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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야간집회 허용, 왜 이제야?

2010/08/04 ㅣ 김소연 (성공회대 1학년)

최근 야간집회가 허용되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밤늦게 열리는 시위나 촛불문화제는 ‘불법’으로 간주되었고, 참가자들 중에서 다수는 경찰서로 연행되는 일이 너무나도 흔했다. 그래서 기존의 많은 집회참가자들이나 시민들은, 이번에 실시된 야간집회 허용이 굉장히 반가운 소식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냥 반가워할 소식인 것만은 아니다. 반갑기보다는 “왜 이제야?”라고 물음을 던져야 할 때다. 이러한 반응이 어색하고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진실을 파헤쳐본다면 공감할 것이다.

우선 대한민국 헌법을 보면 알 수 있다. 다음은 대한민국 헌법 21조의 내용이다.

제21조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이 내용을 보면 대한민국 헌법은 오래 전부터 집회를 허용하였고, 따로 야간집회나 다른 항목이 더 추가되어있지 않은 걸로 보아, 어떤 형태의 집회든 집회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렇듯, 집회결사의 자유란 분명히 처음부터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가지고서 보수, 기득권세력들은 교묘하게 이용해왔다. 흔히들 집시법이라고 알려져 있는 항목인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10조의 내용을 들먹이면서. 하지만 이 항목을 자세히 살펴본다면 보수, 기득권층이 주장하는 내용이 어떤 점에서 모순이 있는지 알 수 있다.

제10조
(옥외집회 시위의 금지 기간) 누구든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해서는 아니 된다. 다만, 집회의 성격상 부득이하여 주최자가 질서유지인을 두고 미리 신고한 경우에는 관할 경찰서관장은 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도 옥외집회를 허용할 수 있다.

위 항목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다. 분명 상위법인 헌법 제21조에는 집회결사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라 나와 있는 데다, 허가제를 해서는 안 된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하위법인 집시법 제10조에는 금지 기간을 두면서 그 기간 내에 집회를 벌일 경우, 관할 경찰서관장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작년 9월 헌법불합치 결정이 났다. 과거만 해도 이런 말도 안 되는 법이 존재했었던 것이다. 보수, 기득권세력들은 이런 말도 안 되는 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무시한 채, 상위법은 나몰라라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 몰고 갔던 것이다. 경찰과 보수 세력이 주장하는 집시법은 그 뿌리부터가 잘못된 법이다. 분명 집회의 자유는 헌법으로 보장되어 있다.

집회의 완전한 자유를 보장하라!

그 다음으로, 이번 야간집회 허용에 관한 자세한 내용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경찰에 따르면, “야간집회는 허용하나 시위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시위는 집회에 포함되는 하위영역이다. 상위영역인 집회가 허용되는 마당에 시위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은 누가 봐도 명백한 모순이다. 이처럼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에선 헌법의 사소한 것 하나하나 제대로 파헤치지 않을 때, 엉터리 법이 만들어지고 실행된다.

야간집회는 불완전하게나마 ‘부분허용’이 되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불완전한 ‘부분허용’인 현 상황에서 ‘집회의 완전한 자유 보장’까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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