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구독 및 후원 신청 |기관지 위원회 |
정세 |이슈 |국제 |비정규 |쟁점 |민주노동당 |생태 |문화 |전체기사
너희는 빠져 있어?

2010/06/11 ㅣ 정재국

지금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이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와 후원을 했다는 이유로 검찰기소와 함께 해직의 기로에 서 있다. 노무현 정권 때인 2004년 4월 총선 때도 두 조직이 정치활동 자유와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자 지도부를 구금한 적이 있기에 탄압 자체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하나 특정 정당에 가입하고 후원을 했다는 것이 탄압의 이유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굳이 말하자면 정치 성향의 무색무취가 아니라, 그들이 집행하는 행정의 중립성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역사적으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유지 유무의 판가름은 정당 가입과 후원의 유무이다. 그것도 진보정당에만 해당한다.

이런 상황유발은 비단 전교조와 전공노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다. 공공부문이라 일컫는 가스노조와 발전노조는 단체협약 자체가 해지되어 무단협 상태가 되었고, 정책에 반하는 공기업 노동조합에 대한 공세는 지금도 끈질기게 진행되고 있다. 공공부문 노동조합은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통해서, 전교조와 전공노는 공무원이라는 신분을 이용해서 노동조합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

왜 정권은 그토록 집요하게 이들 노조에 대한 고강도 탄압을 할까? 일차적으로는 자신들의 정책에 대해 사사건건 반대하는 것에 대한 본보기차원의 대응일 수 있고, 두 번째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킨 후 공공무분 노동자들의 조직적 정치 참여를 막겠다는 분명한 목표 때문이다. 전교조와 공무원노조가 만들어질 때, 선생이 또는 공무원이 무슨 노동자냐고 고래고래 외쳐대며 노조 결성을 탄압하더니, 역시 그들은 선견지명(?)이 있어 진작에 싹을 자르려 했던 것이다. 결국 지금은 탄압의 이유도 대놓고 말한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목적으로 하는 민주노총이라는 상급조직에 가입했기 때문에 통합 공무원노조 설립필증도 줄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언제까지 공무원의 정치 참여를 막을 것인가? 언제까지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자신들의 정책 추진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할 것인가? 법원 판결 전에 상황을 끝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사실 해서는 안 될 짓을 만든 것 아닌가? 그나마 다행인줄 알아야한다. 노동자들이 그동안 노동자 정치에 대해 학습한 덕분에 낙후한 남한의 정치 구조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이제 와서 그만 두란다.

망했던 그동안의 정치 역사에서 이제는 노동자들이 진정한 정치의 주인이 되어야한다. 이번 전국단위지방선거에서도 눈을 켜고 찾아봐도 노동자 정치의 내용은 보이지 않았다. 내 생의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내야 하는 노동자들에게 정치는 피곤하고 귀찮은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공기와 같은 존재이다. 없으면 죽는 것이다.
자본가와 정권은 많은 정보와 자금력, 운동내부의 허점을 분석, 이용하여 이러한 노동조합의 탈 정치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고, 그 도착점이 전공노와 전교조에서 완성되는 것이다. 소름끼치는 일이긴 하지만 당할 수만은 없다.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을 반드시 사수하자!
발행. 노동해방실천연대(준) 홈페이지. www.hbyd.org 주소. (140-880)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3가 40-10 인영빌딩 3층 전화. 02) 2275-1910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