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 변]
총연맹은 조직혁신안에서 2006년 3월 1일 전조합원 총투표를 통한 산별 전환을 제출했다. 반면 몇 년 전부터 비정규직 조직화의 유효한 조직틀로서 지역일반노조가 주목받고 있다. 그럼 업종별 산별 전환과 지역일반노조 체계는 서로 부딪히지는 않는가. 노동운동의 해묵은 과제인 산별 전환과 사활을 걸어야 할 과제인 비정규직 조직화, 이 두 가지 과제와 관련해서 지역일반노조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서, 김동중 동지에게 들어보았다.


1. 대전지역일반노조에 대한 소개?

대전지역본부 산하로, 작년 3월 설립했다. 당시 지역본부 차원에서 중소영세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하자는 논의 속에서 출범을 하게 되었다. 가입 대상은 실업자부터, 중소영세비정규직 노동자는 물론, 정규직도 따지지 않는다. 대부분 중소영세사업장이 용역업체가 많아서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것이다.


2. 지역일반노조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있다. 예를 들어 조합원들이 수많은 사업장에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임단협만 해도 시간이 부족하다든가, 조직화는 되어있지만 이름만 걸어놓은 경우도 있다든가...

전체적으로 일반노조에 대한 평가가 1년 365일 투쟁한다는 것이다. 임단협 하나 끝나면 또하나 생기고... 평가들에 대해 일부 사실이다.
그러나 지역일반노조는 그동안 노동운동의 사각지대였던 중소영세비정규직 조직화의 유력한 수단이다. 기업별 노동조합의 한계와 사실상의 소산별 구조 체계인 연맹 체계의 한계를 넘어, 지역을 중심으로 소위 단결과 연대 투쟁의 전형들을 만들어 내자는 취지인데, 아직까지는 유효하다.


3. 연맹과의 관계는? 조직화 대상이 겹쳐서 생기는 껄끄러움은 없나?

연맹이 산별, 조직 구획 정비를 하다 보니까, 일반 노조와 마찰하는 데가 몇 군데 있는데 중요하진 않다. 중소영세사업장의 경우, 지금의 연맹 체제에서는 조직화가 쉽지 않은 차원이 있기 때문이다. 대립적이라기보다는 상호 보완적 관계다. 구획정리도 중요한 것일 수 있겠지만, 사실상 노동3권조차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안정적인 틀로 만들어낼 수 있는 틀로서, 산별의 준비테세보다는 현실적이지 않겠나.


4. 산별노조가 진정으로 건설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을 실질적으로 포괄할 수 있는가 없는가 관건이다. 이에 입각해서 산별 전환과 지역일반노조 체계의 관계는?

업종 산별 체제로 간다는 건데, 궁극적으로 비정규직 조직화의 틀에서 지역일반노조가 갖고 있는 장점의 틀을 확실히 뛰어넘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확언할 수 없다. 반면 지금과 같은 형태가 문제가 되고 있긴 하지만, 산별로 전환하는 것보다 유력한 대안 체제가 될 수 있나. 둘 다 회의적이다. 가장 중심에서 사고해야 할 것은, 조직전망을 찾아가는데 있어서 진정으로 비정규직과 정규직, 대공장과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가 진정으로 하나될 수 있는 틀은 무엇이냐가 아닌가?
그러나 기존의 시스템을 근거로 한 조직화 방안은 쉽지 않다. 애매한 산별 구조에서 한 사업장에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가 있는 형태들, 자본이 요구하는 분열의 형태를 민주노조운동 내에서 조직의 틀로서 받아안고 있는 것은 매우 문제가 있다. 중소영세비정규직을 조직하기 위한 조직체계가 필요한 거지... 기존의 체계에서 이들을 포괄할 수 있을 것인가? 태생적 한계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의 산별 구조들은 조금 위험하다.


5. 비정규직 조직화의 경로와 관련 총연맹을 평가한다면?

산별 만능론은 위험하다. 왜 산별 만능론이라고 부정적 단어를 쓰냐하면, 갑자기 비정규직이 나타난 것도 아니고 심각성이 갑자기 드러난 것도 아니라 이미 존재했던 현상들인데, 산별 전환을 통해서 비정규직, 중소 영세 노동자를 포괄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별 자체가 기업별 노조를 뛰어넘기 때문에 가입이 용이한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비정규직 조직화의 모든 것을 산별 전환 ‘이후’로 제기하는 게 아닌가.
50억 기금과 관련해서 총연맹 차원에서 활동가 양성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인데, 결국은 의지의 문제가 있다. 계획은 좋은데, 진짜 집행을 하려고 하는 의지가 전혀 보여지고 있지 않다. 일선 현장에 있는 활동가가 보기엔, 전략은 나와있는데 선언과 계획으로 그치고 있는게 아니냐. 비정규직 노동자가 주체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절대 가능할 수 없다. 비정규 조직화에서 가장 큰 문제가 시혜적 관점이다. 대리주의로 간다면 활동가가 천명이 되든 만명이 되든 불가능하다. 그런데 주체화할 프로그램들은 전무한게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