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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실패가 GM파산의 원인이다!

2009/06/10 ㅣ 이상진

세계 자본주의 상징, GM의 몰락

지난 6월 1일, 세계 최대의 자동차 생산공장이자 자본주의의 상징이었던 GM이 파산했다. 미국의 3대 자동차 회사였던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신청을 하고 불과 한달만의 일이다. 스웨덴의 사브, 독일의 오펠, 영국의 복스홀, 한국의 GM대우 등 전세계 자동차회사를 먹어삼키며 덩치를 키워왔던 GM이 스스로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GM은 미국의 파산제도 중 하나인 ‘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최대 3개월의 파산보호 기간에 14개 조립공장과 부품공장을 폐쇄하고 2만명을 추가 감원하며, 영업망도 50%정도를 줄일 것으로 발표했다. 4개의 우량 브랜드를 중심으로 새로 탄생할 ‘뉴GM’은, 파산보호 신청 이후 500억달러를 추가 지원하는 미국 정부가 약 60%의 최대 지분을 갖는 사실상의 국유기업이 된다고 한다.

당일 오바마 정권은 “지엠이 파산보호 신청을 통한 구조조정을 통해 되살아날 것”이라는 내용의 대국민 연설을 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미국의 파산보호신청으로 회생한 기업이 극소수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쉽지 않은 과정임을 예고하기도 한다.

자본주의의 실패가 GM파산의 원인이다!

GM은 왜 무너졌는가? GM의 파산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 우리 노동자계급은 이에 대해 답해야 한다. 임단투도 중요하고, 총고용보장도 중요하지만, 세계 자본주의의 상징이라고 하는 GM이 왜 무너졌는지 핵심을 지적해야 우리의 투쟁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한때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이 멸망한 것에 대해 수많은 학자들이 달려들어 그 원인을 분석하고 이유를 찾는데, 세계 자본주의의 상징이라는 GM이 멸망했는데 노동자계급이 그 원인을 분명하고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있지 못한 것은 문제이다.

보수언론은 제각기 GM파산의 원인을 제기한다. 보수언론은 강성노조 탓으로 촛점을 가져가기도 한다. 그나마 진보적이라는 언론도 수요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자동차를 만들지 못한 것을 원인으로 제시하고, 극심한 자동차 경쟁과 금융위기 때문이라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노조가 강성이라고 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론의 가치도 없다. 그렇다면 노동자들 및 퇴직 노동자들에 대한 의료보험료, 연금지급이 GM파산의 원인인가? 그것은 한국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의료보험, 고용보험을 국가에서 책임지지 못하고,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킨 야만적인 미국사회에 있는 것 아닌가?

세계 초강대국이라는 미국이 일부 소수 부자들의 배만 채워주고, 일반 민중들에게는 과중한 부담이 부과되도록 만들어 놓은 의료제도와 연금제도를 바꾸어야 하는 문제지, GM노동자들에게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혜택을 빼앗아서 해결할 문제는 아닌 것이다.

GM이 친환경 및 소형차 중심으로 나아가는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대형차를 만들어 낸 것이 파산의 핵심 원인인가? 이 또한 GM을 파산까지 몰고 갈 핵심이라고 보기 어렵다. GM은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기술도 이미 확보해 놓고 있었던 기업이며, GM대우만 보더라도 소형차 중심의 생산이 가능한 상태였다.

반대로 소형차 중심, 친환경차 중심으로 GM이 구조를 변경했다면 파산으로 가지 않았을까? 소형차 공급과잉으로 또다시 파산하는 기업은 생겨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 있는데, 또다시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것으로는 GM파산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뿐이다.

그러면 도대체 무엇이 핵심인가? 자본주의의 실패가 GM파산의 핵심원인이다. GM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자동차업체들이 대부분 위기를 겪고 있다. 이는 경제공황으로 소비가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자동차산업의 만성적인 과잉생산능력이 수익성을 붕괴시켰기 때문이다.

세계 자동차산업은 서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이윤추구욕과 시장경쟁의 결과로 1980년대부터 과잉생산능력의 문제를 드러내왔는데, 2009년에는 총생산능력 9,400만대 가운데 36%인 3,400만대 정도가 공급과잉인 것으로 추정된다(Business Week).

공급과잉은 격렬한 판매경쟁과 가격하락 압력을 낳았고, 이윤을 낳지 못하는 과잉설비에 투자된 자금은 회수되지 않았다. 이러니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부터 나가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방만한 경영이 가세한다면 100% 파산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해고는 살인이다. 그리고 살인자는 자본주의다!

노동자계급은 이에 대해 더 이상 주저함 없이 지적해야 한다. 고용도 중요하지만, 노동자의 고용을 파괴하는 주범을 정확하게 알아야 반복되는 재앙을 막을 수 있다.

현재 민주노조운동은 노동자가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노동자를 자르는 것으로 위기를 해결하려고 하느냐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생산이 축소되고 경제가 어렵다는 데에 스스로가 위축되어 자신의 주장을 과감하게 펼치지도 못하고 있다.

실제로 자동차 대기업노조 지도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보라.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투쟁하는데도, 연대투쟁조차 결의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는 노조가 앞장서서 자동차 판촉하러 다니느라 바쁘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잘려나가는 것을 용인해주기도 한다.

우리 노동자계급은 98년 IMF, 기아 부도,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등을 통해 충분히 경험해 오지 않았는가! 자본가들에게 경영을 맡기면 재앙은 또다시 반복될 뿐이다. 이윤을 위한 생산, 자본주의 생산에 문제제기를 정확히 하고, 노동자들이 공장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할 때이다.

이러한 관점에 서야 공세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 생산이 축소되고, 경제가 어렵다는 자본의 논리에 굴복하는 순간, 고용을 지키겠다고 하는 투쟁도 수세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해고가 살인이라면, 이제는 살인자를 잡겠다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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