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8일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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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경제성적표 빵점
한국경제, 이보다 더 심각할 수는 없다!
현수  ㅣ  2015년 12월 18일


선방하는 한국경제? 무너지는 한국경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 송년 간담회에서 한국경제가 “수출이 조금만 받쳐줬다면 (올해) 4% 가깝게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객관적으로 한국 경제는 선방하고 있는 편”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정작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제시한 3.0%에서 2.6%로 낮추고 내년 전망치 역시 3.1%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덧붙여 KDI는 중국 경제의 불안과 미국의 금리인상이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금융건전성을 높이고 외부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심지어 세계경제의 성장률이 올해와 마찬가지로 3.1%에 머무른다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대 중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엇갈리는 전망과 평가 앞에 과연 한국경제는 세계 경제위기 속에 선방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무너지고 있는 것일까?

늘어가는 것은 오직 가계부채와 경기불안 뿐!

아마도 박근혜 정권의 올해 경제 성적이 좋다는 최경환 부총리의 자화자찬은 최근 발표된 3분기 경제성장률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분기부터 0%대에 머물고 있던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3분기 1.3%로 상승하여 5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국민소득 역시 전기 대비 1.4%로 증가하여 이전의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수치적 상승과 달리 내용은 빈약하다 못해 대단히 부정적이다.

단도직입적으로 이번 3분기 경제성장률의 상승은 정부의 재정투입과 개별소비세 인하 및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의 경기진작책으로 인한 일시적인 결과에 불과하다. 당장 부동산정책으로 인한 건설부문의 성장이 주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도리어 가계부채가 무려 1166조원을 돌파했으며 3분기 가계 실질소득 증가율 또한 0%에 머물러 있다. 이런 상태에서 정부의 경기진작정책의 효과마저 사라진다면 당장 내년 초부터 급격히 소비가 줄어드는 ‘소비절벽’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한편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014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작년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이 1961년 처음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으며 이자를 갚지 못해 빚으로 연명하는 기업이 해가 다르게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위기는 중소기업만이 아니라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일례로 국내 은행의 대기업 대출이 월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증가폭 역시 늘어나고 추세이다. 최근 삼성물산이 전 방위로 구조조정을 늘려가고 있는 것을 볼 때 위기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져가는 것 같다.

특히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지난 2년 동안 해양플랜트 사업 손실 등으로 약 8조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입어 구조조정을 예고한 상태이다. 그리고 뒤이어 철강ㆍ석유화학ㆍ건설ㆍ해운 등 4대 업종에 대한 채권은행들의 옥죄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런 움직임에 대기업의 부문별 부실이 연관 산업으로 전파되어 일종의 도미노 현상을 불러일으킬지 모른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청년실업과 허울뿐인 노동개혁

한국경제의 위기는 청년실업에서 더욱 심각하게 드러난다. 정부에 따르면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9.5%로 전체 실업률 3.8%의 2~3배에 해당할 만큼 높은 상태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적인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로 계산된다. 그러면 당장 일주일 동안 1시간 이상만 일을 해도 취업자로 계산되는 등 실제 실업률이 왜곡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고용보조지표이다.

고용보조지표를 활용한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청년실업률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실질적인 청년실업인구는 대략 5백만 명으로 실질실업률은 22.55%에 달하며 이는 공식 청년 실업률 9.39%의 2.5배이다. 즉 청년실업률이 공식 전체 실업률 3.8%의 무려 6배인 것이다. 또한 학력 별 실업률을 보면 대졸자가 전체의 실업자의 51.0%에 해당하며 대졸 실업자 중 인문사회계열이 42.4%로 전공별 편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대학 졸업 이후 주거비, 생활비, 학자금 대출 상환 및 취업 준비 비용을 벌기 위해 임시·일용직 등의 열악한 일자리를 전전하는 ‘추가취업희망자’가 56.8%에 달한다. 이는 현재 청년들이 다분히 사회보장적 성격을 띤 주거비와 학자금에 대한 부담은 물론 불안정,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에 이중으로 고통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헬조선이나 수저계급론이 나오는 데에는 이와 같은 배경이 깔려있다.

또한 잠재구직자 중 ‘원하는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의 일자리가 없다’는 응답과 ‘전공이나 경력에 맞는 일거리가 없다’는 응답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데서 현 청년고용 정책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소위 노동개혁을 통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비정규직의 연한을 늘리겠다는 것이 어떻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대책이 될 수 있겠는가? 사실상 박근혜 정권은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생각이 없으며 단지 이를 구실로 노동계급을 압박하고 경제위기의 책임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



예고된 파국, 노동자 민중을 향한 선전포고

경제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다. 박근혜 정권의 무분별한 부동산 투기정책으로 가계부채는 폭발직전으로 내몰렸으며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곳곳에서 휘청이고 있다. 또한 청년들은 극심한 구직난에 시달리며 ‘묻지마 취업’을 강요당하고 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를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수출 균형경제로 거듭나도록 틀을 세우고, 기반을 다지는 한해”라며 한국이 “선전하고 있다”는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체 왜 그럴까?

정말 박근혜 정권이 현재의 경제위기를 모르는 건 아닐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지금의 위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경제가 살아나고 있는 것 같은 낭설을 퍼뜨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계급의 목줄을 쥐어 위기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이러한 기만이 잘 드러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2016년 예산안이다. 겉보기에는 정부지출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융자사업 등 빈 깡통에 불과하다. 당장 한중FTA의 경우 피해보상 금액으로 1조를 지원하겠다했지만 전부 다 융자이다.

이쯤 되면 박근혜 정권의 경제정책은 입버릇처럼 말하는 ‘서민을 위한 경제살리기’가 아닌 예고된 파국에 대비해 지배계급의 이익을 보존하고 동시에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자국민을 테러범으로 몰아가면서 집회결사의 자유를 부정하고, 역사교과서를 바꾸고, 각종 공안탄압으로 노동자민중의 저항을 막으려는 것 역시 곧 다가올 미증유의 위기를 대비하기 위한 몸부림일 것이다.

박근혜 정권의 본질과 의도

“단 한 해도 경제가 어렵지 않았던 적이 없다”는 최경환 경제 부총리의 말은 이 지점에서 지극히 타당하다. 노동자 민중에게 있어 경제가 어렵지 않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항상 경제는 어려웠고 항상 노동자는 자본가에게 양보를 강요받았다. 그때마다 국가는 마치 자본과 노동자 사이의 중간자이고 중립자인 것 마냥 모두의 화합과 협력, 희생을 강조했으나 정작 희생당하고 농락당한 것은 노동자 민중이었고 국가는 누구보다 앞서 자본의 이익을 수호하는 데 앞장서왔다. 그것이 지금까지의 역사였다.

세계경제가 점차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우리는 박근혜 정권의 본질과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야 한다. 당장 청년일자리 창출이란 미명 아래 세대 간 갈등과 정규직, 비정규직 간 갈등을 야기하며 노동자계급의 분열을 부추기는 것이 현재의 노동개혁 아닌가? 단순히 경제정책만이 아니다. 정치, 사회, 문화를 막론하고 현 정권이 진행하고 있는 모든 행위의 목적이 자본주의 체제의 온존이란 점을 명확히 할 때야 비로소 노동자 민중도 그에 대한 대응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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