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대)연합’ - 역사적 평가가 부재한 정치공학

1. 진보대연합 - 몰역사적인 정치공학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보대연합 혹은 진보정치대통합이라는 일종의 ‘진보(대)연합’이 주장되고 있다. 하지만 진보대연합은 왜 진보정당운동이 10년도 안되서 정치적으로 파산했는지에 대해서 근본적인 원인을 전혀 분석하지 않기 때문에 몰역사적이다. 또 창조한국당을 포함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지지율만 가지고 산술적인 더하기 빼기만을 하고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정치공학적이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노동자 계급이 정치적으로 발전할 수 있겠는가라는, 노동자 계급의 선거투쟁 전술이 아니다.
2. 진보정당운동 10년, 망했다 - 그것이 역사적인 평가이다
진보정당운동은 망했다. 그것이 역사적인 평가이다.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이 분당했다는 것은 그 현상일 뿐, 민주노동당으로 대표되었던 노동자 정치세력화, 진보정당운동이 정치적으로 파산했다는 것이 본질이다. 여기서 출발하지 않는 모든 논의는 운동 주체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 근거하지 않기 때문에 비주체적이요 몰역사적이며, 그래서 정치공학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럼 왜 진보정당운동이 망했는가? 분명 2000년 노동자 정당, 진보정당운동은 처음부터 실패를 예고한 것은 아니었다. 2002년 지방선거와 대선 이후 2004년 총선까지 민주노동당은 외형적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진보정당이 점점 우경화되고 탈노동계급화되면서 열린우리당 2중대를 벗어나지 못했고 비정규직 철폐와 같은 노동자 계급 전체의 과제에 투철하지 못했다. 고 류기혁 열사 정국에서 현대차 정규직 노조가 열사를 부정하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에 치뤄졌던 2005년 울산 북구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비정규직을 도입했던 정규직 노조위원장 관료를 후보로 내세웠다가 참패했다. 노동자 계급의 1차 경고였던 셈이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은 이후 전혀 혁신되지 못했다. 결국 2007년 민주노동당의 대선 참패는 노동자 계급이 진보정당운동에 내린 심판이었다.
3. 이 시대 노동자의 진보란 사회주의
그렇다면 새로운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무엇인가? 이 시대 진보정치란 무엇이어야 하는가?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전했는데, 바로 그 자본주의 자체 때문에 노동자 계급과 민중의 삶이 고통스러운 게 현실이다. 반면에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 자본주의는 자본가 계급 스스로도 체제가 유지되는데 안정감을 갖지 못할 정도이다. 그래서 지금 이 시대에 노동자에게 진보의 기준은 반자본주의, 즉 사회주의이다. 시대를 앞서가는 정치세력은, 특히 진보적인 정치세력은 바로 이러한 시대정신을 꿰뚫고 역사적 과제를 인식할 때만이 정치적으로 발전한다. 그래서 지금 진보적인 정치세력이라면, 노동자 계급에게 새로운 사회주의를 하자고 주장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은 오히려 쁘띠부르주아적 속성이 강화되고 있다. 특히 노동자 계급의 계급투쟁이 그 정도가 잦아들고 계급역관계에서 자본가 계급이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진보정당들의 탈노동계급화가 진행되면서 더더욱 진보의 내용마저도 우경화되고있다.
4. 탈노동계급화된 진보정당들의 참패가 예상된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에서 진보정당운동 10년의 정치적 파산은 다시한번 검증될 수 밖에 없다. 노동자 계급이 실패한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내린 심판은 아직 끝난게 아니다. 정치공학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계급투쟁의 역사가 그렇다. 미안한 말씀이지만 탈계급화된 진보정당들은 노동자 계급의 지지를 받지 못한 채, 참패할 것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