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30일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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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과학자 97%의 합의 VS 3%의 기후변화
부정론인간이 발생시킨 화석연료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다!
황정규  ㅣ  2013년 9월 30일
사슴을 말로 만들려는 기후변화부정론

9월 초, 영국 타블로이드신문 “데일리메일”에 실린 데이비드 로스의 기사가 전세계를 시끄럽게 했다. 기사의 내용은 2012년 8월에 비해 2013년의 8월의 북극 해빙의 규모가 60%나 더 크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지구온난화에 의문을 던지는 것이었다. 또한 이 기사는 최근 지표면 기온의 상승이 크게 둔화되어 지구가 온난해지는 것이 아니라 차가워지고 있다는 주장을 하였다. 더 나아가 IPCC(정식명칭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패널”로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과학적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임무로 한다)가 이런 상황에 당황하여 ‘위기대응회의(crisis meeting)’을 개최하려고 한다는 보도까지 하였다. 한국에서도 여러 언론에서 이 기사를 그대로 받아 적은 기사를 내보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기사의 내용은 완전히 틀린 것이었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차차 이야기하더라도, 이렇듯 지구온난화를 부정하는 소설과 같은 기사를 꾸준히 내보내는 것은 지구온난화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며 여전히 과학계에서조차 논쟁 중에 있다는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심어주기 위해서이다. 이는 마치 518 민중항쟁을 북한군의 소행으로 몰아가는 한국의 극우세력과 닮아 있는 전술이다. 즉 불변의 사실에 대해서도 계속 반론을 제기하여 사람들이 이 사실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만드는 것이다.

기후과학자 97%의 합의, 지구온난화는 인간이 만들었다.

데일리메일의 기사가 나온 후, 기후과학자들은 계속해서 과학적 사실에 대한 무시, 왜곡을 일삼는 기후변화부정론자들을 좌시하지 않았다.
우선 북극 해빙(sea ice)에 대해. 9월중 최소치에 다다르는 북극 해빙의 용해는 해마다 편차를 보인다. 작년 2012년은 사상 최대 규모의 용해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미 많은 과학자들은 올해에는 해빙이 작년만큼은 녹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기후변화란 수십년에 걸친 장기적 변화인만큼 한 두해의 변화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데일리메일의 기사는 자기 입맛에 맞게 한 두해 인공위성 사진을 가져와서는 지구온난화를 반박하려 하였다. 그러나 해마다의 편차에도 불구하고 북극 해빙은 지난 30년 동안 약 75%나 되는 여름 해빙을 상실하였다.

두 번째로 지구가 시원해지고 있다(global cooling)는 주장에 대해. 이 주장은 사뭇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다. 한국은 올 여름이 매우 더워, 기상청에 따르면 1973년 이래로 가장 더운 여름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기후변화라는 것은 일, 이년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어느 국지적 공간의 기후만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지구가 시원해지고 있다는 주장은 거짓이지만, 지구 표면 온도의 상승이 둔화된 것은 사실이다. 지난 세기 지구 기온은 거의 1℃가량 상승하였는데, 특히 1950년대 이후 십년마다 0.15℃씩 상승하였다. 그런데 9월 27일 발표된 새로운 보고서에는 1998년 이후 기온 상승이 십년 동안 0.05℃로 감소하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기후변화부정론자들의 근거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기후변화부정론의 기대를 저버린다. 최근 연구들은 기온 상승 둔화가 랴니냐 같은 자연 현상에 의해 영향을 받은 이유도 존재하지만, 보다 중요하게는 해양 심해로 대부분의 열에너지가 흡수되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동일한 면적의 해양을 같은 온도로 데우는 데에는 지표면에 비해 3000배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막대한 에너지가 바다로 흡수되었는데, 이는 향후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지구온난화의 원인에 대해.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의 논리는 크게는 세 가지이다. 일단 지구온난화 현상 자체를 부정한다. 둘째 지구온난화가 인간에게 해로운 것임을 부정한다. 셋째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인간이 발생시킨 온실가스라는 점을 부정한다. 사실 앞선 두 가지 논리는 발붙힐 곳을 잃고 있으며, 이 두 가지 사항에 대한 과학계의 합의 수준도 매우 강한 상황이다.

이제 세 번째 논리로 전장이 변화하였다. 이와 관련해서도 이미 기후과학계의 합의는 강해지고 있다. 기후변화부정론자들의 억지에 비분강개한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의 원인에 대한 과학계의 견해를 알아보았다. 논문 4000편을 연구팀 자체 평가하고 논문 1400편에 대해서 저자들이 스스로 평가하게 한 결과, 97%에 달하는 논문들이 지구온난화는 인간이 야기한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9월 27일 발표한 IPCC 워킹그룹Ⅰ의 제 5차보고서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으로서 인간의 활동을 더욱 분명히 밝혔다. 보고서의 초안은 1998년부터 2012년까지의 기온상승 둔화와 남극 빙상의 증가 등 지금까지의 지구온난화 경향에 반하는 현상을 다루고 있지만, 전반적인 결론은 지구온난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은 불변의 사실이며, “인간의 활동이 1951년부터 2010년까지 관찰된 기온 상승의 절반 이상을 야기하였을” “가능성이 극히 높다(extremely likely)”고 밝히고 있다. 가능성이 극히 높다는 것은 95%+a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인간이 야기한 지구온난화의 의미

제 5차 보고서가 최종적으로 공개되어야 알겠지만, 지구온난화가 야기되고 있으며, 이것이 인류에게 심각한 위협을 낳을 것이라는 점은 이미 의문의 여지가 없다. 사실 IPCC와 기후과학계의 이런 견고한 합의는 매우 중요한 함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어찌보면 지구가 따뜻해지고 있다는 사실과 이것이 인간이 화석연료를 사용한 경과 발생한 온실가스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 당연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확정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기후변화 부정론자들과의 사투가 있었다.

이는 IPCC 평가보고서의 역사 속에서 잘 확인된다. IPCC의 보고서는 각종 과학자들과 정부관리 등이 모두 모여 만들다보니 그 내용은 보수적인 경향을 띠곤 한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성격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기후과학계의 최소한의 동의 정도를 보여준다. 1990년 처음 나온 IPCC의 보고서는 지구온난화를 인정하였으나 이것이 자연적 과정인지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에 의한 것인지 자신있게 말하려면 10년이 더 필요하다고 예측하였다. 1995년 제 2차 보고서에서는 “모든 증거를 고려할 때 인간이 지구 기후에 미치는 분명한 영향이 존재한다”라고 하여 애매하지만 이전 보다 진전된 합의를 보여주었다.

2001년 제 3차 보고서에서는 직설적으로 지구온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결론 내리고, 그 이유를 주로 온실가스에서 찾았다. 그리고 2007년 제 4차 보고서에 이르러 “1750년 이래 인간활동의 순효과가 지구온난화의 주범 중 하나였다는 것은 극히 확실(very confidence)”하며, “20세기 중반 이후 지구 평균 기온의 상승은 대부분 인위적 온실가스 농도의 증가에 기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very likely)”고 하여 그 가능성을 90%으로 잡는 수준에 이르렀다. 9월 27일 발표된 제 5차 보고서에 이르러서는 그 가능성을 95%로 더욱 높혔다.

물론 사회주의자의 입장에서 보면, IPCC의 결론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을 보다 분명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서 아쉬운 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하였듯이 IPCC의 속성을 살펴본다면, 이러한 결론 조차도 적지 않은 의의를 지니는 것이며, 그 행간을 읽어보면 사실 상 더욱 급진화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IPCC의 결론은 인간활동 전반에 대해 문제삼고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기, 특정 행위를 문제삼고 있다. 가령 ‘1750년 이후’, ‘산업혁명 이후’, ‘20세기 중반 이후’ 등의 시기적 표현을 쓰고 있고 지구 온난화를 야기하는 온실효과가 주로 화석연료의 연소에서 나온 이산화탄소에 의한 것임을 매우 분명히 밝히고 있다는 점 등은 근대 인간의 특정한 산업활동 방식이 지구온난화의 원인임을 암시한다. 이것은 이윤을 목적으로 무한히 생산의 규모를 확장시키려고 하고, 이를 지탱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통해 에너지를 공급하는 현재의 경제체제를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바로 이 경제체제의 이름이 다들 알다시피 ‘자본주의’이다.

따라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의 신속하고 대규모의 감축이 필요하다는 과학자들의 제안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의 급진적 전복이 일어나야만 한다.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라는 과학적 합의에 담긴 이런 논리적 결론 때문에 바로 기후변화부정론자들이 기후변화라는 사실을 부정하려고 하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자본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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