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기 [노동자 정치학교]의 개강을 보며
- 사회주의 학습을 더욱 확대, 강화하자! -
2010/03/09 ㅣ 이영수 노동자정치학교 교무처장 |

지난 2월 10일(수) 민주노총 서울본부에서 해방연대(준) 부설 [노동자 정치학교] 제1기 입학식과 함께 첫 강의가 진행되었다. 입학식 현수막에는 "노동해방의 사상, 사회주의의 핵심을 학습하자!"는 문구가 선명했다. 이 문구 자체만으로 [노동자 정치학교]는 무언가 다른 느낌을 충분히 불어넣었다.
그동안 우리는 수많은 학습과 교육을 접해왔다. 기본적인 노동조합 교육부터 정치세력화 교육, 정세교육, 노동조합 실무교육 등을 접해왔다. 하지만 의외로 우리는 자본주의를 반대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어떠한 사회를 지향하는지에 대한 교육은 잘 진행되지 않아왔다. 무상교육, 무상의료를 이야기하면서도 서구 복지국가에서 시행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교육만 될 뿐, 어떠한 사상에서 이러한 실천과제들이 나오는지는 잘 이야기되지 못했다. 자본가들의 탐욕을 욕하고, 자본가 정권의 반노동자성을 비판하면서도 정작 우리가 건설할 사회는 무엇인지는 명확히 되지 못했다. 자본론을 공부하고, 노동자의 세계관에 대한 교육이 진행되면서도 정작 노동자 계급의 유일한 대안은 사회주의라는 명확한 문제의식을 던져주는 교육은 없었던 것이다.
지난날 현실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운동진영의 상당수는 사회주의에 대한 냉철한 평가도 없이 사회주의를 내던졌고, 그로 인해 운동은 자신의 전략적 목표 없이 실리주의적의로, 경험주의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노동자 대중들에 대한 교육도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그 결과가 지금 운동의 위기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2008년 전세계적인 경제대공황이 보여주었듯 자본주의의 모순은 점점더 심화되고 있고, 자본가들은 이러한 위기를 노동자에 대한 공격으로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이러한 자본주의의 야만에 노동자계급이 자신의 이념과 사상으로 무장하지 않는다면 운동은 새롭게 발전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 명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조운동을 비롯해 민중운동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노동해방사상을 복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우리 스스로가 사회주의의 핵심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천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사회주의의 핵심적인 내용을 학습하고 교육하는 풍토가 많이 유실되다 보니, 정작 사회주의를 공부해보고자 하는 노동자들이 쉽게 접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사회주의의 기반은 없는데, 사회주의를 자처하는 기회주의적인 아류 이론들이 너무나 넘쳐났던 상황도 사회주의의 핵심을 파악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노동자 정치학교]는 이러한 지점을 극복하고자 개최되었다. 선진 노동자들이 사회주의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도록 강의를 구성하였다. [노동자 정치학교]는 1단계 학습내용으로 역사유물론, 임노동과 자본, 국가론, 정치경제투쟁론, 사회주의혁명론, 전략전술론, 조직론, 사회주의노동운동사 등 8가지 주제로 강의를 구성하였다. 강의 주제만 보면 딱딱하거나 어렵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지만, 단순히 몇가지 인용할만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 핵심 뼈대를 세우고 스스로 실천에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내용들이다. 그리고 교육을 진행하는 강사도, 노동조합 등 현실 운동에 몸담고 있는 동지들을 의식적으로 배치하였다. 이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진행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학생들과 강사가 서로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이다.
예상보다 많은 30여명의 학생들이 [노동자 정치학교] 학생으로 등록하였다. 의외로 많은 노동자들이 사회주의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학습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회주의 사상을 더욱 대중적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노동자 정치학교]의 역할이 더욱 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