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8일 93
해방 > 93호 >

사상적 무기를 움켜쥐고 이길 수 있는 길, 사회주의 노동운동으로 나아가자
125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이하여
성두현  ㅣ  2015년 4월 8일

1889년 7월 14일 파리에서 <노동자들의 국제 사회주의대회>가 열려 제2인터내셔널이 창립되었다. 이미 대중적인 정당으로 성장한 사회주의정당들과 노동조합들이 주도한 이 창립대회에서 이루어진 결정 중 가장 중요했던 것은 5월 1일을 국제노동운동의 시위의 날로 정한 것이었다. 프랑스의 대의원 라비뉴의 제안으로 다음과 같은 결의가 대의원들의 환호 속에 통과되었다.

“대회는 국제적인 대시위운동을 조직할 것을 결정한다. 이 결정에 기초하여 모든 국가, 모든 도시에서 대회가 지정하는 날짜에 노동자대중은 국가 당국에 대하여 노동일을 법률로 8시간으로 낮출 것, 또한 파리대회의 다른 결정을 실행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이미 미국노동총동맹이 1888년 12월의 세인트루이스대회에서 1890년 5월 1일을 기하여 같은 목적의 시위운동을 결정했으므로, 이날을 국제적 시위의 날로 정한다. 각국의 노동자는 각각 자국의 조건에 맞추어 시위를 조직해야 한다.”

새삼스럽게 메이데이의 기원을 비교적 자세하게 밝힌 것은, 메이데이가 국제적인 사회주의노동운동의 발전과정에서 발생했고, 노동운동은 경제투쟁, 정치투쟁의 발전뿐만 아니라 사상투쟁의 발전이 아우러질 때 발전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의 노동운동이 앞으로 강화, 발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를 생각해보기 위해서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계급투쟁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사회이다. 이윤을 적게 낸 자본가들은 적은 이윤을 보충하기 위해서, 이윤을 많이 낸 자본가들은 더 많은 이윤을 내기 위하여, 가뜩이나 쪼들리는 노동자들을 더 쥐어짜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 해고조건이 완화되면 다음에는 이를 더욱더 완화하려고 한다. 정반대의 방향에서 노동자들 역시 자본가들의 공세에 맞서 자신의 권리를 지키거나, 혹은 확대하기 위해 투쟁한다. 공무원연금의 삭감은 이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이를 시작으로 쥐꼬리만 한 국민연금마저 삭감하려는 자본가들의 공세의 일환이다.

이러한 계급투쟁의 장에서 자본가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온갖 수단, 경제적 힘, 경찰, 법원 등의 공권력, 신문, 방송, 교수, 용역들, 또한 노동운동내 배신자까지 동원하고 있다. 많은 노동운동활동가들이, 특히 고참 활동가들이 매일 매일 늘어나는 자본가들의 수단의 악랄함에 치를 떨고 있다. 그러면 우리 노동운동은 어떤 수단들을 현재 동원하고 있는가?, 세계·한국 노동운동이 이미 경험한 수단을 얼마만큼 동원하고 있는가? 이 질문을 거칠게 던지고 답하다 보면, 우리는 노동운동이 동원하고 있는 수단이 극히 적다는 것을 알게 된다.

상황을 직시해보면, 대부분이 경제투쟁이다. 그리고 이 투쟁은 과거에 비하여 힘이 크게 약화되었다. 정치투쟁은 존재하지만 매우 제한되고 주로 경제투쟁을 엄호하는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자본주의를 비판·폭로하고 노동자계급의 의식을 고양시키는 사상투쟁인데, 사상투쟁은 사실상 방치상태이다. 일상적인 사상투쟁은 고사하고 파업기간 중에도 임금인상투쟁의 의의, 총파업투쟁의 의의 등 조합원들의 의식을 고양시키는 사업은 없거나 뒷전에 몰리고 있다. 사상투쟁의 현 상황에 대한 안이한 자기기만을 깨기 위해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표현하면, 우리 노동운동은 사상투쟁에서 무장해제된 상태이며, 이 상태를 비집고 자본가들의 사상공세가 융단폭격식으로 벌어져,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의 의식조차 자신들의 사상으로 채우고 노동자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

앞으로, 노동운동이 구호로서가 아니라 실제로 오랜 기간의 침체를 끝내고 자본가들과의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여야 한다. 노동자계급의 계급의식을 고양시키는 것, 이것은 모든 투쟁의 기초이다. 투쟁이 성과를 축적하고, 다음 투쟁이 보다 전진된 위치에서 시작될 수 있게 하는 것 역시 노동자계급의 계급의식을 고양시키는 것이다. 노동자계급의 연대, 단결의 강화가 어떻게 노동자계급의 계급의식 고양 없이 가능하겠는가? 87년 7·8·9월 노동자대투쟁처럼 새로운 노동운동의 돌파구를 열 정치적 총파업을 실제로 조직하기 위해서도, 노동자계급의 의식 고양이 필수적이다. 그 동안의 많은 구호에도 불구하고, 노동운동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제자리걸음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투쟁이 의식을 고양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지 않거나 개량주의관료주의자들에 의해 의식을 오히려 훼손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사상적 무기를 움켜쥐고, 이길 수 있는 길, 사회주의노동운동의 길로 나아가자!


손자병법에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이 있다. 상대방과 자신의 상태를 잘 알고 있으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이 말은 상대방과 자신이 처한 상태를 냉철하게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현재 노동운동이 안고 있는 최대의 약점은 사상투쟁이라는 무기가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약점은 노동운동이 이를 극복하면 가장 커다란 강점으로 전환될 수 있는 것이다. 가장 커다란 약점, 허점을 뼈를 깍는 각오로 극복하고 강점으로 전환시키는 것, 이것이 정체상태 극복의 지름길이다.

그리고 이것은, 자본의 공세 속에서 노동운동내 조합주의자들, 개량주의·관료주의자들이 만들어낸 사상적 무장해제 상태를 끝장내고, 노동자들이 노동해방, 사회주의사상으로 재무장하는 것이다.

우리는 매년 메이데이 집회 때마다, 인터내셔널가를 힘차게 합창한다. 메이데이와 함께 인터내셔널가 역시 노동자계급 투쟁역사의 정수가 담긴 것이다. 인터내셔널가를 여러 번 불러도 그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받는 것은, 노래 전체에 노동자계급의식이 녹아있어, 노동자가 임금노예의 삶을 끝장내고 새세상의 주체로 나설 것을 힘있게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내셔널가의 구절처럼 ‘노예의 쇠사슬을 끊어내고 해방으로 나가자!, 역사의 참된 주인 승리를 위하여 참 자유 평등 그 길로 힘차게 나가자!’

사상적 무기를 움켜쥐고, 이길 수 있는 길, 사회주의노동운동의 길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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