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열린우리당은 자신들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연정이라는 또 다른 작품을 만들려 하고 있다. 이는 불안한 자본주의 위기 속에서 노동자들의 정치의식이 고양되고 있는 현 시기에 자본의 어느 정파도 온전히 정권을 유지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사회는 외환위기를 전후해서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현실사회주의 붕괴 이후 세계경제가 WTO체제로 바뀌면서 자본의 무한경쟁이 시작되었을 때에 이미 자본주의 경제의 위기는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었다. 한국의 자본가들도 세계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분별하게 외자를 끌어 들이면서 살아남으려고 했지만 과잉생산으로 경제공황에 직면할 수 밖에 없었으며, 김영삼정권은 세계화를 외치면서 시장을 개방하느라 제국주의 투기자본에 전면적으로 노출되어 한국경제는 외환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었다. 이로 인한 집권당의 경제적 실정으로 인해 노동계급은 선거에서 집권당에게 패배를 안기면서 한국 정치사에 최초라는 허울 좋은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었다. 그러나 노동계급의 지지에 의해 당선이 된 김대중정권은 노동계급의 이해를 대변해주지는 못했으며, 롯데호텔, 대우자동차 등 수 많은 사업장에서 노동계급을 일관되게 탄압하였다. 다시 자본가들의 정권은 ‘노사모’의 열광과 정몽준 후보의 조연으로 열린우리당과 노무현정권으로 바뀌었지만 역시 달라진 것은 없다.
이제 다시 연정이 거론되고 있다.
연정의 제안은 열린우리당과 노무현정권의 무능의 표출이고 자본주의의 위기에 따른 자본의 분열을 보여주는 또 다른 모습일 뿐이다. 이는 또한 노동계급의 정치세력을 분열시키려는 정치적 술책이기도 하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두산재벌 자본가들의 다툼, 소위 ‘X파일’로 불려지는 삼성재벌의 정치세력과의 결탁, 그리고 X파일이 폭로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본의 분열상을 볼 수 있다.
이 모든 사건들은 자본간의 심각한 경쟁이 그 원인이며, 모든 과정에 돈이 결부되어 있다. 자본의 이해를 보호하는 국가권력에서 불법으로 만들어진 녹음테이프와 녹취록마저도 돈을 요구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만큼 현재 자본과 정권의 분열은 자본가의 입장에서 본다면 매우 심각한 위기의 순간에 직면해 있다.

자본주의의 위기가 심화될수록 자본간의 대립과 분열도 심화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시기에 노동계급은 자본의 분열에 파열구를 내고 노동계급의 정치력을 발휘하도록 기회를 잡아야 한다. 우리는 대중들에게 자본주의의 근본적 모순을 알려나가면서 연정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알려야만 한다. 민주노동당은 지금의 연정 제안에 대해 단순하게 독일식 정당명부식의 선거제도를 개편하려는 정도가 아니라 ‘왜 진정한 노동계급의 정치적 진출만이 지금의 자본주의적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가’라는 사실을 알리면서 집권당에 대한 정치적 공세로 대응해야 한다.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는 집권당의 연정 제안에 맞서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를 말하고 있다. 수구세력 일부에서는 ‘노무현타도연대(노타연)’라는 조직을 통해 집권당의 대통령에 대해 타도를 외치며, ‘대통령의 숨겨진 딸’이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수구적 정치세력이라고 하는 한나라당마저 이러한데 진보정당이라는 민주노동당이 고작 선거제도를 거론하면서 맞짱구나 치고 있어야 되겠는가? 노동계급의 정치세력은 자본주의의 위기가 심화되면 심화될수록 자본간의 분열 또한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어떻게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과 같은 정당들에 대한 노동자와 민중들의 지지를 노동계급의 정치세력으로 끌어들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연정을 제안하는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을 향해 노동자의 계급적 요구를 전면적으로 제기하자. 연정을 할 의사가 있으면 비정규직과 관련된 각종 노동악법, 인권과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고 민족통일을 가로막는 국가보안법을 당장에 철폐하라고 요구하자. 모든 노동자들에게 완전한 노동3권을 보장하고 노동조합 가입을 의무화 할 것을 요구하자. 기업의 대표를 주주총회를 통해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할 것을 요구하자.

이와 같이 노동자의 계급적 요구를 전면화하여 열린우리당이 진정으로 노동계급의 정치세력과 연정할 의사가 있는지, 노동자들과 자본가들 중에서 누구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인지를 밝혀서 그들이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를 폭로해야만 한다.
이제 노동계급의 정치세력은 연정 제안에 맞서 자본가들에게 정권을 내놓으라고 요구해야만 하며, 이의 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동자들의 정치투쟁이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