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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를 사회주의라고 부르자
- 토론회 참관기 -

2008/02/02 ㅣ 문창호

대선참패와 첨예한 내부갈등으로 인한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몰락위기가 이른바 ‘계급적 좌파’를 분주하게 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 1월초에 “진보정당운동의 위기와 변혁적 정당운동의 전망”이란 주제의 지역/부문/현장 대토론회를 제안하더니, 1월 18일에는 서울에서 첫 토론회를 가졌고, 토론회 후에는 토론회 제안자 위주로 ‘변혁적 진보정당 논의모임’을 구성해 당건설운동 주체형성을 모색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에 참여해오지 않았던 계급적 좌파는 그동안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추진해왔으나, 현재까지 의미있는 정치세력화는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몰락위기에 처하고, 뿐만 아니라 분당사태가 가시화되면서 진보진영의 정치적 대표성을 사실상 독점해왔던 민주노동당의 위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 계급적 좌파에게는 당건설의 호기로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지난 1월 18일 토론회에서는 진보전략회의(준)의 이종회 동지가 혼자 발제를 했는데, “민주노동당은 파산선고를 받았”으며, 이제 “지난 10년간의 실패한 진보정당운동을 넘어서 노동자계급정당운동을 새로이 시작할 때”이고, 이는 시기적으로 “신자유주의와 자본의 모순과 한계를 넘어설 정당을 건설하는 것이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 되기에” 더욱 그러하며, “사회화, 사회적 통제를 무기로” 자본주의를 넘어설 “변혁적 계급정당”을 건설하자는 것이 대강의 내용이었다.
자본주의 모순심화가 야기한 민생파탄과 사회양극화에 노동자계급에 기반한, 체제를 넘어서는 급진적인 요구와 투쟁으로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민주노동당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평가와, 그 대안이 “사회화, 사회적 통제를 무기로” 하는 계급정당이라는 발제내용에는 적극적으로 동의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토론회 내내 아쉬웠던 점은 계급적 좌파 자신의 지난 활동에 대한 반성과 분명한 사회주의 지향성이 부재했다는 것이다.

즉 그동안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추진해왔는데도, 민주노동당에 대당하는 대중적 정당 창당에 실패한 이유를 스스로에게 묻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창당 실패의 주체적인 요인에 대한 반성을 민주노동당에 대한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 등의 객관적인 요인 규명으로 해소하려는 것은 아닌가라고 생각날 정도였다. 계급적 좌파세력은, 노동자정치세력화 열망의 반영이었던 민주노동당 창당을 개량주의세력의 정치세력화 정도로 일면적으로 축소평가하고서는, 이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노동자정치세력화라는 과제에 정면으로 응답하지 않은 결과, 이후에도 정치세력화에 대한 대중적 열망으로부터 분리돼 왔었다. 그리고 이것이 이들이 대중적 정당 창당에 실패한 핵심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토론회에서는 또한 계급적 좌파가 주장하는 ‘변혁적 진보정당’의 이념적 정체성이 불분명해 보였다. “반자본주의적 변혁”과 “노동자계급정당”을 주장하고, “사회화, 사회적 통제”를 언급하지만 한국사회의 총체적 대안으로서 어떠한 사회를 추구하는지, 민주노동당의 대안으로서 어떠한 이념적 성격의 정당을 주장하는지 애매했다. 이는 이들이 실상 사회주의적 내용을 말하면서도, ‘사회주의’라는 말을 굳이 안 쓰는 이유 때문이기도 한데, 사회주의라는 말을 일부러 회피하는 것 같았다. 사실 ‘계급적 좌파’라는 말 자체도 애매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이 말은 엄밀하게 따지면 노동자계급 중심성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이념적 내용을 전달하는 게 없다.
자신들이 사회주의 변혁과 이에 근거한 당을 추구한다고 생각한다면 ‘변혁적 진보정당’이라는 모호한 말보다 ‘사회주의정당’을 제안하고, 사회주의자로서의 자기정체성을 표명하는 것이 상호소통을 돕고, 또한 진정어린 태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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