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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국가는 괴물이 맞다!
- 지금까지의 국가와 단절하고 ‘노동자 국가’를 건설해야 -

2010/05/11 ㅣ 김인해

1. “한국인들, 국가를 실제 괴물로 여겨”

지난 4월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는 “천안함 사고, 국가를 괴물로 보는 한국인들의 시각을 보여준다”는 제목의 크리스천 올리버 서울 지국장의 칼럼이 실렸다. 특히 칼럼에서는 “2006년 히트 영화 '괴물'에서 진짜 악당은 살인 괴물이 아니라 충격과 슬픔에 빠진 시민들을 혼돈에 빠지게 하는 한국 정부였다.”라면서 한국인들이 국가를 실제 괴물로 여긴다고 국가의 실체적 진실에 대한 폭로 아닌 폭로를 했다. 사실 천안함 침몰 이후, 이명박 정권의 모습은, 칼럼 그대로 영화 ‘괴물’에서 “괴물의 공격에서 살아 돌아온 이들에게 세균전 방호복을 입히고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들을 격리한다. 그러나 분노한 시민들은 국가로부터 어떤 도움이나 답변도 듣지 못하”는 국가의 모습 그 자체였다.
이에 칼럼은 이명박 정권이 국민들과 신뢰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와의 소통 부족에 개탄하며 불만을 터뜨린다고 하였다.


2. 국가라는 괴물이 탄생한 이유

국가가 괴물인 것은 맞다. 그러나 그 이유는 칼럼처럼 신뢰 구축에 실패해서이거나 소통이 부족해서와 같은 문제가 아니다.

국가는 본질적으로 “사회로부터 발생하였으나, 사회 위에서 점점 더 사회에 낯선 것이 되어 가는 권력”이기 때문에 괴물이다.
국가는 인류의 문명사를 통해 오랫동안 존재하여 왔던 사회제도이다. 그렇다면 국가는 왜 생기게 되었는가?
“국가는 오히려 일정한 발전 단계에 있는 사회의 산물이다; 국가는 이 사회가 해결할 수 없는 자기 모순에 빠졌으며, 자기의 힘으로 없앨 수 없는 화해할 수 없는 대립물들로 분열하였다는 사실에 대한 고백이다. 그런데 이 대립물들이, 즉 서로 다투는 경제적 이해를 가진 계급들이 쓸데없는 투쟁으로 자기 자신과 사회를 파멸시키지 않게 하려면 외관상 사회 위에 서 있는 권력, 충돌을 완화시키고 충돌을 ‘질서’의 틀 내에 잡아 둘 권력이 필요하였다.”
태초부터 국가란 없었다. 국가는 인류 사회에 언제나 있었던 것이 아니다. 원시사회에서는 국가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생산력이 발전하여 잉여생산물이 등장하자 이 잉여생산물을 한 계급이 착취, 전유하는 것을 통해 사회에 계급이 등장하였다. 여기서 사회적 갈등이 형성되자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 생겨난 것이 국가이다.

피지배계급에게 국가가 괴물인 이유는 국가가 공통적으로 국민을 지역에 따라 구분하고, 별도의 자립적인 공권력을 설립하여 피지배계급을 억압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조세를 걷고 “관리들은 공권력과 징세권을 가짐으로써 사회의 기관이면서도 사회 위에 군림”하게 된다.
“국가는 계급 대립을 억제할 필요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동시에 그것은 이 계급들의 충돌 한가운데서 발생했기 때문에, 그것은 대개 가장 강력한 계급, 경제적으로 지배하는 계급의 국가이다. 이 계급은 국가의 힘을 빌어 정치적으로도 지배하는 계급이 되며 그리하여 피억압 계급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새로운 수단을 획득한다. 따라서 고대 국가는 무엇보다도 노예를 억압하기 위한 노예 소유자들의 국가였으며, 봉건 국가는 농노와 예농을 억압하기 위한 귀족의 기관이었다. 그리고 현대의 대의제 국가는 자본이 임금노동을 착취하기 위한 도구이다.”

요약하자면 국가가 괴물인 이유는, (특히 피지배계급에게는) 국가는 “사회로부터 발생하였으나, 사회 위에서 점점 더 사회에 낯선 것이 되어 가는 권력”이자 동시에 국가는 계급대립의 산물로서 모든 국가는 당시의 지배계급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3. 자본주의 국가

따라서 자본주의라는 사회체제 하에서 국가는 지배계급인 자본가들의 국가이다. “현대의 국가권력은 부르주아 계급 전체의 공동 업무를 처리하는 하나의 위원회일 뿐이다”
이러한 부르주아 국가는 역사적으로 다양한 형태를 취하였다. 군주제, 부르주아민주주의, 보나파르체제, 파쇼체제 등을 들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다양한 형태를 취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자본의 독재를 표현하는 형태일 뿐이다.


4. 노동자 계급은 괴물 같은 지금까지의 국가와 단절하고 새로운 유형의 국가, ‘노동자 국가’를 건설해야한다

노동자계급은 부르주아 국가의 타도, 폐지 이후 노동자국가라는 새로운 유형의 국가를 수립해야 한다. 그런데 노동자계급에 의해 수립되는 노동자 국가 역시 국가인 이상 여전히 계급지배의 도구이다. 그러나 노동자국가는 기존의 계급국가들과는 다른 목적을 위해 움직이는 국가이다.

- 노동자국가는 부르주아 국가와 단절을 하는 국가이다.
우선 노동자국가는 기존의 부르주아 국가의 각종 억압기구들과 이데올로기 기구들을 그대로 인수하여 활용하지 않을 것이다.
사민주의자들이나 기회주의자들은 국가가 중립적이고 초계급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이러한 생각에서 선거, 의회 등을 통해 집권만 하면 친노동자적 정책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부르주아 국가의 기구들은 부르주아의 계급지배를 위해 봉사하던 기구들이며, 또 이러한 목적을 위해 설계된 기구들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구는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노동자국가는 부르주아 국가와 근본적인 단절을 하는 국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국가는 새로운 내용과 새로운 국가기구로 채워진다. 이러한 노동자국가의 특성은 역사적으로 파리코뮨과 러시아의 소비에트를 통해 나타났다.
노동자국가를 수립하는 과정은 단순히 기존 국가를 장악하는 길이 되지 않을 것이며, 발전된 노동자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새로운 민중권력 기관이 형성되어 기존 국가기구를 대체해 갈 것이다.

- 노동자국가는 착취계급의 근절, 계급의 폐지, 국가의 사멸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이다.
과거의 국가가 착취계급이 피착취계급을 지배하고 억압하여 경제적 착취를 유지하려는 목적의 국가였다면, 노동자국가는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피착취계급이 지배계급이 되는 국가, 피착취계급이 착취와 지배를 종식시키기 위해 착취계급을 억압하는 국가이다. 이 과정에서 폭력이나 억압의 사용은 그 당시 구체적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노동자 국가가 착취계급을 억압하는 것은 기존의 계급국가들처럼 단지 이들을 새로운 피지배계급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다. 노동자 국가는 이 과정을 통해 계급 일반의 폐지와 모든 인간의 해방을 추구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성취되는 정도에 따라 국가는 사멸해갈 것이다.
발행. 노동해방실천연대(준) 홈페이지. www.hbyd.org 주소. (140-880)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3가 40-10 인영빌딩 3층 전화. 02) 2275-1910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