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악법 폐기와 6월 투쟁전선 Vs 노사정협의 참여와 임단협을 통한 무효화

지난 4월 11일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는 “2007년 비정규직 조직화와 투쟁,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의제로, 민주노총과 특수고용, 일반노조, 이주노동, 사내하청 등의 영역별 대표자가 참여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었다.
오민규 전비연 집행위원장은, 비정규법 자체가 속속들이 개선의 여지가 없는 악법이니만큼 폐기 이외에는 다른 대응방법은 있을 수 없으며, 이를 위해 6월 전국적인 공동투쟁전선을 쳐야한다는 기조의 발제를 했다. 7월 비정규악법 시행과 시행령을 통한 개악 확대, 5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5~6월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쟁취투쟁과 최저임금 평균통상임금50% 쟁취투쟁, 한미FTA 체결저지 등 2007년 핵심투쟁사안이 집중되는 이 시기를 6월 공동투쟁전선으로 전화시키자고 했다.
이어서 민주노총 비정규실 석권호 비정규국장은 특수고용 대책회의 주체의 5~6월 특고 입법 쟁취투쟁에 대한 지원, 엄호와 임단협 집중을 통한 현장으로부터의 비정규법 무력화라는 기존 민주노총 사업방향을 반복하는 발제를 했다.
이에 오민규 집행위원장은 비정규주체를 중심으로 6월에 전선을 쳐야만 하반기 임단협에서 비정규노동자가 싸우고 있다며 생색이라도 내지, 지금과 같은 사업계획과 분위기라면 임단협조차도 안 풀릴 것이라며, 민주노총이 비정규악법 피해라는 새로운 조직화 계기마다 조직화해서 싸워야한다고 주장했다.

전비연은 4월 19일 민주노총 대대 현장에서 배포한 유인물을 통해 다시 한번 비정규악법 폐기와 특수고용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6월 투쟁전선 형성을 호소했다. 민주노총이 비정규법 시행령과 관련한 노사정 정책실무협의회에 참여하고 비정규법 폐기가 아닌 개정을 요구하는 것은 비정규투쟁에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며, 이러한 혼란을 벗고 비정규악법 폐기, 비정규노조 주체화라는 원칙을 세워서 6월 총력투쟁전선 설치라는 목적의식적 투쟁에 나설 것을 호소한 것이다.
그리고 대대 현장에서는 비정규악법 폐기투쟁을 2007년 민주노총 사업계획에 포함시키는 안건이 발의되었지만, 대대 유회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말았다.

오히려 비정규투쟁에 재 뿌리는 이석행 집행부

지금까지 민주노총은 비정규악법 폐기라는 원칙을 가지고 비정규주체와 함께 공동투쟁전선을 만들자는 전비연의 호소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아니 오히려 비정규투쟁에 혼란을 더하고 있는 지경이다.
특수고용 노동기본권 쟁취투쟁의 경우, 특수고용 대표자들의 입장은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된 3개 법률안(단병호,조성래,우원식 의원안)를 중심으로 국회에서 입법논의를 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석행 집행부가 지난 3월 이상수 노동부장관과의 면담을 통해 노동부가 제안한 ‘TFT 실무협의’를 장관의 ‘4월말 정부입법예고, 6월 국회논의’ 약속을 믿고 수용하면서, 특수고용 대책회의는 4월말 입법예고와 6월 국회논의를 요구압박하면서 6월 배수진을 친다는 총력투쟁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경총의 참여 거부로 TFT 논의는 없던 일이 되고, 이상수 장관의 약속은 새빨간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이상수 장관의 거짓말을 적극 선전해준 이석행 집행부의 정부와의 책임 못지는 대화에 애꿎은 특수고용 주체의 투쟁만 일그러진 꼴이다.

더욱이 장관과 재벌들을 잇달아 만나면서, “파업을 위한 파업은 하지 않겠다”, “역량이 없는데 파업하는 것은 객기다”,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 등의 말들을 뱉어온 이석행 위원장은 경총 회장과의 만남에서는 “비정규직은 필요악”이라는 소신을 밝혀 비정규악법 폐기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노동법개악 폐기투쟁을 선언했음에도 2007년 투쟁계획에는 반영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비정규법 개정 운운하고, 비정규노동자는 싸우는데 민주노총은 노사정 정책실무협의에 참여하는 기만적인 모습들은 비정규노동자의 대의에 어쩔 수 없이 투쟁을 말하지만, 실상 비정규악법 폐지투쟁에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다.

금속노조 중앙이 ‘노조 깃발을 내리는 대신 위로금으로 정리’하는 합의서 직권조인으로 2년 5개월간의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투쟁을 정리하려고 한다. 민주노조운동이 노사협조주의세력에 의해 병들대로 병들고 있다. 비정규투쟁과의 연대는 고사하고 비정규투쟁에 혼란과 파괴를 부르고 있는 지경이다. 비정규투쟁이 제대로 서기 위해서라도 노사협조주의세력과의 단호한 투쟁과 단절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