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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금융? 서민에게 쓴웃음만 안겨준다

2010/01/07 ㅣ 김민걸, 김인해

바보야, 문제는 최소한의 고용과 복지야!

이명박 정권이 중도실용이니 서민행보니 하면서 학자금대출 및 보금자리론과 함께 서민금융정책 3종 세트 마지막으로 미소금융을 시작했다. 이명박 정권이 강부자 정권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꺼낸 방책들에 대해서, 법인세 감세 혜택과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 재벌들이 발 벗고 나섰고,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하고 있는 보수언론들의 경우 연일 이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고 있다.

그러나 왜 서민들이 먹고살기가 힘들다며 아우성인지, 그 본질적인 문제와 해결책에 대해서는 조용하다. 왜 합법화된 사채인 캐피탈에 서민들이 손을 내미는가? 첫째는 일자리 상실이요, 둘째는 갑작스런 질병이요, 셋째는 교육비 때문인데, 이는 우리 사회가 최소한의 고용과 복지에도 문제가 심각한 반면에 서민들에게는 은행 문턱은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결국 미소금융은, 자본주의가 발전하니까 SSM이란 이름으로 유통대자본까지 진출해서 동네 상권까지 장악하는 마당에 서민들에게 소액 창업을 부추기며 나름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겠다는 얘기다. 안 그래도 본래 계절적 실업자나 영세 상인이란 계층 다수가 먹고 사는 게 불안정한데, 이런 미소금융 정책으로는 전혀 살림살이가 나아질 수 없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어설픈 흉내내기, 정략적 생색내기

그래도 미소금융 같은 게 생기는 게 어디냐고, 당장 급박하게 소액이 필요한 서민들에게는 좋은 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누스의 그라민 은행을, 흉내를 내려면 제대로 내야지 어설픈 흉내가 민간 차원의 미소금융(마이크로 크레딧)마저도 붕괴시킬 수 있다.

첫째, 이미 2000년대 초반 사회연대은행이니 신나는 조합 등 민간 차원의 미소금융이 있었다. 그런데 기존의 민간 마이크로 크레딧의 경우 재원이 적고 들쭉날쭉이었다. 기업의 지원금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명박 정권의 미소금융 때문에 민간 차원, 사회복지운동 차원의 마이크로 크레딧은 재원이 줄어들 것을 염려해야할 상황이다. 정부가 세제 혜택을 주는데다가 이명박 정권의 선심성 정책에 응답하고자 재벌들이 돈을 미소금융으로 몰아줄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민간 마이크로 크레딧의 경우, 근 10년간 조달한 재원의 총합이 800억 정도였는데, 미소금융은 벌써 2조원이나 모았다.

둘째, 이른바 자활을 위한 소액 창업의 경우, 전문가의 손길이 있어야 한다. 즉 돈만 빌려주면 끝나는 게 아니라 창업을 위한 방법론에서부터 이를 위해 봉사하고 헌신할 수 있는 사회복지사나 사회운동가 적 마인드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청년실업 수치를 줄이기 위한 자원봉사자와 정년퇴임한 은행원들이 전부인 미소금융에서 과연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처럼 미소금융은 서민들에 대한 생색내기에만 집중한 채 민간 마이크로 크레딧이 갖추고 있는 기본 마인드조차 부실하다. 그러니 이미 사회복지운동 일각에서는 미소금융이 태생적으로 실패할 사업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노동자 민중의 대안은행

노동자 서민들을 실업자와 영세 상인으로 내몰리게 하는 원인 즉 긴급하게 소액 대출이 필요한 상황인,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고 큰 병에 걸리면 궁핍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한국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본질적인 해결책임은 분명하다. 마이크로 크레딧은 경제양극화, 빈곤의 구조화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 특히 마이크로 크레딧 중 유누스의 그라민 은행이 주목받는 것도 이것이 체제에 전혀 위협이 안 되면서도 이른바 자본가 계급이 주장하는 생산적 복지나 워크페어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운동 차원의 민간 마이크로 크레딧은 비록 자본주의 내에서이지만, 사람 됨됨이가 그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며 그의 약속은 그가 처한 절박함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런 약속은 지켜질 수 있다는 비자본주의적 운영원리를 실험하는 것으로 환영하고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이러한 단초를 바탕으로 노동자 민중의 대안적 은행으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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