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은 창당 때부터 당 강령에서 무상교육을 당의 기본적인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이후 몇 차례의 선거를 거치면서 당이 내걸고 있는 ‘무상교육’은 많은 수의 국민들에게 당의 핵심 정책으로 알려져 당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 일조했다. 하지만 정작 그동안 당의 무상교육 투쟁은 실질적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이것은 그간 당내에서 무상교육에 대한 담론들이 주로 어떻게 무상교육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의 제시 수준에 그쳐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그것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이 되기 위한 세밀한 연구는 필요하다. 하지만 재원 마련을 위한 방안의 연구에만 몰두하면서, 무상교육을 실제로 일구어내기 위해 필요한 주체들의 구체적인 투쟁 역량을 모으고 투쟁을 진전시켜나가는 움직임이 없을 경우, 당의 무상교육 정책은 단지 시혜적인 성격의 것에 그치고 만다. 당에서 올해 들어 ‘무상의료 무상교육 부유세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를 구성했지만 정작 무상교육에 대한 당 차원의 ‘운동’은 어떠한 것도 이루어진 바 없다.
무상교육은 당이 돈 없어서 교육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아이들에게 베풀어주는 선심성 공약이 아니다. 당연히 사회에서 책임져야 할 교육의 영역이 각 개인에게 떠넘겨져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연대와 평등의 원리를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한 사회주의 운동의 일환인 것이다. 그렇기에 무상교육 투쟁이 실질적으로 진전을 보기 위해서는 무상교육의 주체들을 묶어내고, 그들이 구체적인 투쟁들을 벌여나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노동자들이 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학생들은 학교 운영에 대해 개입하면서 무상으로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는 권리가 당연한 것임을 온 천하에 알리는 싸움의 과정에서, 비로소 무상교육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꿈만 꾸고 있는 당이 잠에서 깨어나도록, 잠을 깨울 수 있는 노동자들과 학생들의 우렁찬 목소리를 세상에 울려 퍼지게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