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인쇄골에서 민주노조를 사.수.한다
- 인쇄노조 성진애드컴 분회, 점거 투쟁 중

눈에 흙이 들어가도 노조는 안된다?
지난 20일 오전 8시, 인쇄노조 성진애드컴 분회 조합원들과 연대 동지들 수십 명이 을지로에 있는 성진애드컴 본사를 점거했다. 현재 요구 사항은 크게 세 가지 이다. 부당 해고한 조합원에 대한 원직 복직, 노동조합 인정과 단체협약 체결, 감시카메라와 용역경비 등 반인권적 행위 중단이다. 성진애드컴 분회는 사장과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성진애드컴 분회는 작년 2004년 5월 노동조합을 설립하였다. 이후 1년 6개월 동안 단체협상을 진행했지만, 사장은 “눈에 흙이 들어가도 노조와는 협상하지 않겠다”며 만나지도 않고 있었다. 오히려 사측은 조합원을 징계하고 임금을 체불하면서 노조를 탄압하고 있었다.
욕 좀 하지 말라!
심지어 사장 아들이자 회사 이사인 김세진 이사(31세)는 노동자들을 인간 취급하지 않았다. 오죽 했으면 점거 농성 중인 한 조합원은 “사장 아들에게 욕 좀 하지 말라 얘기 해달라”고 지회장에게 부탁할까. 김세진 이사는 욕설은 물론이거니와 여성 조합원들에게는 언어적 성폭력까지 서슴치 않았다. 여성 조합원들이 생리휴가를 요구하자, 산부인과에 가서 생리증명진단서를 떼오라고까지 했다.
CCTV에 도청기까지, 노동자 감시
성진애드컴 사측의 노조 탄압은 노동자 감시에 이르면 극에 달한다. 올해초 사측은 CCTV를 설치했다. 보안 때문이라고 했지만, 뜯어낸 CCTV 속에는 도청기까지 있었다. 심지어 감시기록까지 있어서, 파일에는 언제 누구와 같이 나갔고, 화장실은 언제 갔다왔고, 전화통화는 몇 분 동안 했는지 모두 적혀 있었다. CCTV가 설치된 이후, 그 사이 감시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에 한 노동자가 회사를 그만 두기도 했었다.
을지로 인쇄골에 민주노조를 세우느냐 못세우느냐
을지로 인쇄골에는 성진애드컴 분회가 유일하게 존재하는 노동조합이다. 성진애드컴 분회의 투쟁은 중소 인쇄 사업장 노동자들이 노동3권을 보장하고 민주노조를 사수하는 투쟁이다.
점거 후, 사측은 구사대를 동원하여 문을 부수기 위해 해머와 쇠파이프를 휘둘렀지만, 조합원들이 투쟁으로 막아냈다. 그러자 사측은 교섭을 하자면서, 단협도 체결하고 사과도 하겠지만, 분회장을 해고하고 민형사상 고소고발은 취하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껍데기만 단협을 체결할 뿐이지, 실질적으로 노조를 파괴하겠다는 것이다.
성진애드컴 분회 동지들의 점거 투쟁이 승리하여 을지로 인쇄골에 민주노조 깃발이 펄럭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