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옥란 열사 투쟁을 계기로 시작된 운동진영 내 빈곤 관련 연대의 흐름이 2002년 1월에 기초법연석회의를 구성하였고, 확대전환하여 2004년 3월에 빈곤사회연대(준)이 발족했다. 유의선 빈곤사회연대(준) 사무국장 동지에게 하반기 빈곤 관련 정세와 민중적 해법 및 운동진영의 한계를 들어보았다.)


1. 하반기 정기국회도 있는데, 빈곤 관련 정세는?

하반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기초법이 만들어진지 올해가 5주년인데 복지부가 개악된 개정안을 올렸다. 개악 저지 뿐만아니라 전면개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회안전망의 유일한 기초법을 실질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맞물려서 자활사업, 강제철거를 용역에게 합법화하는 행정대집행법, 임대아파트법 등등, 개악안들이 올라가 있다. 이외에도 권리적 투쟁의 단전단수 중단의 에너지 기본법, 교통기본권도 있다. 경제적 결핍만으로서의 빈곤뿐만 아니라 사회적 배제에 대항하는 권리적 측면의 요구들까지 분출되는게 올해 하반기이다.


2. 참여정부가 말하는 근로연계복지의 실체는 ‘일하는 빈곤’ 아닌가. 빈곤에 대한 민중적 해법은?

정부나 언론의 기조를 보면 빈곤에서 양극화로 묘하게 중심이 옮겨가 있다. 빈곤은 결과일 뿐이다. 결과에 주목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론 빈곤에 이르는 구조를 깨나가야 한다. 물론 양극화가 틀렸다라는 게 아니다. 재분배 뿐만 아니라, 분배의 과정부터 어떻게 격차를 줄여나갈 것인가에 고민이 가야된다. 재분배의 문제로서만 이야기하는 것은 관리적이고 시혜적일 뿐이다. 범죄화되지 않기 위해서, 죽지않기 위해서 최소한의 관리 정책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일하는 빈곤층을 양산하는 구조를 끊어내는게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불안정한 노동이나 저임금 구조가 일하는 빈곤층을 양산한다. 그러나 노동시장의 정책이지, 복지정책, 빈곤대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노동운동과 함께 전체 민중운동이 제기해야할 과제이다. 그것과는 별개로 사회안전망은 풍부하게 권리적 측면으로 만들어져야 된다.
그런데 정부는 이것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하게 이야기한다. 일을 하고 있음에도 가난해져 버렸는데, 가난해져온 대표적인 일자리를 통한 빈곤 탈출을 말한다. 낮은 임금의 일자리로 소득을 보전해 주겠다는 강제 노역형 복지정책을 택하고 있다. 보수적 복지 단체들은 정부 대책들이 차선이 아니냐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권리적 측면은 일자리의 문제로 환원시킬 수 없는 문제이다. 환원시키는 정부에 대해 비판해야한다. 노동시장 유연화를 가속화시키는 연장선에 다름아니다.


3. 운동진영 내 빈곤 관련 인식을 비판한다면?

경계해야할 두 가지가 있다. 첫번째 빈곤과 복지를 이야기하는데 정책적, 제도적 개선에 치중하다 보니까, 상층 합의나 예산의 문제가 되고, 그렇기 때문에 실현가능성의 문제가 되고, 참여정부와의 나름대로의 타협은 경계를 할 필요가 있다.
또하나는 어떻게 대중 주체를 형성하고 권리를 만들어낼 것인가라는 측면에서, 정치적인 발언만 되고 실천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정세적으로, 추임새로 빈곤을 이야기할 뿐이지, 빈곤으로 전선을 만들어내고 대중을 조직하고 운동을 풍부해내지 못했다. 빈곤은 대표상품도 없고 새로운 대중도 없기 때문에, 운동의 조급함들을 버릴 필요가 있다.


4. 특히 민주노동당의 빈곤과의 전쟁에 대해서 평가한다면?

당이 빈곤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빈곤을 대표할 만한 상품은 없다. 뭔가 센세이션하지 않아서, 다르게 얘기한게 사회양극화였다. 그런데 그 내용은 다 나열할 수 밖에 없다. 언론에 선전하려 하다보니까 이슈화해야하는 반면에 자꾸 대중과의 결속력은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여담으로 ‘당은 전쟁 어디서 하고 있냐’며 ‘찾아가자’고 한다.
지역이 움직일 수 있는 정말 세밀한 빈곤의 과제들이 만들어지지 않는한 상층이 언론에 얘기하는 이슈화에 그칠 수 밖에 없다. 빈곤사회연대(준)이 빈곤해결을 위한 100대 과제를 고민하게 된 게 그런 맥락이 있다. 하나의 조직이 빈곤의 문제를 자기의 문제로 받아안고 빈곤해결을 위한 시급한 과제가 무엇인지 일련의 실천과제를 투쟁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