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국비정규직노조대표자연대회의(준) 대한 평가?

비정규직노동자운동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비정규노동자들이 이후에는 투쟁부대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정규직들도 자기투쟁은 치열하지만 아직 계급적, 과학적 인식은 터무니없이 모자란다. 화물연대나 건설운송노조 정도가 실제 파괴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노동자로서의 자각이 많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비정규투쟁사업장은 사실 자신들의 조건과 처지가 너무 목이마르니까 그냥 투쟁하는 것이다. 특수고용과 사내하청이 투쟁하고 결국 이걸 모아놓으면 비정규직 투쟁이 되는 것인데 정치적인 안내는 턱없이 모자랄 뿐만 아니라 엄두도 못 내고 있고, 거기에 대한 자각이 없다보니까 운송비단가, 경유가 이런 문제에 매몰되고 있다. 정규직에 대한 계급적 의미 보다는 내가 좀 좋아지기 위한, 잘리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이다. 여기서 깨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규직은 안 그렇지만 비정규직은 자기스스로가 바닥이라는 생각을 한다. 자기 존재에 대한 이러한 인식이 있는 것이다. 문제는 활동가들이 여기에 대한 정치적인 안내를 할 실력이 없는 것이다.
전비연은 따지고 보면 집행력이라는 것이 없다. 전비연은 현재 내용으로서는 상설적 공동 투쟁체라고 판단하는데 아직까지는 대중적인 파괴력이나 힘을 갖고 움직일 수 있는 조직 상태는 아니다. 지금까지는 상징적 의미가 컸다. 그런 것으로 기능을 한 대표적인 사례가 열우당사 점거 투쟁과 타워크레인 투쟁이었다. 그것을 넘어서야 하는데 아직까진 그런 한계에 머물고 있다.


2. 민주노동당의 비정규직철폐투쟁에 대한 평가?

전비연도 마찬가지긴 한데 현재 좌표와 지형을 잘 판단하면 전망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현안투쟁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고 그런 문제는 함께 고민해야 한다. 올 초 민주노동당이 제출했다가 비판받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한 국채발행 정책은 당의 계급적 지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실련 같은 시민단체도 아니고 이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여전히 비정규직은 시혜 내지는 동정의 대상 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사회변혁을 지향하는 당으로서는 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진단과 전망?

솔직히 개악안이 통과되는 것을 통해서 비정규노동자들이 자각하고 전체노동자들이 자각하면서 오히려 더 큰 반격을 준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도 든다. 사실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깨져도 의미 있게 깨지면 좋은데 이겨도 지금 상황에서는 남는 것이 없다.
비정규직들 올 상반기에 사실상 총파업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내하청투쟁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드는 게 물론 대중적 파급력은 아직 한참 멀었지만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전선을 형성한 것이다. 이런 것들이 자꾸 발전하고 도약해야 한다.
지금은 정규직도 힘든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까 내 밥그릇만 건들지 말라는 식의 의식이 있다. 노동법개악도 그런 의식의 연장인지도 모르겠다. 비정규직을 더 못살게 해야 정규직이 사는 것은 아니다. 정규직이 살아남으려면 서로 같이 투쟁해야 한다. 정규직에게 배타적 이기주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고백을 해야 한다. 투쟁은 연봉 올리는 것이 목표이지만 문제는 배타적이었다는 것이다.
하나의 경향이 있는데 사내하청지회, 무슨비정규직지회... 세상 어느 나라 노동운동 역사에 산별이란 단위에서 비정규직 노조를 따로 만든 사례가 있는가. 단병호위원장시절에 이미 있었던 단협 때 요구사항을 넣어서 비정규직 정규직화 하라는 지침이 아직도 있다. 그런데 문제의식이 없다. 막연히 비정규직 노조, 비정규직 지회라는 것은 상당히 우려스럽다. 산별은 어디까지나 형식이다. 어떤 경우에도 형식이 내용을 대신할 수는 없다. 내용은 계급성이다. 형식을 만드는 것은 중요하지만 내용을 채워가려는 노력 없이 산별만 가지고 비정규직을 포괄하려고 하는 것은 환상이다. 비정규직을 포괄하면서 가겠다면서 비정규직 지부 같은 것은 말이 안 된다. 산별 안에서 혹시 필요하다면 비정규직 특위 같은 식으로 가야하는데, 현재 경향은 우려스럽다.
올해 대리주의란 말이 등장했다. 그런 식으로 얻는 성과는 운동적으로는 전혀 의미가 없다. 어떤 경우에도 노동자로서 자각하고 깨어나고 조직적 성과로 연결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사회전체에 대한 변혁이고 이런 것에 대한 연관 없이 해결하고 보자 같은 식은 당장은 약이 될지도 모르지만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