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이하 전비연) 본 조직이 출범하였다. 류재운 전비연 부의장 동지에게 본 조직 출범까지의 경과와 의의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오지랖이 넓어서 그런지 맡은 게 많다’고 말하는 류재운 동지는 현재 전국문화예술 노조 수석부위원장,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동지구 의장, 애니메이션 노조 지부장이다.)


1. 본 조직 출범까지의 경과는?

일단 본격적인 비정규직 투쟁이 99년부터 시작됐다. 비정규직 노조로 애니매이션 노조를 99년 7월 31일 띄웠고, 그 후에 재능교사 노조, 세종문화회관 노조, 서울경인지역 설계노조가 건설되면서 재능교사 노조가 파업에 곧바로 들어갔고 그때부터 싸움이 한통 계약직, 이랜드 비정규직 정규직화 투쟁으로 쭉쭉 벌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까지는 사실 수면 밑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 보수언론에서 다루지 않으려고 안달을 했었다. 싸움들은 무지무지 벌어졌지만....... 재능교사 노조가 임단협 체결을 이끌어냈고 이랜드 노조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이끌어냈다. 1999년에는 전태일 정신을 이어받는 “지역노조연대회의”라는 게 만들어졌지만 실직적인 성과는 없었다. 2000년에는 서울지역비정규연대회의(이하 서비연)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지역노조연대회의는 서비연에 통합되었다. 특수고용대책회의는 그 후에 만들어졌다. 그리고 레미콘 동지들이 여의도에서 도끼와 오햄마에 두드려 맞았다. 그리고는 연행, 구속 등등 동지들의 희생이 작심했다. 그리고 비로소 전국비정규노조대표자연대회의(이하 전비연) 준비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전노협이나 선배 노동운동가들의 정신을 훼손시키지 않겠다는 다짐들을 하고 모였던 동지들이다. 전비연 대표자들은 극좌 모험주의와 극우 노사협조주의는 스스로 경계를 하고 있다. 가슴아프게 사랑하는 동지를 잃기도 했다. 바로 재능교사 노조 정종태 동지와 근로복지공단 비정규 노조 이용석 열사다. 열사의 정신을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욱 가열찬 투쟁을 전개하려고 하고 있다.

전비연은 지금은 수평적으로 확대가 돼서, 서비연, 공비연(공공부문 비정규 노조 연대회의), 학비연(학교 비정규 연대회의) 등 비정규직 조직들이 횡으로 날로 조직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비정규직 제3노총 만드는 거 아니냐?” 그런 얘기를 많이 듣고 있는데 그동안에 오해는 많이 불식이 되었다. 전비연 내로 다 들어와라 이거는 아니다. 전비연은 수평적인 틀이다. 흔히 오해하는 게 많이 있는데, 어느 날 전비연에 어떻게 가입을 하느냐라는 전화가 와서, 사업장을 물어보니까 00연맹이 받아 안아야할 사업이길래 연맹으로 가야지 왜 전비연으로 오려고 하느냐고 하자, 전비연이 비정규연맹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조건에 따른 한계일 수 있다. 모든 고통 받는 노동자들을 포괄하려고 한다. 이주노동자들도 전비연에 함께 하고 있다.


2. 본 조직 출범의 의의는? 준비위원회와 비교해서 어떤 변화가 있는가?

바야흐로 출범식을 하면서 수면 위로 비정규직의 실상과 정책적 폭력성들이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이제는 ‘노동운동 한다’고 하면 ‘비정규직 노동운동 한다’고 하지 않으면 어디서 명함도 못 내미는 이런 상황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인식의 발로이다. 어디 노동운동이 정규직운동이 따로 있고 비정규직 운동이 따로 있었나? 이것은 운동 자체를 갈라치기 하려는 자본의 논리에 놀아나는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연대는 참 힘들다. 전비연은 이번에 공식 출범하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강고한 연대의 틀을 만들고자 한다. 준비위원회 체계와 틀려진 것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준비 위원회는 전국비정규직노조대표자연대회의 준비위원회였다. 이때까지는 노조 대표자들만 참여를 했었다. 이제는 공식적으로 전국비정규노동조합연대회의가 되면서 조합원들도 자격요건을 갖추게 되었다. 또 민주노총에 요구하는 것이 있다. 전해투처럼 특위나 상설기구화 하자는 것이었다. 민주노총 내부에서 비정규직 목소리를 낼 창구가 아직은 없다. 이제 공식적으로 대의원대회나 회의 체계에서 내고 싶고 내겠다는 것이다. 현재 전비연 내의 민주노총 대의원수는 몇 명 되지 않고 있다. 이렇다면 곤란하지 않겠나? 그렇게 된다면 지금까지 맨땅에 헤딩하는 사업방식보다는 좀 더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광범위한 논의를 통해서 정말로 대의원이나 조합원들에게까지 인정을 받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3. 하반기 비정규직 투쟁은?

저도 그저께 삭발을 했는데, 우리 동지들이 전부 뚜껑이 열려있다. 화물연대 동지가 2일 날 또 죽었다. 이거 동지들 막 죽어나가는 것 아닌가, 불안하기도 하다. 그만큼 노동탄압이 심하다는 반증이다. 지금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박대규 의장과 레미콘 동지들 4명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 있는데, 천막도 못 치게 하고 있다. 건설운송노조나 덤프연대나 화물연대나 학습지, 골프장 도우미, 철도 매점 등 이들이 전부 열이 받아있다. 이유는 노동자성 불인정이다. 노동기본권 보장하라는 것이다. 노사정위에서도 특수고용노동자(이하 특고)는 다루지도 않고 있다. 특고는 또 특이하다.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합법적인 쟁의신청하고 조정신청하고 교섭하고 파업하고 할 것 다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부에서는 인정했는데 사법부에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하반기 민주노총 싸움에 특고가 싸움의 물고는 텄다. 현장의 이해와 요구가 얼마나 분출되는가에 따라서 지도부에서는 당황하지 않고 제대로 된 방향으로 이 싸움을 끌고나갈 다짐은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