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기존의 총평과 연합이 통합을 하여 신연합이 결성되고 나서 일본의 자주적 노동운동은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았다. 춘투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총평은 신연합에 흡수되면서 역사적으로 종언을 맞았다. 그러나 일본의 노동운동은 과거 원산총파업 시절부터 제국주의 수탈에 맞서 조선민중의 투쟁에 적극 연대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전두환이 김대중씨에 대해 사형선고를 내리고 나서 이에 항의해 일본 부두노동자들이 파업을 한 최근의 경험도 가지고 있다.
한일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이 활발히 진행된 것은 80년대 말 한국공단에 진출한 일본자본이 일방적으로 철수를 하자, 일본까지 가서 투쟁한 수미다 노동자들의 원정투쟁이 있었을 때부터다. 수미다 노동자들이 집회에서 보여준 율동이나 손무용, 운동가요 등은 일본 운동진영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 때까지 일본의 집회문화는 그저 행진하는 정도에 그쳤던 만큼 한국노동자계급의 창조적인 문화역량이 상당한 영향력을 주었다. 이후 수미다를 생각하는 모임이 만들어지고,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수미다 노동자와 연대하는 일본단체들의 방문은 일본 노동운동과 사회운동의 존재를 알림으로서 한국 노동자들에게 국제연대의 눈을 떠 주게 하였다. 이처럼 한일 노동운동의 연대는 양국 노동운동의 발전에 자극이 되었던 것이다.
최근 일본 노동운동은 이후 미국의 침략정책에 맞선 아시아 지역의 국제연대에 활발히 참여하면서 활로를 찾고 있다. 1차 이라크전쟁, 2차 이라크 전쟁, 그리고 일본 우익들의 재무장 기도에 대해 투쟁하는 젠코(평화와 민주주주의를 지향하는 전국교환회)라는 단체를 비롯해 AWC등이 가열차게 투쟁해 왔다. 젠코의 경우, 한일 노동자 네트워크를 제안하기도 하는 등 한일 노동자들의 연대활동은 보다 구체화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젠코 참여단체 중 MDS(민주주의적 사회주의 운동)의 경우 IFC(이라크자유회의)를 조직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등 국제연대 역량을 계속해서 강화해 나오고 있다. 한편 AWC(미일 제국주의의 아시아 지배와 침략에 대항하는 아시아 공동행동)는 한국지부도 설치되어 있는 만큼 한일 양국에서 반제 국제연대의 근거들이 확대되고 있다. AWC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북핵실험을 빌미로 한 일본제국주의 핵무장화기도를 반대하고 미국의 제재를 반대하는 주장을 전개하기도 했다.


→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반제 국제연대를 조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