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하이닉스 매그나칩, 현대하이스코. 기륭전자 그리고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대우자동차 창원공장 등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치열하게 투쟁했다. 하지만 작년 한 해 우리가 확인한 것은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치열한 투쟁에 반해 정규직노동조합은 단사에서 뿐만 아니라 총연맹, 그리고 민주노동당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연대투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본의 탄압에 맞서 투쟁 중일 때 자동차 공장 정규직노동조합은 임단협을 체결함으로써 비정규직 노동자뿐만 아니라 전체노동자계급에게 등을 돌렸다. 올해도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정규직노동조합이 작년에 보여주었던 행위는 계속되서는 안 된다. 전체노동자계급의 공멸의 길이기 때문이다.


2006년 임단협 투쟁을 비정규직노동자와의 공동투쟁으로

올해 정규직과 비정규직노동자의 투쟁은 같이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노동자의 '핵심 공동 요구안'을 만들어야 한다. 정규직화 투쟁이 진행된 공장에서는 '정규직화 쟁취·비정규직 철폐'를 공동의 요구로 잡아야 한다. 그리고 임단협에서는 비정규직과 정규직 모두에게 적용되는 부분을 공동의 요구로 만들어야 한다.

투쟁 역시 공동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모든 집회 때마다 '비정규직 철폐'가 외쳐지지만 정작 공장 안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공동 집회조차 해본 적이 없는 것이 우리 노동운동의 현실이다. 모든 현장조직은 '비정규직과의 공동투쟁'을 선언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조직적으로 함께 활동하자. 그리고 전체적으로는 '연대회의 정도'가 아니라 2006년 투쟁을 위한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공동 투쟁 본부'를 구성하고 '공동 출정식'부터 시작하자.

요구와 투쟁을 같이 했다면 마무리 역시 같이 해야 한다. 투쟁의 출발과 과정 그리고 마무리를 함께 한다면 한쪽이 먼저 투쟁전선에서 이탈하는 것을 최대한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산별노조 전환 동시 총회를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동시 총회로

금속연맹은 산별노조 전환을 위해 5월 말 경에 자동차 공장을 포함해 모든 노동조합의 '조직 형태 변경을 위한 동시 총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서인지 3월 2일 4시간 총파업에는 현대차, 기아차 그리고 대우차까지 오랜만에 파업에 동참을 했다.

하지만 형식만 산별노조로 간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산별노조다운 의식과 실천력을 보여야 한다. 산별노조를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피해가기 위한 방법으로 극히 소극적으로 얘기하는 경우가 있다. 또 금속노조는 산별노조에 있어서는 안 될 기업지부를 인정하고 있다.

산별노조는 자본가계급과 정권의 탄압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위해 등장한 것이었다. 초기 노동조합들은 숙련공 중심이었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미숙련노동자들이 급격히 늘어났고 이들 미숙련노동자를 조직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산별노조였다. 즉 산별노조는 숙련과 미숙련이라는 노동자계급 내의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노동자계급 스스로의 노력이었다.

지금 노동운동에 요구되는 산별정신은 바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열을 극복하는 것이며 따라서 산별전환 총회는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총회'가 되어야 한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공동투쟁에는 예상치 못한 난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분열을 극복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한 자본가계급이 만들어 놓은 노동자 내부의 분열은 극복될 수 없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공동 투쟁은 더 이상 '조합원 정서를 운운하며 도망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조합원 정서를 말하기 전에 공동투쟁을 위한 노력을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