적 사례를 근거로 들어, 공황과 전쟁을 직접 연결시키는 경우가 많다. 사노위 또한 성명서를 통해 아예 공황이 오면 전쟁위기 고조 책동이 일어나는 것으로 공식화하고 있는데, 이것은 도식주의의 결정판이다. 오히려 공황으로 인해 발생하는 자국내 경제문제와 계급투쟁으로 북한, 이란 등에 대해 군사적 제재라는 모험을 함부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다시 요약하자면 기본적으로 세계독점자본을 대변하는 미국이 전세계 질서를 재편하여 패권을 유지하고 자원을 확보하는 전략에서 전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러한 전쟁가능성은 공황이라는 상황 속에서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출발부터 조합주의에 갇혀있는 사노위

결국 사노위는 천안함 사태가 공황이라는 상황 속에서 충분히 예견된 것이고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중요한 것은 노동자들의 투쟁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한다.

"정권과 부르주아 언론이 대대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대북 대결구도와 전쟁위기 공세에 압도되어 우리가 만일 투쟁을 자제, 유보한다면, 결과는 경제위기 책임을 온통 뒤집어쓰고 생존권을 말살 당하는 일밖에 없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폐기시킨 6월 총파업에 다시 불을 지펴야 한다." (성명서 중)

그런데 어떤 투쟁을 강화하자는 것인가 하면, 결국 생존권 말살에 맞서는 투쟁을 하고 6월 총파업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생존권 투쟁 하지 말자는 사회주의자들은 없다. 하지만 사노위는 그것이 천안함 문제에 대한 노동자들의 대응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사실상 천안함 문제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입장이고, 생존권 투쟁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전형적인 조합주의 관점이다. 또한 생존권 투쟁이 천안함 사태의 근본원인도 제거하는 투쟁으로 될 것으로 상상하는 경제주의적 발상이다. 사노위의 주장은 아주 근본적인 대응방안을 제시하는 것 같지만, 세상이 주목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완전히 기권하고 오로지 생존권 투쟁만을 외치면서 노동자들을 공장안에 가두는 주장이다. 사회주의자들이라면 생존권 문제와 함께 천안함 문제에 대한 노동자들의 정치투쟁을 강조해야 하는 것이다. 전쟁위기가 계속되는 것은 근본적으로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바뀌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는 긴장을 유발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의 투쟁도 위축시키고, 나아가 사회주의에 대한 노동자들의 상상력도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노위는 천안함 문제의 근본이 사실은 공황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는 도식적인 판단을 가지고, 오로지 생존권 투쟁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조합주의에 빠져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중요성을 보지 못하는 사노위

뿐만 아니라 사노위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과제에 대해서도 완전한 몰이해를 보이고 있다. 어떻게 사회주의를 표방한다고 하면서, '한반도 평화', '사회적 평화', '계급 평화'를 동등하게 놓고 '평화를 주장하면 투쟁의 유보와 포기를 뜻하는 것'이라고 떳떳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지 한탄스럽다. 한반도 평화의 문제와 계급 평화는 엄연히 다른 것인데, 이것을 싸잡아서 비판한 것은 사노위가 한반도 평화의 문제에 얼마나 무지한지를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시기 상당수의 좌파들은 민족문제, 통일문제가 마치 민족주의자들의 전유물로 이해하고, 거의 무대응으로 일관해 왔다. 사회주의자들의 역량 문제도 있겠지만, 상당수 사회주의자들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포함한 민족문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족문제에 있어 한반도 평화의 문제는 아주 낮은 수준의 요구이다. 60년간의 전쟁상황을 종식시키고 기본적으로 평화협정을 맺는 것은 노동자 계급에게도 매우 유익한 것이다. 평화협정 자체가 군축의 필요성을 불러오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군축은 노동자 민중의 복지로 돌릴 수도 있다. 또한 서해교전, 천안함 사태와 같은 비극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안이다. 이러한 것들 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의 문제에서 노동자계급이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면, 사회주의에 대한 노동자들의 인식도 획기적으로 넓힐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아주 낮은 수준의 한반도 평화의 문제도, 세계독점자본을 대변하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에 막혀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제 노동자들도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을 반대하고, 평화협정 체결에 앞장서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노동운동이 힘들고 어렵다고 생존권 투쟁에만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발전의 주체로서 노동자계급이 한반도 평화의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 투쟁에 나서도록 하는 것이 사회주의자의 임무이다.


사속 사회주의자들은 민족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과 실천을 통해 성장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민족문제에 적극적으로 고민하였다. 진정한 사회주의자들이라면 한반도 평화의 문제와 통일의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안을 내고, 노동자계급이 이 문제에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생존권 투쟁으로 노동자 계급을 가두는 것은 겉으로는 전투적이고 혁명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이미 사회주의 역사에서는 철저한 비판의 대상이 되었음을, 노동자 계급의 역할을 왜소화하는 역할을 하였기 때문에 도태될 수 밖에 없었음을 인식해야 한다.


→ 사회주의자들이여, 한반도 평화체제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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