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8일 93
해방 > 93호 >

[연속좌담회(4)] 민주노총 길을 묻다
인터뷰 및 정리 : 이영수  ㅣ  2013년 6월 24일

사회자 : 이영수 GM 비정규직지회장
이갑용 : 민주노총 2대 위원장, 좌파노동자회 공동대표
양동규 : 금속노조 부위원장
김광수 : 해방연대 기관지 위원장


사회자 : 최근 민주노총 선거도 있었지만, 오늘 좌담회의 주제는 “민주노총, 길을 묻다”로 정했습니다. 사실 해방연대에서 민주노조운동과 관련해 토론회도 2008년에 개최한 적이 있고 직선제무산에 대한 비판도 많이 했습니다. 2013년도에도 여전히 문제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민주노총에 대해 많은 발언을 해 오신 분들을 모셨습니다.

대의원대회가 끝나고 많은 대의원들이 ‘민주노총은 끝났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를 둘러싼 최근 파행의 근본원인을 어디에 있다고 진단하고 있는지, 그리고 전후 직선제와 관련한 혼란이 왜 일어나고 있는지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갑용 : 아무도 싸우지 않으면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이번 선거에 나온 것이다. 어느 집이나 며느리 중에 큰며느리가 제일 욕을 먹는다. 일을 제일 많이 하니까. 욕을 먹어도 나가보자는 생각이었다. 출마하고 나서, 생각지도 않은 일이 소설처럼 만들어졌다. 상대후보는 연맹위원장이 지지하니 당연히 된다고 생각한 걸로 아는데, 나는 다르게 생각했다. 개혁하자는 데 반대할 사람이 없었고, 대의원들 중에 조직에 장악되어 있는 사람이 과반에 이르지 않았다. 이변이 났다고 하는데, 사실은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기득권을 가진 세력이 두번째 저지선을 강고하게 쳐서, 이번 유회 사태들이 일어났다고 본다. 대의원들이 사태의 심각성과 민주노총이 이래서는 안 된다는 자각을 갖게 한 것이 이번 선거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결국 기득권을 가진 세력이 무리를 쓰면 쓸수록 문제가 더 드러나게 되었다고 본다. 그만큼 민주노총의 상태가 억지를 쓰지 않으면 기존의 관행적 흐름을 유지하기 힘들만큼 사람들의 자각도 커졌다고 본다. 사실 제가 출마했을 때 처음엔 이들은 직선제 할 사람들이 아니다라는 생각에 이를 바로잡으려 시작했는데, 이제는 조합원들이 민주노총을 버리는 카드가 아니라 건져볼 카드로 볼 수 있게 된 정도로 성과가 확보되었다고 본다.

김광수 : 저는 작년부터 민주노총을 볼 때에 아슬아슬했는데, 위기의 시점, 결정적 시점을 언제로 판단하는 지 궁금하다.

양동규 : 그 시점이 언제일지... 민주노총 및 노동조합, 한국에서는 노동조합 운동이 상대적으로 비중이 크다. 그래서 더 도드라지게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치조직과 선진활동가 조직의 부진과 후퇴가 주된 원인이라고 본다. 요즘 선거 와중에서 민주노총에 대해 많은 공분이 일어나고 비판이 있는데, 이전부터 민주노총은 투쟁문제 즉, 대한문, 양재동 건 관련해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또한 노조 관료에 대한 비판이 있는데 이걸로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솔직히 감흥도 없다. 그런 비판은 민주노총에서는 오래되었고, 금속은 최근 들어 많이 받고 있다고 본다. 민주노총 문제에서는 정치조직과 선진활동가 조직들의 부진이 제일 큰 원인이 되었다고 본다. 앞선 부위가 앞장서고 압박해야 한다고 본다. 그 동안 큰 투쟁은 노조가 앞장 섰다기 보다는 정치조직과 선진활동가 조직들이 앞장섰던 것이다. 그런 면에서 노조운동의 개량주의적, 조합주의적 후퇴에 대해서 정치조직과 선진활동가들이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세우기 위해 토론해야 한다.

87년 이후 임금인상투쟁만 가지고도 전투적으로 싸웠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산별노조시대에 전투적으로 싸워야 하는 구조조정 투쟁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저를 비롯해서 활동가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세우려는 토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오늘 자리도 그런 면에서 대책을 논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노동조합이라는 게 조합주의가 항상 존재하고, 시기적으로 보면 조합주의가 부침이 있는데, 정치적 노동운동의 후퇴가 민주노총의 동요를 증폭시킨 구실을 했다고 본다.

김광수 : 민주노총에 대해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해 와서 뭐라 말하기가 힘들다. 해방연대는 민주노총을 귀족노동자로 규정했다. 간부들 뿐만 아니라 대중자체가 보수화되고 있다는 판단이었다. 사실 귀족노동자들라는 규정이 분석에서는 유효하지만 방향을 제시하는 측면에서는 무기력하다. 이를 대체할 새로운 흐름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중집위에서 야권연대 선거 치루고 장식처럼 결정된 8월 총파업을 야권이 참패한 이후 다시 결의할 때 많은 생각이 들었다.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말씀하시길 민주노총 간부들이 정파와 무관하게 8월 총파업을 진지하게 결의했다고 말씀했을 때 ‘큰일 났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말씀을 듣고 솔직히 민주노총에는 숙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 여기서 고백하는데, 민주노총 상층에 계신 분들 하나하나 보면 다 괜찮다. 정파를 떠나서 다 괜찮다. 그런데 이들이 결정하면 이상한 결정이 나온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답이 안 나온다. 옳고 그름을 가리기 힘든 조건에 와 있다. 이것이 민주노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본다.
 
이갑용 : 모두 진단은 비슷해도 다 다른데, 내가 현장에서 바닥부터 올라선 사람으로서 내 경험으로 말을 해보겠다. 현장에서 대의원이 처음 되면 회사에서 직급을 높여준다는 제안이 온다. 교섭위원이 되면 직급전환 제안이 온다. 내가 그 제안을 받아들였으면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뿐 아니라 돈 얘기가 나온다. 지금 민주노총 간부들은 적어도 그런 유혹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90년대까지 회사에서 물만 안 먹었으면 싸울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런데 정치세력화 구호가 등장하면서 2000년도부터는 지자체 자리라는 떡고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정파에 속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나섰고, 나중에는 정파가 나서거나 정파의 대리인들이 나섰다. 결국 국회의원 되기 위해 민주노총 위원장한다는 사람이 등장했다. 사실 전위원장이 보여준 측면도 있다. 나는 이런 말 할 자격이 있다고 본다. 구청장하면서 공무원노조 징계 안했다가 날아갔으니까. 이 시점에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런 잘못된 줄기(왜곡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잘라내지 않으면 운동이 제대로 안선다는 것이다. 

결국 기존 진보정당과의 단절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전진하지 못한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관련해서, 제대로 싸운 사람들을 내세우고 소환할 수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이 시점에서 명쾌하게 정리한다면, 2,000명 해고자들을 지구당 위원장으로 만들면 된다. 야권연대에 휩쓸린 자들이나 문제 일으킨 자들은 솎아내면 된다고 본다.

김광수 : 제가 민주노동당 하면서 가졌던 생각이 해고자들 상근자 만들고, 해고자들 출마시키자였고, 실제 그렇게 했기에 위원장님 말씀에 한마디 할 수 있다고 본다. 솔직히 제가 한 것이 그렇게 잘한 것 같지 않다. 그것이 당을 구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이갑용 동지 의견에 동의하는 측면은 지자체장 선거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떡고물을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 원인이 운동을 대하는 자세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당이 체제와 맞서 싸울 기백이 없고, 이 체제에서 노동자들이 한 역할, 한 자리 하는 것을 목표로 한 순간 정치세력화는 끝이 났다고 본다. 이번 대선에서 김소연 후보가 대선토론에서 아이슬란드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서 체제에 순응하는 수준이 50보 백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지난 정치세력화 운동을 되돌아보면 체제에 순응하는 수준에서 일을 도모해 온 세력이 정당운동을 망쳤다고 본다. 자민통세력이 대표적이었지만, 체제 순응은 좌우파 할 것 없이 마찬가지였다. 

이갑용 : 민주노총은 당과는 다르다고 본다. 김광수 동지가 당에서 홀로 목소리를 냈다고 해도 당은 자기 갈길을 갔다고 본다. 민주노총에서는 다르다고 본다. 대중적인 결의를 통해 제대로 방법과 내용을 찾아서 갔다면 다른 결과를 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배타적 지지를 통해서 80만 조합원의 의사와 무관하게 13,000명 당원 조합원이 결의해서 통진당을 지지했는데 이와 갈라치지 못했던 것은 민주노총의 실책이다.

지금 당장 무엇을 가지고 정치적으로 개혁할 것인가? 내 주장은 통진당 배제였다. 이번 선거에서 통진당 욕하지 않으면 지지하겠다는 제안도 있었다. 나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쟁점이 통진당 문제라고 봤기에 거기에 동의하지 않았다.

김광수 : 김영훈 위원장이 민주노동당이 국참당과 통합할 때 처음엔 반대했다가 2주만에 돌아섰는데, 그때 왜 대중적 차원에서 강한 저항이 없었던 건가?

양동규 : 진보대통합 영향이 컸던 것이다. 간부들이 자기 앞날에 대한 고민차원에서 이를 보았고, 나중에 진보대통합에 김세균 교수까지 가세해서, 이상하게 꼬였다. 노동현장은 이미 민주노총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 예를 들어 비정규직 법안 등, 임성규 집행부 때 타임오프, 창구단일화 투쟁도 이 집행부 와서 흐지부지 되었고, 굵직한 투쟁에서 실패했다는 것이다. 금속은 FTA 총파업을 했지만 촛불투쟁을 노동자 투쟁으로 엄호하지 못했고 ,쌍용파업도 그랬고... 민주노총, 금속노조도 이를 엄호, 발전시키지 못했다. 이런 일이 중첩되면서 최근 파행사태도 그랬지만, 즉 민주노동당에 지지가 철회되고 당의 분열이 조합원에게 더욱 실망감을 주었다. 사실상 유시민 당과 통합 때는 비판도 많이 있었지만 정치문제에 대한 무관심과 김영훈 집행부에 대한 기대가 포기되면서 그런 무기력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정리하면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도 귀족노조라는 비판에 할 말이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투쟁전선의 유실은 반복되고 있다. 지도부의 몸부림. 온몸으로 싸우는 양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현장을 핑계 삼아 위기의 끝자락에 와 있다. 객관적 위기는 더욱 표출되고 있는데, 을의 반란이라는 말도 있지만 노자관계에 놓여 있는 노동운동이 무기력한 상태에 있다. 그러나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한국경제의 지위에 비해 노동자의 삶의 질은 참혹한 상태에 놓여 있기에 대중투쟁과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전망이 결합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김광수 : 노동조합이 대중조직이라고 하는데, 대중조직이 늘 포용해온 것은 아니라고 본다. 사회주의 운동에서 숙정운동이 꼭 좋은 결과를 나온 것은 아니지만 지금 대대적인 숙정운동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 운동에서 숙정운동이 나름 성공적이었던 적이 있었다. 95년 민중회의, 사추위, 진정추 간의 통합과정에서 진정추의 전신이었던 인민노련이 안기부에 탄원서 냈던 것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해서 일부 인민노련 출신 간부가 배제되었던 경우도 있었다. 이제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부르주아들과 정치적 연합을 한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이런 데 휩쓸린 사람들은 앞으로 간부 못 맡게 해야 한다고 본다.

이갑용 : 적어도 통진당, 안철수, 민주당 같이 한 사람은 같이 할 수 없다. 정풍운동을 하자고 하는데 선거과정에서 일단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만약 집행부가 되었다면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해서 간부 인선의 정치적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 직선제하자고 합의했으면 안 한다고 한 사람들을 징계해야 한다고 본다.

내가 기분 안 좋은 건, ‘민주노총은 누가 되도 마찬가지다’는 말이다. 나는 이 말이 사람들에게 실망감만 주고 민주노총 개혁을 어렵게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노총은 최소한 싸우고 있는 사람이 모여서 집행을 책임지면 제대로 세울 수 있다고 본다. 지금 소산별 주장하고 직선제 반대하는 흐름을 단절하지 않는다면 혁신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양동규 : 이갑용 동지 말이 충분치 않다고 본다. 숙정 이야기도 나왔지만 결국 사람의 문제니까 그 의도는 이해를 한다. 그렇지만 현재 문제는 사람을 바꾸는 것으로만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내용과 실천에서, 굽히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이갑용 동지의 소신을 높이 평가한다. 그래서 많은 대의원들이 이갑용 동지를 지지한 것이다. 그러나 대의원들 중에는 이갑용 동지가 주장한 사람의 문제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다만 이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점은 문제다.

이갑용 후보가 당선되면 다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문제가 좀 있다고 본다. 이제는 혁신과제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오히려 현장에서 붕괴되는 지도력, 현장 활동력, 투쟁력, 조직화 역량을 회복하는 게 문제 해결에 더 중요한 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갑용 ; 왜 김영훈 위원장은 2주만에 자기주장을 뒤집었을까? 옳은 이야기를 했는데도 특정세력의 압박으로 그렇게 되었다면 문제가 많은 것이다. 나는 이런 식으로 민주노총 위원장을 좌지우지하는 세력이 있다면 이를 드러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내 주장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다. 지난 총, 대선을 전후해서 정치 방침과 무관하게 움직인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에 대한 거취도 제도로서 통제해야 한다고 본다.

김광수 : 민주노총이 자신의 역사에 비해서 제도는 참 취약한 게 사실이다. 80년대 필리핀의 민주노총이라 볼 수 있는 KMU(5월1일 운동)에는 교육과 간부출마를 연동시키는 제도가 있었는데, 그 교육에서 간부들이 조직의 강령을 공부하고 자질발전을 이루었다. 우리는 그런 수준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하고 정치세력화 결의만 하다가 망했다고 본다. 민주노총 내부를 정치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너무 소홀했다.

이갑용 : 그리고 보니 민주노총 전직 위원장들이 참 무심했다. 특히 강령에 무심했다. 18년 전 강령인데, 기존강령에는 신자유주의란 말조차 없다. 비정규직이란 말도 없다. 강령도 문제이고 규약도 문제가 있다. 실무자 100명이 있고, 법률원도 있는데 그동안 뭘 했는지 모르겠다. 강령 바꾸어야 한다.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을 시대의 과제에 맞게 변화시키는 노력을 안 해왔다는 것이 뼈아프다.

김광수 : 민주노총이 자기 지향의 마지막 보루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동안 민주노총이 그런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고 본다. 반복되는 이야기인데 민주노총 전체의 혁신, 이건 거짓말이다. 진짜 혁신이 가능하려면 빠개고 다시 만든다고 각오해야 한다. 사람의 문제를 넘어 제도와 흐름, 규율의 문제일 수 있는데, 이런 것을 다시 세울 각오를 해야 한다고 본다.

이갑용 : 여성 할당 문제만 해도 민주노동당 만들면서 시작했고 주도했는데 이를 자기 성과로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무상교육, 무상의료도 다 우리가 시작했는데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겐 그런 잠재력이 있다. 민주노조의 방향과 전망을 분명히 하고, 전국적으로 토론하고 개혁방향을 제시하고 가면, 그리고 조합원으로부터 권위를 다시 세워나간다면, 혁신이 가능하다고 본다. 노동자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도록 민주노총이 다부지고 악착같이 달려들면 믿음도 회복될 수 있고, 사법부, 경찰, 창조컨설팅 같이 노동자에 해코지한 세력에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의 전망을 제도적으로 정비해가는 것이 민주노총을 세상의 관심으로 회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김광수 : 양동규 동지가 말씀하신 건 주체 문제라고 생각한다. 주체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양동규 : 초기에 말한 것처럼 정치조직, 활동가 조직들이 분발해야 한다고 본다. 노동운동의 부진함을 넘어서서 대안사회를 고민하는 동지들이 주도해야 한다고 본다. 현대자동차 1공장 정규직 동지들의 자발적 파업 같은 경우는 지침 없이 파업을 했다는 면에서 비록 귀족노동자라는 평가를 안고 있을 지라도, 저항의 기운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 면에 주목하면서 활동가 조직과 정치 조직들이, 새로운 주체형성-당건설로부터 시작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을 위해 우선 결합을 했으면 한다. 현장에서 조직, 선동하라, 학습하라 이런 말이 퇴화되었다. 아예 없다. 이점을 다시 살려야 한다.

이갑용 : 민주노총 진단 밤샘 토론을 했으면 한다. 한 번 안되면 두 번 하고 해서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런 자리를 통해 현장조직이 투쟁을 결의해내는 흐름이 형성되어야 한다.  좌파노동자회에서 제안하면 어쩔지 모르겠지만 조만간 제안을 할 것이다. 투쟁하는 현장에 깃발 들고 오는 단위는 다 모여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서로 비판도 하고 반성하면서 가야 한다. 그런 토론 이후에 집단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해서 실천하면 된다고 본다.

김광수 : 그 말씀에 동의한다. 민주노조운동을 위해 중지를 모으고 실제적인 결의를 해야 한다. 먼저 우리 운동의 방향성이 무엇인가? 이 시점에 좌파다, 변혁세력이다라고 말하려면 반자본주의 투쟁을 내세워야 한다. 70년대 노동운동과 80년대 민주노조운동이 구별되는 것은 여성사업장, 남성사업장 주도가 아니라 85년 구로동맹파업 이후 연대가 민주노조의 기본으로 자리가 잡혔다는 것이다. 2008년 이후에 우리가 상상도 못했던 사람들이 자본주의 끝났다고 말하고 있지 않는가? 이런 시절에 명시적으로 자본주의에 반대한다고 밝히지 않으면 민주노조 아니다. 다만 이렇게 기준을 세우면 얼마나 모일지 모르겠다. 

사회자 : 아닐 거다. 된다 싶으면 다 올 거다.

(일동) : 웃음

김광수 : 민주노동당에서 2003,4년도에 당발전특위에서 사회주의 강령을 강화하자고 했는데, 거꾸로 당대회에서는 사회주의 강령을 빼자고 나왔다. 만약에 민주노총에서 이런 안을 내세우면 거꾸로 역습을 당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 주체가 중요하다고 본다. 민주노총에서 무언가 하려면 집행부를 잡고, 거기에다 주체가 튼튼하게 모아져야 한다.

이갑용 : 대의원대회 파행되는 걸 보니, 민주노총 위원장이 된들 대의원들 딴짓 하는 걸 막아내는 것이 가능한가? 민주노총 각 단위에서 혁신이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사회자 : 정리를 해보자

김광수 : 우리나라 노동운동이 요즘 들어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지고 있다. 2008년 이후 반자본주의 투쟁이 활발했던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 정당운동이나 노동조합운동의 재편 흐름이 존재한다. 특히 미국을 보면 노동운동의 흐름이 새롭게 변하고 있다. 시카고 파업을 보면, 예전에 우리가 했던 것을 그대로 다 했다. 특히 현장토론이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나서서 이런 현장토론을 다시 부활하는 데 스스로 실천의 성과를 내고 싶다. 또한 말씀대로 밤샘토론도 하고 싶다.

이갑용 : 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안 나왔어야 하는 게 아니었나 등 여러 생각이 났고, 갈등도 많이 했다. 그러나 과정에서 성과도 있었고 해서 선거에 대한 원은 없는데, 민주노총의 상태가 밖에서 큰소리 친 것과 다름을 확인하기도 했다. 솔직히 겁이 날 정도였다. 노동운동을 죽을 때까지 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이 나에게 주어진 중간임무라고 생각하고 이번 싸움을 효과적으로 하려고 한다. 동지들이 도와주면 민주노총을 바로 세우는데 방안을 세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선거에 발 빼지 말아야 민주노조운동을 세울 수 있다고 본다. 

양동규 : 요즘 사태들이 운동이 투명해지는 과정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한다. 옛날에는 혼미했지만 오히려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좋은 기회라고 본다. 정치적으로 변혁적으로 활동하는 동지들의 노력을 강조하고 싶다. 활동가들의 토론, 서로의 접점을 피하지 말고 치열하게 토론하면서 방향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객관적 위기의 심화와 주체의 미형성이라는 모순을 시급히 해소하지 않으면 고통이 너무 가중된다. 아래로부터의 연대와 투쟁이 활발히 일어났으면 한다. 공식 단위의 역할을 넘어서는 활동가들의 노력으로 서로가 결합되고, 연대해야 한다. 모든 선거에 나선다는 말씀도 있었지만 기본활동, 실천을 강조하고 싶다.

사회자 : 좋은 말씀 들었습니다. 듣다보니, 아래로부터 투쟁도 중요한데, 기준을 만들기 위한 내부투쟁이 중요하다는 말씀이 다가옵니다. 그럼 그걸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많이 듭니다. 선거에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민주대연합 때 보면 대중수준에서 무감각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무기력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민주대연합, 민주당에 투항한 자들에게 대해 강력한 대처, 정풍운동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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