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총선 당시에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에게 ‘사표론’을 내세우며, 민주노동당 지지철회를 요구했던 유시민의원이 복지부장관 후보로 내정되었다. 유시민의원의 장관 내정에 대해서 한나라당 뿐만이 아니라 열린우리당 일부에서도 강하게 반발했으며, 이로 인해 유시민 내정자는 뉴스의 초점이 되기도 했다. 노무현대통령은 여.야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유시민의원을 장관으로 내정했다. 노대통령은 오히려 유시민 내정자를 차세대 지도자로 추켜세우면서 국민연금 개혁의 적임자라고 했다.


과연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내정자는 국민연금 개혁의 적임자인가?


노무현정권과 유시민의원에게 매우 비판적이었던 수구언론인 조.중.동조차도 유시민 내정자를 국민연금 개혁의 적임자인양 떠들고 있다.

중앙일보는 유시민 내정자에 대해 ‘싸가지가 없다’라고 하면서도 한편으로 “이렇게 정책을 따지다 보면 유시민은 독불장군이 아니라 협상이 가능한 상식인이다. 그의 이미지처럼 과격하기보다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그렇다면 일단 그에게 일을 맡겨보자. '연금 폭탄'을 해체하려면 욕을 먹더라도 밀어붙일 추진력이 절실한 시점이기 때문이다.”라고 추켜세우고 있다. 수구언론인 중앙일보의 이러한 기사만 보더라도 유시민 내정자는 노무현정권의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추종할 인물이라는 것이 자명하다.


유시민의원이 복지부장관으로 내정된 이후에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과 건강네트워크, 평등사회민중의료연합 등 보건의료 관련 사회단체들이 유시민 내정자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한 지난 1월 13일에 의료연대회의는 성명에서 “우리는 유시민 장관내정자의 입장을 주목한다. 유시민 내정자의 장관내정 확인 후 일성은 국민 건강이 세계 일류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보건의료산업이 세계 일류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중략)유시민 내정자가 개혁적 인사라는 것을 확인하는 길은 영리병원허용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혀 극단으로 치닫는 사회양극화로부터 우리 사회를 보호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며 우리는 유시민 내정자가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우리 노동자들은 이처럼 시민.사회단체에서 반대하는 인물인 유시민 내정자를 국민연금 개혁의 적임자라고 할 수 없다. 유시민 내정자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신봉하는 시장주의자이며, 수구언론이 말하는 좌파가 아닐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가 말하는 개혁적 인사도 아니다.


유시민 내정자는 ‘보건의료산업의 세계 일류화‘를 위해 ’병원주식회사‘의 설립을 허용하고 2047년에는 국민연금이 고갈되기 때문에 국민연금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노후소득의 보장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로써, 우리나라는 1988년부터 국민연금제도를 시행해오고 있다. 국민연금은 소득에 따라 부과하는 사회보험으로서 현재 보험료율은 소득의 9%이고 급여율은 60% 이다. 즉 자신의 소득에 따라 소득 대비 9%의 금액을 납부하면 연금을 받을 때에는 기준소득의 60%를 수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정부와 유시민 장관내정자는 보험료율을 현재 9%에서 15.9%로, 급여율을 60%에서 50%로 변경하자는 등의 국민연금 개혁을 제기하고 있다. 2047년에는 국민연금이 고갈된다는 명분을 빌미로 소위 ‘더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으로 개혁하자고 한다. 이는 노동계급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에 국민연금에 대한 개혁이 아니라 개악에 가깝다.

국민연금은 사회보험으로서 소득의 재분배 역할을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 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아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국민연금은 글자 그대로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사회보험이지만 현재 국민연금 지역가입자의 경우에는 절반에 가까운 국민들이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일시적인 실직자인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영세사업장이나 비정규직 노동자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기업이나 파견업체의 소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의 국민연금 가입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노동자들이 국민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그런데도 유시민 내정자는 노동자를 비롯하여 소득이 투명하게 노출된 사람에게 보험료를 더 내고 혜택을 줄이는 연금개혁을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노무현정권과 유시민 내정자의 신자유주의적 국민연금 개혁에 대해 반대하며, 노동자를 비롯하여 전민중의 노후가 보장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요구를 주장한다.

첫째, 연금운영 및 평가에 있어서 노동계급의 참여를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
둘째, 전체 국민이 노후에 생존의 기본권을 누릴 수 있는 기초연금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셋째, 국민연금의 재원으로 국가 기간산업, 의료기관 등을 소유하여 생산수단의 사회화를 확대할 것을 요구한다.
넷째, 국민연금 재원으로 시급하게 공공 양로원 등의 노인복지시설을 확보하여 운영할 것을 요구한다.
다섯째,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을 비롯하여 건강보험 등 모든 공보험에 대해 종합적인 정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한다.

무엇보다도 국민연금을 제대로 납부할 수 있도록 모든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저임금을 강요하는 비정규직을 철폐할 것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