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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위원회 5문 5답

2009/11/27 ㅣ 노동해방실천연대(준)

<사진설명 = 노동자자주관리기업 '제논'에서의 집회 모습. 일찍 신자유주의로 황폐화된 아르헨티나에서는 현재 노동자가 스스로 관리에 나선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편집자 주 - 「민주노조운동의 향후 방향」은 ‘사회주의 노동운동 강화’를 핵심 실천방향 중 하나로 설정하고 있으며, 사회주의 노동운동 강화의 계기로서 ‘공장위원회 건설투쟁’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노동운동 현실에서 ‘공장위원회’는 아직 생소하기만 하다. 이에 해방연대는 공장위원회 개념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5문5답을 작성했다. 보충하여 「민주노조운동의 향후 방향」의 한 부분(‘공장위원회운동과 산별노조운동과의 대비’)도 함께 싣는다.


1. 공장위원회란 무엇입니까?

공장위원회는 역사적으로 노동조합이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출현했으며 조합원이던 아니던 사업장 내의 모든 노동자를 포괄해왔던 노동자의 조직입니다. 이런 공장위원회는 자본주의 위기 시에 노동자들의 혁명적 진출을 가능하게 하는 통로이며 혁명 조직의 맹아가 될 것입니다. 러시아 노동자들은 1917년 혁명 시기에 자본가계급의 사보타지에 맞서 공장위원회를 통해 공장에 대한 노동자통제를 실시했고, 뿐만 아니라 공장위원회는 러시아 혁명을 떠받치는 노동자의 조직으로 기능했습니다. 1918년 독일 혁명 시기에 독일 노동자들 역시 공장위원회를 통해 혁명으로 나섰습니다.

현재 자본주의는 끊임없는 위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공장위원회 운동을 통해 임금인상과 고용안정 투쟁을 뛰어넘는 노동자들의 혁명적 진출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한 사업장의 모든 노동자를 하나의 조직으로 포괄하는 공장위원회 운동’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이라는 자본가계급의 노동자계급 포섭과 분열 정책에 맞서는 의미 또한 강하게 갖고 있습니다. ‘아제국주의 단계’에 진입한 한국 자본주의는 한편으로는 노동자계급의 일부를 포섭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노동자계급을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할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노동조합 운동이 이에 굴복하고 있다면 공장위원회 운동은 자본가계급의 포섭과 분할 정책에 맞서 투쟁하는 의미 또한 갖고 있습니다.

2. 공장위원회 건설 경로는 무엇입니까?

공장위원회의 건설은 다양한 경로를 취할 수 있습니다. 특정한 몇 개의 경로만을 예상하는 것은 오히려 다양한 경로를 제한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전제로 하면서, 역사에서 공장위원회가 출현한 사례를 고려하고, 현재의 노동운동 상태를 반영하여 우리는 가능성이 높은 경로를 설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먼저 역사상 공장위원회가 출현한 사례를 살펴보도록 합시다. 역사상 공장위원회가 출현한 경우는 크게 두 경우입니다. 그것은 혁명적 정세가 조성되거나 여기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대중적 고양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1)조합이 존재하지만 극히 취약하여 노동자대중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공장위원회가 출현한 경우, 2)조합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큰 규모로 존재함에도 조합이 기회주의적인 관료들에 의해 장악되어, 조합이 노동자대중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억압하여 노동자대중과 조합 사이에 괴리가 심화되고, 이에 반발하여 노동자대중이 직접 요구를 내걸고 공장위원회를 조직한 경우입니다.

다음으로 현재의 노동운동 상태를 살펴보도록 합시다. 한국의 노동운동의 경우 87년 이후 이미 앞에서 든 1)의 수준은 넘어선 상태입니다. 현재의 노동운동은 그렇다고 2)의 경우로 곧바로 규정할 정도로 노동자대중과 조합 사이의 괴리가 심화된 상태는 아니고 그러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정도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현 노동운동의 상태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으로 심화시키면 전체로서는 2)의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지만, 전체가 아니라 나누어서 볼 경우, 이미 2)의 상태에 이른 조합들이 전국적으로 매우 많습니다. 가령, 민주노총 소속이지만 사실상 어용노조일 뿐만 아니라 어용노조가 지속적으로 계속되는 조합, 이미 사업장의 노동자 다수가 비정규직 등으로 조합의 테두리 밖으로 내몰린 경우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우리는 대상을 제한해서는 안 되지만 전략적이며 일차적으로 위에 든 유형의 사업장에서 공장위원회 건설시도를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돌파구를 내고 이를 전형으로 해서 전국적으로 확산시켜가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공장위원회 건설 경로를 설정할 때 우리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지점이 또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공장위원회는 우리의 의식적 실천과 정세가 결합될 때 실제로 출현하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여기서 정세를 언급하는 것은 어떤 대기적인 태도를 주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을 보다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공장위원회는 혁명적 정세, 여기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운동의 대중적 고양이 이루어질 때, 그래서 대중적 동력이 분출할 때 실제로 출현하게 될 것입니다. 의식적인 실천만으로 정세와 무관하게 공장위원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주관적인 관념입니다. 이러한 관념에 따라 실천하면 의식적 실천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축적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점을 강조하는 것은 운동의 대중적 고양 시기까지 기다리자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반대로 아직은 운동의 대중적 고양 시기가 도래하지 않고 있음에도 조만간 도래할 대중적 고양 시기를 대비하여, 이 시기에 공장위원회 건설을 공세적으로 밀고 나가기 위해 우리가 지금 집중해서 실천해야 할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것은 첫째, 우리가 전략적으로 설정하는 사업장에서 어용노조 내지 노동자 다수의 요구를 억압하는 노조와 요구에서 분명한 차이를 갖고 실천하는, 조합틀을 벗어나는 투쟁체(정규직, 비정규직 등으로 나누어 지지 않은)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둘째, 사업장 내에서의 실제 투쟁을 계기로 이 투쟁체의 대중적 권위와 영향력을 확보해가는 것입니다. 셋째, 비록 초기에 소수라고 하더라도 투쟁체에 속한 노동자들의 사상과 전망을 지속적으로 고양시켜가는 사업을 하는 것입니다. 간략하게 집약하였지만 이 세 과제는 매우 복잡한 과제이고 매우 인내심있는 실천을 요구할 것입니다. 이러한 과제 실현 과정에서 우리는 멀지 않아 대중적 고양기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이때에 우리는 공장위원회 건설을 공세적으로 그리고 전국적으로 밀고 나가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공장위원회 건설 경로의 대략적인 윤곽입니다.

3. 노동자통제와 공장위원회의 관계는 무엇입니까?

① 노동자통제 요구의 필요성

노동자통제는 자본주의 위기 시기에 고용안정 등의 직접적인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노동자계급이 ‘새로운 사회 운영 원리’를 체득해가기 위해 필요한 과도기적 요구입니다. 자본가계급의 이윤을 위한 생산체계인 자본주의는 생산의 무정부성과 과잉생산으로 결국 공황이라는 위기를 스스로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맞서 역사적으로 노동자계급은 공장에 대한 노동자통제를 통해 ‘자본가계급의 이윤을 위한 생산’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유용한 생산’을 시도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노동자계급은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새로운 운영원리가 가능하다는 인식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으며 지역사회와의 계급적 연대 또한 형성했습니다.

올해 최대의 투쟁이었던 쌍용자동차 투쟁을 보면 왜 ‘노동자통제 요구와 투쟁’이 필요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쌍용자동차가 위기에 처한 근본적인 이유는 전세계적인 자동차산업의 과잉생산이었고 과잉생산으로 인한 위기는 ‘이윤을 위한 자본주의 체제’에서 필연적인 것입니다. 이에 맞서 노동자계급은 ‘고용안정’과 지역사회와의 계급적 연대투쟁을 위해서라도 ‘노동자통제를 통한 사회적으로 유용한 생산’을 요구했어야 합니다.

노동자통제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에서도 요구되어야 합니다. 의료, 전기 등의 공공부문에서 ‘노동자통제 요구’는 공적 분야를 자본가정권이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노동자와 민중이 통제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본가정권이 밀어붙이고 있는 ‘공공부문 사유화’에 대한 대안은 ‘노동자통제’이며 노동자통제를 위한 투쟁과정에서 노동자와 민중 진영의 진정한 연대투쟁 또한 형성될 수 있습니다.

② 노동자통제와 공장위원회의 관계

공장위원회는 자본주의 위기와 이로 인한 투쟁의 상승기에 기존의 노동자조직이 대중적인 투쟁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면서 출현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자본주의의 위기와 투쟁 시기에 자본가계급은 직장폐쇄 등 사보타지로 대항하게 되고 노동자계급은 이에 맞서 해방 시기 한국의 노동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생산시설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공장을 직접 통제하고 운영하는 노동자통제를 자연스럽게 실시해 왔습니다. 그리고 사업장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사업장 내의 모든 노동자들이 참여해야 되며 따라서 공장위원회가 주체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동차산업은 전세계적인 과잉생산으로 위기를 가장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공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 중의 하나입니다. 따라서 자동차공장의 경우 ‘공장위원회’와 ‘노동자통제 요구’는 시급히 시도될 필요가 있습니다.

4. 공장위원회는 사회주의 노동운동에서 어떤 위상을 갖습니까?

① 사회주의 노동운동에서의 공장위원회의 위상

사회주의 노동운동은 노동자계급이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주체로 서고 투쟁을 실현해가는 운동으로, 기본적인 학습, 교육, 선전, 선동 등을 포함합니다. 공장위원회 운동은 이런 사회주의 노동운동의 중요한 일 부분입니다. 사회주의 사회는 ‘노동자자주관리체들이 민주적인 계획을 통해 결합하는 사회’이며 공장위원회는 노동자자주관리체를 추동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노동자를 하나의 조직으로 포괄하며 노동자통제’의 주체가 될 공장위원회 운동은 사회주의 사회의 맹아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② 공장위원회와 사회주의 정당과의 관계

공장위원회가 사회주의 노동운동의 중요한 일 부분이라고 해서 공장위원회 운동이 사회주의 운동의 모든 것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공장위원회 역시 전체 계급투쟁에서 이탈해 자기 사업장만의 이해관계를 먼저 고려하는 한계를 가질 가능성은 항상 존재합니다.

사회주의 당은 공장위원회가 협소한 자기 사업장만의 이해관계를 넘어 전체적인 계급투쟁의 관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당원들은 공장위원회 건설뿐만 아니라 공장위원회 내에서 이런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공장위원회를 대중적 정치조직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5. 공장위원회는 혁명적 정세에서만 가능한 것입니까?

공장위원회는 역사적으로 주로 혁명적 정세에 등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공장위원회 운동은 혁명적 정세에서나 가능하다’는 식으로 기계적으로 해석하면 안 됩니다. 공장위원회 운동은 지금 우리의 경우처럼 기존의 노동조합 운동이 노동자계급의 객관적인 요구와 임무를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제기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공장위원회 운동을 의식적으로 선전하고 확산시켜 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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