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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조운동의 향후 방향

2009/11/27 ㅣ 노동해방실천연대(준)

편집자 주 - 해방연대 주최로 11월 20일에 토론회, ‘민주노조운동, 과연 미래는 있는가’가 열렸다. 강원섭 해방연대 서울지부장이 발제했고, 박승희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과 박점규 금속노조 미비국장, 최만정 전국일반노조협의회 의장/전비연 부의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아래는 토론회 발제문, 「민주노조운동의 향후 방향」의 요약이다. 지면의 제한으로 원래 분량에서 절반가량 줄여 싣는다. 전문과 이외의 토론문, 참고자료를 묶은 토론회 자료집은 해방연대 홈페이지(www.hbyd.org)에서 받아 볼 수 있다. 「민주노조운동의 향후 방향」은 사회주의자의 시각에서 노동운동 위기의 문제의식과 대안을 이전의 위기담론들보다 더 발본적이고 실천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혁신을 고민하는 동지들과 소통하고 서로를 강화하며 함께 실천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1. 안팎의 어려움으로 진퇴양난에 처한 민주노조운동

민주노총은 최근 대의원대회를 통해 민주노총위원장 직선제를 사실상 무기한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연기의 근거로 제시했던 준비부족은 오히려 민주노총이 직선제에 대해 얼마나 무성의했는지를 밝혀줄 뿐, 연기의 정당한 근거가 될 수 없었다. 불과 몇 달 전에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도장공장에서 고립된 채 목숨을 건 투쟁을 벌이고도, 책임도 역량도 갖추지 못한 법정관리인과 극적타결로 마무리 지으며 수천 명의 노동자가 거리에 내앉았는데도, 노동자의 연대투쟁이 평택거리를 넘어 가지 못하는 분통터지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공무원노조의 통합총회를 놓고 정부당국이 벌인 노골적인 협박과 막말이 난무했던 일련의 사태들은 민주노총의 무기력을 극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최근에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는 민주노총을 민주노조운동의 대표체로 여겼던 그동안의 자신감을 크게 흔들고 있다. 민주노총위원장 직선제 연기는 남한 노동자대중의 계급적 대표성을 부정하는 행위다. 민주노총은 이명박 정권 등장 이후에 자신의 역사적 가능성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고 이는 남한 노동자 대중에게 매우 곤혹스런 상황을 야기하고 있다.

2. 남한 노동운동의 주축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95년 이후 민주노조운동은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다. 첫째 산별노조건설, 둘째 정치세력화, 셋째 사회대개혁 투쟁이다. 2009년 현재 세 가지 축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사회대개혁 투쟁은 처음부터 이 구호를 내세운 당시 권영길 지도부의 낮은 정치의식으로 일찍부터 파산선고를 받았다. 그리고 이제는 사회연대노조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시민운동의 후발자가 되기를 자처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정치세력화는 초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민주노동당 분당으로 실패로 귀결되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민주노조운동의 지향으로 인식되고 있던 산별노조운동 또한 최근 들어 실현가능성은 물론이고, 그 당위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교섭형식의 고도화를 통해 자본가들을 교섭장소로 불러 모으겠다는 산별노조 건설의 전략은 비정규직 문제가 대두되면서 명분이 점점 퇴색되면서 힘을 잃었다. 산별교섭이 실현된다 하더라도 교섭의 효력이 정규직에 머문다면, 즉 그들만의 교섭, 그들만의 임금인상만 이루어진다면 계층간 임금격차(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는 확대되지, 완화될 가능성은 없어진다. 또한 산별노조를 건설하면서 미조직 노동자의 조직화를 부르짖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가 대거 조직되거나, 통합되는 일은 사실상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현대자동차 류기혁 열사투쟁처럼 비정규직, 정규직간의 갈등이 폭발하기 일쑤였다. 투쟁은 비정규직 투쟁이 대세를 이루었지만, 이 투쟁이 산별노조운동의 자극과 발전과는 결합하지 못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교섭과 투쟁이라는 양날개론이 힘을 얻으며, 노사협조주의 세력이 중앙조직부터 단위노조까지 대세를 이루는 상황이 닥치자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현장투쟁력의 약화라는 현실로 내몰렸다. 거기에 관료주의가 기승을 부리면서 금속노조는 여전히 기업별 노조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기업지부의 망령에 시달리고 있다. 산별노조건설운동 기간은 역으로 전노협 때부터 유지되어온 민주노조운동의 강점을 유실해온 세월이었다. 현장민주주의는 점점 퇴색되었고, 지역연대는 어려워져 갔다. 산별중앙조직에 대한 대리주의 의식이 높아지면서, 현장간부들의 훈련과 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더욱이 최근 들어 민주노총은 관료적 퇴보가 극에 달하며 그동안 민주노조운동의 기본축이었던 민주성과 전투성이 고갈되고 있다. 직선제 연기로 드러난 바 있지만 이들은 대중을 소외시키고, 스스로 소외되었다. 이수호 집행부에서 노골적으로 진행되었던 노사협조주의는 대중을 투쟁의 주체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 지도부의 대정부교섭의 수혜자로 만들었다. 소위 일부 현장의 민주파가 보여주는 무기력증과 연이은 노사협조주의세력으로의 집행부 교체는 최근년 보여준 민주노총의 사회적 교섭 전략과 무관치 않다. 대중의 절박한 요구를 투쟁을 통해 쟁취하는 관행과 기풍이 무너짐에 따라 단위노조에서는 그놈이 그놈이 되어버린 것이다. 교섭을 통한 실리추구라는 기조는 위에서 현장까지 관통하는 흐름이 되고 말았다. 현장의 민주주의는 거추장스러운 것이 되고, 지역연대는 사치가 되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절규에서 멀어졌다.

3. 민주노조운동의 향후 방향

가. 노동자 민주주의 강화로 관료주의 극복을

가-1) 노동조합 관료주의와의 전면적 투쟁을

거대한 기득권, 그리고 관료주의에 물든 노조관료들을 척결하지 않는 한 민주노조운동의 전투성 복원과 노동운동이 반자본주의 투쟁의 선봉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관료주의는 이미 구조화되었기 때문에 민주노조운동의 정상적인 발전 속에 자연스레 극복되는 요소가 아닌, 적극적으로 투쟁하지 않으면 결코 극복될 수 없는 대상이 되었다.

민주노총의 조합원 구성은 1,000명 이상의 대규모 사업장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구조다.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은 다국적 기업화되고 있고, 상대적인 고이윤을 실현하고 있다. 따라서 일부 대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당연히 노동자계급 중에서 상층을 형성하고 있고, 이들은 자본의 포섭전략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다. 기업별 복지체제는 가계지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교육비를 완화해주고, 높은 신용도는 자기 집을 소유하거나 일부 주식투자 등의 투기행위를 가능케 하는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비록 소수이나 상층 노동자들은 중산층으로 진출했고, 의식도 보수적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이해에 영합하고,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집단이 단위노조에서 산별연맹, 총연맹까지 똬리를 틀고 있다.

이들 관료주의 집단에게 비정규직 문제는 운동적 장식이다. 사회주의 정치조직에 속한 활동가마저 비정규직 문제만 나오면 현장정서 운운하면서 꼬리를 빼는 것은 그 집단에서 살아남기 위한 본능적 반응이기도 하다. 이들과의 가차 없는 투쟁을 전개하지 않는 한 민주노조운동의 혁신 운운은 사실상 공문구에 지나지 않는다. 운동의 도처에서 자행되는 관료주의적 행태와 사소한 영역에서조차 간과하지 않고 투쟁하는 것이 관료주의와 투쟁하는 원칙이다.

가-2) 현장 민주주의, 총회 민주주의 강화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강점을 들라면 전투성과 총회민주주의의 활성화다. 민주노조에서 총회는 노조 내의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노조집행부에 대한 현장통제를 관철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총회는 파업찬반투표와 협상안 찬반투표 등과 같은 투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고, 집체적이고 위력적인 총회는 파업시기에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더욱 현장 민주주의의 꽃인 총회는 부활되어야 한다.

총회는 노동조합 지도부의 일방적인 독주를 예방하고 비민주적 행위에 대한 견제 기능으로서뿐 아니라, 적극적 행위로서 조합원들의 요구와 과제를 모아내고 집단의 힘으로 실행시키는 데 그 근본이 있다. 그래서 총회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의 다양한 의사와 요구가 결집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소모임과 소위원회의 활성화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가-3) 현장대의원 등 중간간부들의 의식 및 활동력 강화

현장간부들의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토론은 없고 지침만 존재한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부 대의원 이상의 현장간부 활동가에게 필요한 필수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고, 이것을 반드시 이수해야 간부를 하거나, 간부직을 맡으면 반드시 이수하게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현장간부들의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표준교안 등으로 만들고 각 현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활동을 관료주의적 부패에 저항하는 운동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 어느 때보다도 강력히 요구되고 있다.

가-4) 민주노총 운영방식의 전면적 혁신

민주노총의 산별구조는 기업노조가 노동자들에게 기업적 의식을 부여하듯이 업종/직종에 노동자 의식을 매몰시킨다. 따라서 전국단일노조의 전망을 분명히 하면서, 산별노조의 경우도 지역지부를 강화하고, 기업지부 해체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여야 한다. 지역지부의 강화는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한 연대투쟁의 질서를 재구축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앙체계부터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지역강화는 공염불이다. 즉 연맹중심의 민주노총 운영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지역을 중심으로 한 단일한 지도력을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부체제 혁신의 첫 조치는 중집회의의 폐지다. 중집회의에는 지역본부장도 참가하지만 결국, 대중동원력을 책임지고 있는 연맹위원장의 발언권이 절대적이다. 따라서 중집회의를 폐지하고 지역별로 선출되는 중앙위원이 2/3 이상을 구성할 수 있는 중앙위원회 체제로 권한을 통합시켜야 한다. 비록 완전한 단일노조로의 재편은 용이하지 않더라도 지역체제를 중심으로 단일노조의 형식을 강제해야만 온전한 민주집중제에 근거한 투쟁력의 복원이 가능하다. 이런 조치를 뒷받침할 상근체제도 전면적으로 개편되어야 한다. 연맹상근자들은 민주노총 직할로 재편하고, 최소한의 인원을 제외하고, 모두 지역본부의 지구, 업종 간사로 재편돼야 마땅하다.

나. 지역연대성의 강화

나-1) 지역중심의 체계를 목표로 조직구도를 개편해 나간다

그동안 임단투 투쟁은 산별-연맹별로 진행된다고는 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각 기업별, 지부-지회별 조건의 상이함으로 인해 말뿐인 연맹별 투쟁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로써 전국적인 투쟁의 대오형성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번 쌍용자동차 투쟁의 예처럼 동일업종의 기아, 현대자동차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던 것은 부끄럽게도 기업별노조의 이기주의가 발휘된 것에 있다. 반면에 지역연대 투쟁은 산별-업종별 투쟁과 교섭방식보다 실제적이고 직접적인 연대의 틀과 투쟁으로 조직할 수 있다. 더구나 노동계급의 의식을 발전시키는 데에는 연맹구조보다는 직종과 업종을 넘어서고 노동자간에 긴밀한 접촉을 가능하게 하는 지역연대구조가 더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지역의 연대가 긴밀해질수록 교섭위원과 교섭과정에 대한 노동자들의 직접적인 통제력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 특히 일정한 지역 내에서 비정규직노동자를 조직하고 투쟁을 조직-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는 현재의 연맹구조보다 지역중심 체계가 훨씬 유효하다. 가령 한 개의 파견회사에서 동일한 업종으로 파견노동자를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업종과 직종을 넘어서 지역을 중심으로 하여 파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조직하는 것도 동일한 지역에서 업종과 직종을 넘어 조직해 들어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나-2) 노동청년조직의 활성화 - 지역 선봉대 건설

용역이란 이름으로 전국적으로 새로운 구사대가 횡포를 부린 지 몇 년 째 되고 있다. 이들을 응징할 대응물리력을 갖추지 않는 한 자본가들의 용역구사대 선호는 계속될 것이다. 용역깡패를 제압해야 하는 현실의 요구로부터 등장할 지역선봉대는 노동운동에 활기와 패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새로운 흐름으로 발전할 것이다. 지역연대의 위력은 이미 마창노련의 지역선봉대가 세신실업 구사대 500명을 박살 낸 경험으로 입증된 바 있다. 지역선봉대는 지역연대 활성화와 지역 선진노동자의 끈끈한 유대와 훈련의 장으로 기능하기도 했다.

선봉대의 구성원들이 이후 노동조합의 핵심역량으로 성장할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노동운동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세대를 육성한다는 의미에서 노동청년 활동과 문화활동과의 연계를 통해 선봉대가 결성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이러한 지역선봉대는 투쟁과정에서의 토론과 학습을 통해 사회변혁의 전망을 체득하며 선도적 정치부대로서의 기능도 갖게 될 것이다. 또한 그 동안 업종, 산별로 고착화되며 약화된 노동자들 간의 동질의식을 강화해 지역중심의 단일산별 건설을 촉진할 것이다.

다. 민주노조운동에 활력을 제공할 사회주의 노동운동의 강화

이제 민주노조운동, 노동운동은 민주노조운동을 구성하는 새로운 목표와 원리, 그리고 조직운영원리를 창출해야 할 시점에 와있다. 민주노조운동의 관료주의적 병폐와 위기가 도드라지는 것은 작년 세계적 차원의 금융위기를 통해 자본주의가 스스로 한계를 폭로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자본주의 대중투쟁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그렇게 된 것은 활동가들의 낮은 정치의식, 제대로 된 노동자정당의 부재, 그리고 비정규직을 비롯한 계층간 모순을 극복하지 못한 것, 정리해고 등 자본의 공격에 맞선 혁명적 대중운동을 창출하지 못한데서 기인한다. 따라서 우리는 노동운동이 반자본주의 투쟁에 나서게 하게끔 혁명운동의 대중적, 조직적 기초를 강화하여 궁극적으로 노동자국가 수립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운동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것은 지금껏 방향성이 상실된 현장조직운동을 새롭게 재편 강화하는 것이며 동시에 노동조합운동의 새로운 주체를 형성시키는 것이다.

다-1) 혁명적 대중조직으로서 공장위원회 건설투쟁

지금 정규직 노조의 현장대표성은 날로 축소되고 있다. 왜냐면 사실상 아무리 작은 규모의 사업장이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는 비정규직노동자들과 미조직노동자들이 존재하고 이들을 조직적으로 포괄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생산직 대공장에서 정규직의 비율은 이미 50% 미만으로 축소되었다. 마찬가지로 정규직-대공장 중심의 민주노총이 모든 노동자를 대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모든 노동자를 노동조합으로 조직하기에는 그간의 경험에서 불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이처럼 민주노총과 사업장 내의 대표성의 강화와 조직-투쟁력의 강화를 이룰 수 있는 체계의 건설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그 대안으로 공장/직장위원회의 건설과 이를 통한 투쟁의 확산이 절실하다. 특히 이러한 체계가 요구되는 곳은 대공장사업장이다. 최근 조직력이 있는 대공장의 경우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요구를 부분적으로 대변하는 교섭과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비정규직노동자들 스스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지는 못하다. 이는 비정규직노동자를 대상화할 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참여 없는 요구의 관철이란 있을 수도 없으며 있다 해도 미약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공장 내 모든 노동자를 포함하는 공장 또는 직장위원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산별노조가 건설되면 비정규직문제도 해소되리라던 예상과는 달리 지금의 산별노조운동이 비정규직 지부나 지회를 방치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는 현실에서 기존의 노조운동을 뛰어넘어서는 공장위원회 건설은 노동운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에 비정규직 노조로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노력은 하청과 원청 노동자가 같은 곳에서 일하는 대공장에서는 그 유효성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대표성을 손상당한 정규직 노조도 조직률 확대에 골머리를 앓으며 비정규직 노동자 내부의 대표성마저 확보하지 못한 비정규직 노조도 현실에 닥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비정규직 활동가와 정규직활동가의 교류도 지원과 연대수준을 넘어서 공장 한 울타리의 공동의 해결자로서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공장위원회는 공장 내의 연대수준과 단결수준을 새롭게 개편해가며 진정한 의미의, 현장의 민주적 대표성을 확보하는 노력의 결과물이 될 것이다.

다-2) 선진대중을 사회주의자로 훈련

노동현장의 학습열기와 노동교육의 실종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선진대중의 정치의식은 답보상태를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미국발 금융공황이 도래한 지금 선진대중의 반자본주의 정치선동역량을 높여내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다. 지역의 노동자에게 학습, 선전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노동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대중적 결의, 혹은 조직의 방침이 서지 않으면, 이 좋은 기회를 앉아서 놓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지역노동자학교 등을 부활시키고, 단위노조마다 학습모임 등을 권장하여 자본주의를 공부하고 새로운 대안을 세우려는 학습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다-3) 노동자 문화활동의 활성화 (대항문화로서의 노동문화 지위 확보)

어느 때보다도 부박한 세태에 노동자들도 물이 들었다. 비록 상층에 해당되는 말이지만 일부 노동자들도 주식에, 펀드에 투자하고 소위 경제지표에 울고 웃는다. 모두가 배금주의에 물들어 불로소득을 쫒는 등 시류를 쫒아가기에 급급한 세태를 바로 잡는 것은 역사 속에서 상승하는 계급, 노동자계급의 문화혁명뿐이다.

이러한 문화혁명은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부정으로 시작된다. 자본주의가 제공하는 편의와 쾌락과 단절하는 것이고, 환경을 파괴하는 과소비와 단절하는 것이다. 적게 쓰고 적게 낭비하는 그리고 과도한 노동으로부터 해방되려고 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 노동자계급 내에 안착되어야 한다. 노동자계급이 새로운 삶의 방식, 새로운 사회운영원리를 지향할 수 있도록 하는 광범위한 문화생산과 유통이 절실하다. 노동자들은 새로운 노동문화를 창출함으로써 부르주아 사회와 단절한 새로운 세계 건설의 주역으로 성장할 것이다.

다-4) 사회주의 정당건설의 주체를 형성

공황시기, 자본주의의 위기가 폭발하는 이 순간에 노동자국가 수립을 목표로 하는 사회주의 정당 건설은 노동자계급의 역사적 책무를 더 풍부히 실현할 수단을 제공할 것이다. 전국의 선진노동자들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이 아닌, 즉 어설픈 사민주의, 민족주의 정당이 아닌 사회주의정당 건설을 위해 노동자 대중을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조직하고, 사회주의 실천투쟁으로 안내할 과제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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