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5일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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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혁명과 함께 자라는 아이들
2015년 교육혁명 대장정 참가기
박은경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  ㅣ  2015년 9월 5일
편집자주 ㅣ 해마다 여름이 되면 교육단체, 사회단체, 노동조합 등이 모여 ‘교육혁명 대장정’이라는 이름 하에 모순으로 찌들어있는 한국 교육의 근본적 혁명을 요구하며 전국을 순회하는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반값등록금 투쟁이후 다섯 번째 해를 맞이하는 2015년 교육혁명 대장정이 7월 28일부터 8월 12일까지 16일의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대장정은 ‘입시폐지·대학평준화 쟁취!’, ‘대학구조조정 저지·공공적 대학체제 개편!’, ‘무상교육 실현·대학 등록금 폐지!’, ‘특권학교 폐지·고교평준화 재정립!’, ‘교육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교사·교수·공무원 노동기본권 쟁취!’ 등을 주요 요구로 걸었다. 교육노동자, 학생, 학부모들은 이런 요구를 알리기 위해 폭염 속에서도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해방 92호에서는 교육혁명 대장정에 적극 참여한 학부모의 목소리를 담았다.



교육혁명 대장정! 다섯 번째 장정을 무사히 치렀다. 난 아이들과 첫해만 빼고 올해 네 번째 참여를 했다. 처음 ‘교육혁명’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갔을 때 대학입시폐시와 무상등록금이라는 단어들이 생소했다. 그래서 ‘꿈들을 꾸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속으로 웃었던 기억이 난다.


2012년 아이들과 투쟁현장을 다닐 때, ‘엄마, 저 아저씨들은 집에 안가고 왜 천막에서 살아?’, ‘엄마, 왜 사람들을 저렇게 때리는 거지?’라며 사진들을 한참 바라보던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가슴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한 감정을 참으며 세상을 바꾸는데 함께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필자는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학부모회’에 있지만 사실 왜 학부모회단체가 노동현장과 함께 해야 하는지 와닿지 않아서 고민을 한참 했을 때였다. 두 녀석과 다니면서 내 자신도 비정규 노동자임을 깨닫게 되고 노동자가 곧 학부모임을 별개로 봐왔던 시선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교육현장. 노동현장을 다니면서 내가 그들과 하나임을 확연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해였다. 아이들은 그저 삼년을 연속 엄마가 하라니까 따라 다니고 그 속에서 어른들이 예뻐해 주니 늘 챙김을 받으며 따라다녔을 것이다.


2015년 한 달 전부터 날짜를 못 박아놓고 대장정에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며 매일 노래를 부르다시피 했다. 교육혁명 단체 텔레그램방이 만들어지고 시작과 동시에 교육혁명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오는 사진과 내용들을 공유하면서 시작부터 끝까지 정리를 했다. 얼마나 애를 쓰시는 분들이 많은지 올라오는 글들이 너무 소중해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올해 교육혁명 대장정에도 다양한 분들이 참여하여 잠깐이라도 참여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며칠 참여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그리고 보름동안 전화 문자폭탄 속에 지내면서, 응원하시는 분들도 부쩍 늘었음 확인하게 된다.


8월5일부터 8일까지는 영혼 맑은 시끼(고1)와 살살이(중3) 아들과 서대전부터 합류를 하였다. 교육혁명이 키운 아이들이라며 좋아하시는 단장님과 함께한 대학생, 전교조 선생님들, 시민단체분들과 같이 있는 동안, 이 두 녀석은 부쩍 붙임성도 좋아서 잘 어울리며 아주 적극적으로 부채도 나누고 피켓도 들고 땡볕에 현수막도 들어주며 자기가 할일을 찾아서 스스로 하며 많은 분들의 칭찬을 받았다. 온양역에서는 많은 분들의 배웅과 아쉬움에 발걸음을 떨어지지 않았는지, 아이들은 자꾸 뒤를 돌아보며 죄송하다는 말을 자꾸 되풀이 한다.


집에 도착해서는 단장님과 대학생형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면서, “엄마, 내가 동생하고 한참 얘기했는데, 처음에 따라다닐 땐 힘들고 아무생각이 없었는데 말이야 올해 다녀보니 온통 우리 일이더라고. 대학등록금 문제, 사교육비, 입시폐지. 울엄마도 비정규직이었어. 너무 많은 것을 느끼게 되네. 우리의 일 때문에 어른들이 땡볕에 걷고 애써주시는데 도중에 집에 온 게 너무 죄송하고 감동이네. 그래서 말이야. 우리 마지막 날까지 합류해서 다시 걸을래." 그리고 둘은 가방을 싸서 다시 안양으로 합류를 했다.



교육혁명 대장정 대외가 서울로 입성하는 날 둘째는 뒤꿈치가 까져서 신발을 구겨 신고 걸었다. 집에 가라고 다그쳤지만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광화문에서 해단식까지 마무리를 하였다. 한발한발 내딛을 때마다 아이들은 그 만큼씩 마음이 크고 있었다.


우리아이들이 대학입시를 치를 때는 입시폐지가 되고 무상등록금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십년 후에는 아마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 해마다 교육혁명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늘어갈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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