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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대유행병의 역습은 사회의 변화로 막아내야 한다!

2009/05/15 ㅣ 배은지

현재 7천 명을 넘어가는 감염자를 만들어낸 신종 인플루엔자A(신종플루)에 대한 이야기들은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바이러스 명칭을 정할 때부터 혼선을 거듭했으며, 이 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밝혀진 단계도 아니다.

분명한 것은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이 이 질병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데, 정작 사람들은 손을 잘 닦으라는 지침 외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라는 것 정도이다. 그리고 2002년의 사스나 1997년부터 꾸준히 발병한 조류독감 같은 전염병이 빠른 주기로 모습을 바꿔 계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본래 조류독감과 신종플루는 모두 야생물새를 숙주로 삼던 바이러스의 변종이다. 야생물새의 뱃속에서 무해한 상태로 존재하던 바이러스가 다른 종과의 접촉 과정에서 엄청난 변이형을 만들면서 생겨나는 것이다.

그래서 돼지, 집오리, 야생물새들이 밀집되어 있는 중국 남부에서 전염병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이번 신종플루는 중국 남부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멕시코의 베라크루스 주에서 시작되었다.

베라크루스 주 라글로리아 마을은 미국의 스미스푸드필드 사가 운영하는 대형 돼지 축산공장이 있는 곳이다. 마을 주민들은 이 축산공장을 전염병 발생의 진원지로 지적한다.

이 축산공장은 거대식품기업 타이슨 푸즈를 모델로 우후죽순 생겨난 공장 중 하나이다. 이곳은 생산 밀집도를 최고의 경영 원리로 삼는다. 고밀도로 몰려있는 돼지사육공장은 마찬가지로 고밀도인 도시보다 더 많은 양의 오수를 배출하며 습지를 파괴하고, 습지를 잃은 야생물새들은 사육공장을 위해 건설된 수로에 모이게 된다. 이 때, 물새들과 접촉한 공장의 동물들은 바이러스를 대규모로 축적하고 항원을 변이시키는 기지로 작동한다.

이렇게 전염병 생산고로 기능하는 축산공장은 자유무역의 기조를 등에 업고 전 세계를 지배하는 거대 축산자본의 소유이다. 축산자본들은 다른 방식으로 생산하는 지역 농민들을 도산시키며 세계 곳곳에서 대유행병의 진원지를 만들고 있다.

전염병 창고가 언제 어디서 그 문을 활짝 열지 모르는 상황에서 보건당국의 인플루엔자 대비책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인플루엔자를 치료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약인 타미플루는 스위스의 로슈가 독점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백신생산량을 늘리라는 세계보건기구의 제안과 경고는 계속 묵살 당했다.

제약회사에 있어 인플루엔자 백신은 수요가 큰 폭으로 오르고 내리는 한철 장사일 뿐이고 비아그라보다도 이윤이 남지 않는 부문이라, 백신 개량을 위한 기술개발이나 생산라인 확대는 눈 밖의 일이다.

따라서 현재 백신 생산은 50년 전 오염 가능성이 큰 닭의 수정란을 사용하여 만들던 때보다 발전한 부분이 거의 없으며, 대형제약사는 백신 개발을 위해 자본을 유치하려던 생물공학 기업들을 오히려 시장에서 내쫓고 있다.

이렇게나마 생산된 약을 손에 넣는 것은 비싼 독점가격의 약을 살 능력이 되는 나라의 일부 사람들이며, 싼 값에 제 3세계로 넘어온 백신 양은 턱없이 부족하다. 더군다나 전염병의 대유행은 나쁜 영양상태, 그로 인한 만성질병, 체계적인 의료시설의 부족, 공간의 오염도, 오염도를 높이는 인구밀집도, 전쟁 등과 함께 상승하며, 이 모든 조건들은 제 3세계의 빈곤한 도시구역의 특징에 해당된다.

단적인 예로, 이번 신종플루 사망자의 4분의 3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만연한 빈곤에 시달리는 멕시코시티에서 나왔다는 점은 대유행병과 같은 불행이 이미 빼앗긴 자들에게 더 빨리 달려든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벌써부터 이번 신종플루의 위협이 한풀 꺾였다는 보도가 신문 지상을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신종플루가 한풀 꺾였다면 이는 단순한 행운일 뿐, 질병전문가들은 언제든 더 치명적인 변이형이 등장해 지구를 휩쓸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바이러스를 키우는 축산자본은 각국 정부의 비호아래 그 규모를 확장하며, 이로 인해 파괴된 농가는 도시로 몰려들어 슬럼을 형성하고 빈곤은 심화되고, 보건당국은 제약자본의 이윤 활동에 제동을 걸 엄두도 못낸 채 사회적인 보건의료의 필요를 사적인 자본의 생리에 맡기고 있는 상황, 전염병을 낳는 사회적 조건이 변하지 않았으므로 더욱더 위험은 커질 것이란 말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대유행병이 온다면 “충분한 경고에도 왜 미리 대비하지 않았는지 대중에게 해명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고백한다. 현재 사회는 그 눈부신 발전 속에서도 대유행병으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막아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만히 대유행병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이에 맞선 사회적 필요에 부응하도록 사회를 변화시켜야만 한다. 축산자본과 제약자본의 운영을 노동자민중이 통제하며, 보건의료체계를 모든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게 무상으로 운영해야 한다! 이는 현 사회가 지켜내지 못하는 우리의 삶을 지키는 정당한 요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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