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당의 총제적 위기를 문제제기하는 글을 당원게시판에 쓰게 된 계기는?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고, 내리 선거가 3년 연속으로 이어지게 되어있다. 지금 이대로 당이 가다가는 선거주의에 매몰되는 것은 물론이고, 당의 존폐조차도 힘들겠다는 그런 위기감이 있었다. 저 개인적으로는 그런 당의 위기감을 느낀 것은 최근이 아니었고 굉장히 오래된 일이었는데, 그런 당의 의원으로서 활동한다는 것이 당과 관련해서 압박감이 있었던 것이고,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당과 결합의 문제도 제대로 주도적으로 치고나가지 못하였다.

이상이 탈당을 하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였고, 글을 쓰게 된 계기는 탈당을 하면서 당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고, 그래서 일단 당의 위기에 대해서 당 내에서 문제제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했다. 평당원 내지 당직자들이 하는 것보다 공직자가 하는 것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직자로서 당을 바라보는 눈이 있고, 당의 위기가 있는 것이다. 제도권 정치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으로서 제도권 정치에 민주노동당이 올인하려고 할 때 생기고 있는 문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위기감이 피부에 와 닿았다.


2. 민주노동당 의회 전술 원칙은?

학교급식 조례 경험을 겪으면서 얻은게 있다면, 계급운동에는 차선은 없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진짜 정체성을 잡아나갈려면 차선을 해서는 안된다. 최선이 없으면 하지 않는게 맞는 얘기다. 특히나 의회 전술에서 절대로 그 원칙을 버려서는 안된다는 게 오류를 통해서 뼈저리게 느낀 제 생각이다.

그런데도 자꾸 흔들린다. 의회에 있으면, 현실적으로 양보를 하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답답한 것이다. 양보를 할까 말까, 하루에도 몇 번씩 흔들린다. 잡아주는게 조직이고 조직의 통제인데, 지금은 조직(당)이 더 나간다. 연정 얘기가 나오고...


3. 의원이 되었을 때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관계가 당일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그런데 뽑아놓고 그 관계가 맺어지지 않고 있지 않나?

그것도 선거주의의 양태라고 생각한다. 일단 많이 뽑아서 올려놓자는 것, 다음번 선거는 어떻게 치를 것인가에만 오로지 관심이 있다. 그럴려면 우리가 공직자를 뽑아놓고서 어떻게 했는지 평가가 정확하게 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공직자를 선출한 이후에 관리를 당에서 할 수 있었는지 없었는지 조차도 평가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수십명 당선자 내면 뭐하는가? 한명도 활용을 못하는데, 수십명 내서 어떻게 감당을 할 건가?
이런 상태로 가서는 당이 절대로 노동자 민중의 정당으로서 자리잡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실제로 대의제도라는 것이, 함정이 있기도 하고, 조직적으로 잘 활용하면 이것이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대의제도 자체의 한계를 일단 감안을 하더라도, 조직의 성패에 달려있는 것이다. 현재 상태는 뽑아놓고 분리가 되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조직적으로 연결이 안되었고 그런 게 힘들었다. 당원들은 의원이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 전혀 전달이 안되고, 돌아오는 게 없다. 피드백이 안되고, 메아리도 없는 상태로 진행이 되었다.


4. 기업도시처럼 주민의 삶의 질과 대치되는 문제가 있을 때, 투쟁의 정점과 대표로 의원들이 서면 운동이 쉽게 될 수 있는게 아닌가? 그런데 운동이 되지 않았다. 근본적으로 주체 형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주체를 세워나가는 것은 왜 이렇게 어려운가?

분회에서 당원들과 접촉해서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초기에는 제약이 되었다. 따로 조직활동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별도로 당직자가 아닌 상태에서 힘들다. 의원직만 하면서 조직활동을 직접 감당하는 것은 힘들다.


5. 왜 민주노동당이나 민주노총이나 의원들을 노동의 아이콘으로 못 만들까? 노동과 자본이 수십군데에서 대립하고 있는데...

지방자치에 노동의제가 없다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가장 큰 약점이다. 어떻게 지역에서 노동의제를 만들 것인가, 나름대로의 경험을 토대로 그것을 얘기하려고 했다. 어지간한 의제들에서는 다 노동의제가 주로 활동의 내용이 되고 있다. 충분히 지역에서 노동의제를 찾아내고 쟁점화시켜낼 수 있는 여지는 있는데, 그렇게 활용을 못하고 있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