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어가는 자본주의의 잔인한 속임수 - 특수고용직

썩어가는 자본주의의 잔인한 속임수 - 특수고용직
자본주의가 고도화하고, 유휴자본이 증가하면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착시현상이 발생한다. 그중의 하나가 2차산업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하나다. 자본이 외주를 늘리면서 공장생산에 포함되었던 분야가 3차산업으로 분류되는 일이 발생한다. 마찬가지로 생산직 노동자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더욱 가관인 것은 많은 노동자들이 피고용관계에서 해방되어 자영업자, 혹은 자유직종으로 전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다.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중에 자영업자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이유는 정리해고를 비롯한 노동현장에서 노동력의 출출과정이 주된 작용을 했지만 특수고용직으로 불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증대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 그래서 소위 프리랜서라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불안정고용상태에 놓여 있는 IT 노동자들부터 야쿠르트 아줌마처럼 사업자신고를 해놓고 유니폼을 입혀 관리하는 도둑놈 심보까지 천태양상이다.
그러나 가장 황당무계하고 옆에서 보기에도 속 쓰리는 일은 사업주가 선심 쓰듯이 노동자에게 유휴자본을 떠넘긴 강제지입에 의한 트럭 사장님들이다. 레미콘을 비롯해 덤프트럭까지 노동자들은 소자본가로서 행세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이는 마치 연장을 소유한 매뉴팩처 노동자들처럼 허위의식만을 만들고 사실상 자본에 철저히 포섭되고 과도착취에 시달리는 상태로 전락하는 것이다.
화물운송 노동자들의 영웅적 투쟁이 남긴 것
IMF 이후에 이들 노동자들의 지속적인 삶의 질의 저하는 화물연대를 필두로 최근 덤프연대까지 투쟁의 대열로 나서게 하였다. 그러나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장쾌한 투쟁에도 경유값 보조금을 비롯해서 물류비 현실화까지 어떤 요구도 그 성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투쟁은 절대 헛되지 않는 법, 전투적인 투쟁의 축적을 통해서 지입차주들은 서서히 스스로를 노동자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사장님이란 칭호가 주는 허위의식이 노동자의식의 성장을 지금껏 막아 왔지만 생활고에 몰리고 있는 지입차 노동자들은 노동자의식으로 단결하지 않으면 더 이상 자신의 처지를 개선하는 길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
따라서 화물연대와 덤프연대의 노동자들이 노동자의식으로 단결의 정도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실제 화물연대 노동자들과 함께 오랫동안 투쟁을 함께 했던 활동가도 운송노동자들이 계속된 생존권 투쟁을 통해, 노동조합을 사업주들의 조합정도로 인식하던 경향이 차차 누그러지고, 노동자로서 단결해야 한다는 의식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제도적, 그리고 의식적인 측면에서 노동자성의 확보는 이 사회를 노동과 자본의 대립이라는 엄연한 현실로부터 비껴가게 하는 소자본가 계급의식에 머물러 있는 자영업자로 불리나 사실상 준노동자인 대중들의 의식과 단결의 정도를 강화하는 데 핵심적 과제라 할 수 있다.
이제는 무엇을 요구하고 싸울 것인가?
우선적으로 노동자성 확보가 당면한 과제이지만 특수고용직 노동자, 그중에서도 물류노동자들은 절박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반시장주의적 해결방식, 나아가 사회주의적 해결방식을 자신의 요구로 만들어가야 한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과잉자본과 과당경쟁, 그리고 그 손실의 노동자 전가를 해결하기 위한 본격적인 요구를 해야 한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공동물류를 위한 공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이 공사는 지입차량을 전량 매수하여 부채를 해결하고, 지입차량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것은 버스공영제를 실시하는 지방자치단체도 똑같은 과정을 밟는 것이다. 다만 대상이 민간버스업자일 뿐이다.
소유의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노동자에게 미래를 설계할 자유는 없다. 노동운동이 생산수단의 사회화를 지향하고 노동자의 통제를 위한 운동, 즉 사회주의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매시기 자신의 목표를 현실의 운동과 결합해야 한다. 그러한 요구를 오로지 결정적인 순간, 혹은 세상이 바뀌고 나서 하는 먼 미래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매순간 자신의 절박한 요구와 궁극적 요구를 결합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요구가 당장의 대중적 요구가 되기에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활동가들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토론되고, 그 실현가능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검토할 것이 요구된다. 특히 노동자들 사이에서 수송비를 현실화하는 노력이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 이때 어떻게 대안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 대중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 이러한 논의의 결과물로서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해결할 방안으로 대중에게 승인받는 과정이 요구된다. 특히 지자체 등을 통해 자신들의 후보를 내세우고 이러한 요구를 선도적으로 제기할 후보를 발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