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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금속노조의 일자리 위기 해법 : 사회화 강령

2009/06/10 ㅣ 편집부

현재의 자동차산업 위기는 글로벌 과잉생산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7,80년대 유럽 철강산업 위기와 유사하다. 따라서 당시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맞섰던 투쟁 과정에서 다듬어졌던 독일 금속산업노조의 사회화 강령은 현재에도 발전적 고민과 영감을 안겨주는 데 부족하지 않다.

위기의 뿌리 : 과잉생산

1985년, 독일에서 가장 큰 산별노조였던 금속노조는 철강산업 사회화를 요구하는 ‘철강정책 강령’을 통과시켰다.

사회화 강령은 철강산업 위기에 대한 독일 노동운동의 대응이었다. 철강산업 위기는 1975년부터 첨예화되었다. 시간제노동의 증가, 인원감축, 공장폐쇄 등이 벌어졌다. 위기의 뿌리는 과잉생산(생산력 과잉)에 있었다.

1984년의, 유럽공동체 국가들의 생산능력은 연간 1억6천만 톤 이상에 이르렀는데, 철강시장은 이보다 협소했다. 낙관적인 예측조차 1990년대까지 유럽공동체 철강시장이 단지 연간 1억2천만 톤 수준으로만 확대될 것으로 보았다.

철강자본들은 파멸적인 가격경쟁을 벌였고, 점점 더 줄어드는 판매수입을 올리는 상황에서 시장점유율을 위한 투쟁은 치열해져 갔다. 정글의 법칙이 철강산업 입지를 황폐화시켰고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1974년과 1984년 사이에 독일 철강산업에서는 3분의1(12만 명) 이상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사회화 : 사회적 목적을 위한 생산수단의 사용

일자리 파괴에 맞서 철강노동자들은 저항했다. 수많은 조합원 회합, 사업장 회합, 노조간부회의 등에서 옳은 길과 목표들에 대한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다. 투쟁의 경험과 토론은 ‘철강정책 강령’으로 모아졌다.

새 강령의 원칙은 ‘철강지대들에서 고용의 보장’, ‘노동자들의 사회적 지위 보장’, ‘철강산업입지의 유지’, ‘노동조합들의 결정적인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위에서 철강산업의 사회화’, ‘수준 높은 공동결정의 유지와 확대’, ‘완전한 임금보전 하에 노동시간의 지속적 단축’이었다.

독일 금속노조는 산업설비를 이윤추구와 시장경쟁의 지배에서 해방시켜 일자리의 최우선적인 보장을 위해 사용할 것을 즉, 사회화를 요구했다. 이윤추구와 시장경쟁의 지배 하에서 생산력 과잉은 기업퇴출과 설비감축, 노동력 방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반면에 고용보장 등의 사회적 목적이 추구되고, 사전적으로 계획·조정되는 사회화된 경제는 시장경쟁의 지양과 약속된 감산,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기업의 생존과 일자리를 보호할 수 있다.

사적소유의 극복과 국민철강지주회사, 노동자통제

‘철강정책 강령’에서 사적소유의 극복과 노동자통제는 사회화를 위한 필수적인 전제조건으로 간주됐다.

노동자들의 이익과 충돌하는 자본가가 행사하는 권력은 사적소유로부터 비롯한다. 그러므로 금속노조의 생각은, 더욱 첨예화되는 위기를 맞아 노동자들의 이해가 기존의 소유구조 하에서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사적소유의 대안은 국유화였다. 금속노조가 고려한 국유화의 경로와 형태는 공적자금의 출자(주식소유), 기존 주주들에 대한 강제수용 등과 국민철강지주회사였다. 국민철강지주회사는 철강기업들을 독자적인 자회사들로서 한 지주회사 아래로 결합시킨다는 생각이었다. 지주회사의 역할은 철강기업들을 지도해 사회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금속노조는 국유화와 사회화의 차이를 환기시키며, 정확히 후자를 요구했다. 노동자가 기업과 공장 운영을 통제하는 노동자통제 없이, 국유화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독일에서 노동자통제는, 이사회에 노동이사를 두고 노사가 함께 구성하는 감사회를 설치하는 공동결정제도의 모습으로 실현돼왔었다. ‘철강정책 강령’도 모든 수준에서의 공동결정을 요구했다.

끝으로 강조할 내용은 “철강산업의 사회화에 대한 요구는 노동자들이 한 분야에서 오래 지속되는 위기를 직접 경험한 것에 생겨났다고 할 수 있고, 위기의 부담을 계속 짊어져야 한다는 것에 대한 노동자들의 답변”이었다는 점이다.

* 내용 출처 : 김성구 편, 『사회화와 공공부문의 정치경제학』에 실린 「철강산업의 사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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