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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진전과 이명박 정권의 역주행

2008/10/25 ㅣ 김광수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조치와 이에 대한 화답으로 핵불능화작업 재개가 이어지면서, 교착상태에 놓여있던 북미관계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6자 회담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높아지고 있다.

북미간의 관계진전에 힘입어 자신감을 얻은 북측은 6자회담의 주요 합의사항의 하나였던 에너지 지원에 소극적인 일본을 압박하고, 남한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난을 가하고 있다. 6자회담이라는 틀이 북이 보유, 혹은 보유할 가능성이 있는 핵무기의 통제 및 불능화에 이해를 같이하는 당사자들이 이에 대한 비용을 대겠다는 것이기에, 북의 반응은 당연한 것이다.

일본은 6자회담 초기부터 강경기조를 유지하고 일본인 납치문제를 거론하며, 6자회담의 원활한 진행에 걸림돌이 되어 온 것이 사실이며, 에너지 지원약속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6자회담의 틀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반공국가의 잔인한 추억

이미 10여년 동안 자유주의자들의 주도가 확립되어 있던 남북관계에서 이명박정권의 등장과 햇볕정책의 교란은 국내외 상황에 반하는 역주행 자체였다. 그리고 이러한 역주행은 국내정치에서 공안분위기 조성과 호응을 할 운명이었다.

상당기간 동안 분단체제라는 말을 용인할 만큼 반공국가의 틀이 강고했던 남한사회였기에 그 반응은 곧바로 일어난다. 정권의 반공 드라이브에 호응할 세력도 있고, 반대로 이에 대한 반발력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명박정권이 벌이는 복고바람이 죽어있던 공안기관들의 어설픈 재연배우들, 국정원, 기무사, 경찰청 보안국, 검찰청 공안과 등을 정치무대에 다시 등장시켰다. 또한 국보법폐지 국민연대 등, 각종 공안탄압 대응기구도 역시 강화되고 있다.

약한고리를 치는 공안탄압

6자회담의 진전은 이러한 국내정치에서의 긴장을 다른 방향으로 몰고 갈 가능성을 제공한다. 실제 공안세력도 자신들의 의도를 전면화하기에는 그동안 축적된 민주화운동, 그리고 남북관계의 진전이 만만치 않은 점이 있다.

최근 공안세력은 먼저 운동진영내 좌라고 불리는 사회주의 세력을 첫 사냥감으로 찍었고, 뒤이어 통일운동세력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이들의 사냥감 선택도 지난 10여년 간의 남한사회의 발전을 아주 무시할 수는 없었다.

제도화된 영역에 많이 걸쳐 있는 곳, 즉 민주노동당, 민주노총과의 유대가 있는 곳은 에둘러 피해가며 가장 약한 고리를 치는 잔꾀를 부린 것이다. 그리고 6.15, 10.4 정상회담을 거론하는 단체를 친 것은 지난 정권의 통일정책 폐지라는 보수진영의 광범위한 합의를 믿고 저지른 일이다.

행동이 필요할 때

지금 이순간 6자회담의 재개가 조성하는 남북관계와 국내정치 영향을 고려할 때 이명박정권의 공안탄압에 대한 가장 강력한 투쟁은 분단현실에 대한 행동주의적 대응이다. 그것은 89년 임수경, 문익환을 위시한 수많은 방북인사들이 구속을 각오하고 보여주었던 행동주의의 모범을 따르는 것이다.

대만과 중국의 민간교류가 수천명의 이산가족들의 묻지마 중국방문과 보기에 따라서는 천연덕스럽기 그지없던 귀국에 힘입었다는 경험도, 지금의 우리가 새겨야 할 교훈이다.

그동안 통일운동세력은 6.15, 10.4 선언에 대한 묻어가기 수준의 친정부(?)활동에 몰두해 오며 스스로 운동세력으로서 가져야 할 행동력을 상실해왔다. 이제는 자신의 행동주의 전통을 되살리고 더 확장해, 분단의 장벽을 몸으로 뚫어내겠다는 박력과 과단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는 국가보안법을 대면하고 있는 사회주의자들에게도 똑같이 해당하는 문제다.

예를 들어 국가보안법을 깨기 위한 자진신고투쟁, 즉 스스로 국가보안법을 어겼으니 해결해 달라는 대중적 도전을 조직해야 한다. 그리고 방북과 연대, 교류의 물결을 무모한 수준에서라도 재개해야 한다. 분단과 반공체제를 인정할 수 없다는 무모한 행동주의가 역주행을 막는 브레이크이자 민주주의 확대를 위한 도전의 엔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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