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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때려잡는 선무당, '비정규직 보호법'

2008/07/12 ㅣ 이영수

지난 7월 1일은 일명 ‘비정규직 보호법’이 시행된 지 일년이 된 날이었다. 많은 언론에서 지적했듯이 ‘비정규직 보호법’은 지난 1년간 비정규직을 보호하지 못했고, ‘보호법’이 아니라 악법임이 드러났다. 그래서인지 이미 현장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 법의 존재감을 느끼지도 못하고, 희망을 버린지 오래다.

2년이상 기간제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이랜드, 코스콤 노동자들은 길거리로 내몰려 파업투쟁 1년차를 넘기고 있고, 일부 은행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중규직’이라는 편법으로 정규직이 되기는 했으나 차별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모든 산업에서 기간제를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단기계약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여기저기 우후죽순으로 늘어가고 있다. 파견법은 어떤가? 파견근로 요건을 엄격히 규정했지만, 외주용역이라는 형태로, 도급이라는 형태로 사실상 제조업만 보더라도 너무나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수도권에만 보더라도 구로공단 남동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 상당수가 파견근로를 하고 있다. 파견에 파견, 그 파견에 파견의 형태로 2,3차 파견도 수두룩하다. 불법파견으로 드러나면 2년이상 근로한 노동자에 대해 고용의무를 부과한다고 하지만, 자본은 이를 피해가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이 내려지고, 2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법원이 이야기하자, 현대자본은 이를 피하기 위해 매번 계약을 새롭게 갱신하려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동안 멀쩡히 일해왔던 일터에서 언제 계약해지를 당할 지 모르는 불안에 휩싸여 있다. 차별시정조치도 마찬가지이다. 차별을 신고한 자체로 회사의 눈밖에 나 정신적인 고통을 당하기도 하고, 계약기간이 지나면 계약해지를 각오해야 하는 마당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있으니만 못한 법이라면 없는 것이 오히려 났다.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비정규직 보호법’이 딱 그 꼴이다. 확실하게 비정규직을 줄여나가겠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고, 적당히 비정규직 차별을 시정하겠다는 발상으로 법이 만들어진다면, 값싸고 짜르기 쉬운 비정규직을 마음껏 쓰기 위해 자본은 법망을 교묘히 피해 나갈 것이 뻔하다. 100인 이상 사업장으로까지 이 법이 확대된다면 2008년 2009년에는 제2, 제3의 이랜드, 코스콤이 나올 것이 눈에 선하다. 기간제 기간을 3년으로 늘리다든지, 적당한 차별시정으로는 자본가들의 비정규직에 대한 식욕을 없앨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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