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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의 지방공동정부, 노동자에겐 재앙일 뿐!
자본가 정당과의 연립정부 = ‘자본가 정부’

2010/02/09 ㅣ 김인해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지난 1월7일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에서 지방공동정부를 제안하고 나선 것이다. 물론 그 대상에는 노동자정당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포함되어있다. 이제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단일화와 같은 ‘선거전술’ 정도가 아니라, 정치연합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연립정부’까지 자본가정당과 노동자정당 사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것이다. 이는 이명박 정권의 지지율이 50%를 넘나들면서, 민주당이 독자적인 당선이 어렵게 되자, 민주+개혁+진보진영과의 선거연합을 위해서 지방권력을 분점하겠다는 떡고물을 던진 것이다. 여기서 정작 문제는 노동자 정당, 진보정당들이다.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에 적극적인 민주노동당은 공식논평에서 ‘민주당 중심론’을 지적했지만 ‘논의할 만한 것’이라고 답변을 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역시 민주당 중심론은 한계이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미 작년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서울시 공동정부 수립’을 밝힌 바 있다. 상대적으로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에 부정적인 진보신당의 경우, 조승수 의원이 민주당이 지방자치단체장을 맡는 반면 기타 정당이 정무직을 맡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동시에 2010년 지방선거는 물론이거니와 2012년 총선과 대선까지는 연립정부에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단 타협할 수 있는 정책연합을 그 조건부로 걸었다.

이상을 종합해보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둘다 민주당과의 지방공동정부 그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차이가 있다면 민주노동당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라면, 진보신당은 소극적이고 조건부라는 것이다. 결국 이는 자본가정당과의 연립정부라는 권력이 갖는 계급적 성격에 대해서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동자 계급 앞에서 단호하게 반대를 주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노동자정당이 자본가정당과 연립정부를 수립할 경우, 그 성격은 자본가 정부이다. 따라서 자본가정당과의 연립정부는 곧 노동자 계급에 대한 배신이 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노동자 정부가 수립된다면 당장 비정상적인 노동자인 비정규직부터 철폐해야한다. 그런데 연립정부의 경우, 비정규직 철폐는 꿈도 꿀 수 없다. 현대나 삼성과 같은 대자본과 내전에 가까운 계급전쟁을 치뤄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수파 자본가정당과 소수파 노동자정당의 연립정부라면, 임명직 장관 몇 자리로의 입각 정도이다. 하지만 노동자정당 장관이 자본가정부에 입각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잘해야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 사이에서 거간꾼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국가는 자본가 국가이거나 노동자 국가 둘 중 하나이다.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자본주의 국가기구를 폐지하고 노동자 국가를 건설하지 않을 경우, 국가권력은 철저하게 자본가계급적이다. 노동자 민주주의니,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니 하는 말의 참뜻은 노동자 정부가 수립되면 우선 자본주의 국가기구부터 손봐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자본가정당과의 연립정부는 억압적 국가기구를 전혀 폐지할 수가 없다. 그래서 자본가정당과의 연립정부는 ‘자본가’ 정부이다.

자본가정당과의 연립정부가 오류라는 것은 이미 역사적으로 입증되었다. 1899년 프랑스 밀레랑의 경우, 사상 최초로 사회주의자가 자본가 정부에 입각한 사례이다. 하지만 밀레랑이 상공장관으로 입각해있던 왈덱-루소 내각은 지방에서 파업이 발생하자 즉각 군대를 파견했다. 또다른 대표적인 사례는 1973년 칠레 아옌데 인민전선 정권의 경우이다. 아옌데의 경우, 개혁 부르주아 정당과의 연립정부에 목을 맨 결과, 정작 노동자국가건설을 위해 노동자 자치기구를 확대하기는 커녕 역으로 무장마저 해제시켰다. 대신 최후에는 자본가 국가기구인 군부에 의존하다 결국 그 군부(피노체트)의 쿠데타로 정권이 무너졌다.

과거에 선거전술로서 김대중에 대한 비판적 지지는 노동자계급의 독자적인 정당, 독자적인 후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지만, 그 결과는 참담하게도 한국 역사에서 노동자정당의 출현을 10년 이상 늦추었다. 그런데 이제 노동자정당이 출현한지 벌써 10년이 되었는데, 자본가정당과의 연립정부 논의가 서슴없이 이뤄지고 있다. 민주당과의 지방공동정부가 공공연하게 논의되고 있는 노동자정당의 현실을 보면서, 벌써부터 2012년 대선마저 우려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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