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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연대를 위한 약속인가, 자본주의에 대한 굴복인가
- 민주노동당 국민연금 관련 정책 비판 -

2006/12/06 ㅣ 김광수

민주노동당에서 국민연금과 관련해 마련하고 있는 정책중에 기초연금제라고 해서, 저소득층에 일정한 연금을 보장하는 것과 이와 연동해 저소득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보험료 지원사업이 있다. 일면적 요구에서 참여에 기초한 요구로 내걸며 마련한 저소득층, 비정규 노동자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사업이란 상대적으로 고소득을 받고 있는 대기업 노동자들이 연금보험료를 조금 더 내고, 거기에서 마련되는 기금으로 저소득,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연금을 확보하는 정책이다. 정책제안자들은 이에 대해 일방적 요구가 아닌 참여에 기초한 요구라는 설명을 달고 있다. 이는 결론적으로 복잡하고, 복잡하다보니 비겁한 정책이 되었다. 조세개혁을 통한 복지확대라는 간명한 정책을 대기업 노동자의 미래수익의 양보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소득보전이라는 복잡한 구조로 설명하고 있으며 노동자계층간의 소득격차가 빈부격차의 중요한 주제인 것처럼 사태를 호도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사회연대 정책이라 불리는 연금개혁안은 대기업 노동자들이 귀족노동자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이들의 양보를 끌어내 임금연대를 이루고 노동자가 압장서는 소득분배 정책을 요구하겠다는 발상이다. 이를 위해 연맹대표자들과의 간담회, 권영길의원은 현대자동차까지 찾아 나섰다. 자본의 탐욕이 만들어낸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의 저임금을 노동자의 선의를 동원해 막겠다는 발상이 측은하기까지 하다. 이 보다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산별노조 구호를 비정규직 철폐 요구로 구체화하고 있는 현장활동가들이 훨씬 과학적이고 진지하다.

땅장사로 떼돈을 벌고 있는 천민자본주의와 맞서고 있는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자본주의적 운영원리가 현재의 민중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 주범이라는 사실을 폭로하고, 그 대안으로 새로운 사회운영원리를 제기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요구된다. 시장을 분쇄하자는 말이 차마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면 조세정책과 복지정책을 하나로 묶어서, 세금 좀 더 내고, 복지사회로 나가자는 말이라도 해야 한다. 이는 여론조사에서도 충분히 공감되는 논리이기도 하다. 세금부담율이 20%대에 불과하고, 이를 40%대로 올려야 한다는 점, 좀 여유있는 사람은 세금 좀 더 내야하고 그 돈으로 없는 사람도 사람처럼 사는 세상, 만들자고 말하는 것이 사회연대 어쩌고 하는 말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 그래서 모두에게 교육과 의료, 주택, 노후가 안정된다면 누가 마다할 것인가? 사람들에게 지금처럼 사는게 운명이 아니라 다르게 사는 방법이 있다고 들이밀어야 사람들이 선택하는 고민을 함으로서 의식의 각성이나 열열한 지지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시장경제, 자본주의 내에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진지한 성찰로 보기에는 현실이 너무 절박하다. 민중의 궁핍과 고단함이 있는 자들의 대박의 꿈으로 연결되는 야만적인 자본주의 현실이 일단 그렇다. 몇 가지 지표만 보더라도 이것은 너무 명확하다. 저축율이 10년전과 비교해 수치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하더라도 기업저축이 가계저축을 압도하고 현실은 임금소득이 깎이고, 기업이익이 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적어지는 가계 저축 중에서도 상위 소득자 20%의 저축은 늘고, 80%는 대폭 줄었다는 사실은 우리사회의 빈부격차가 어느 수준인지, 그리고 민중들의 자구책으로는 세상 공평하기는 글러 먹은 것이다.
한달에 100만원씩 저축해도 1년에 서울에서 아파트 반평 사는 것이고, 은행대출을 끼고 집을 사면 이자 비용으로만 허리가 휘는 세상에서 대기업 노동자가 한달에 연금 보험료 몇천원 더내서 얼마나 살기가 좋아지겠는가? 아니면 대기업 노동자가 양보를 덜해서 세상이 이렇게 불평등해졌단 말인가?

민주노동당은 차라리 무상교육, 무상의료, 부유세 신설,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복지를”, 비정규직 개악을 막기 위해 몸을 던지는 당이라는 일련의 이미지를 정책적 대안과 지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금은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이 우리를 얼마나 피폐하게 하는 지를 폭로하고 이 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알 수 있는 청사진을 제출해야 한다. 노동이 모욕적이지 않으며 사회복지가 기본권으로 확보되는 사회를 꿈꾸게 하기 위해서는 민주노동당의 얄팍한 상상력부터 걷어내야 한다. 그것이 민주노동당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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