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5일 92
해방 > 92호 >

그들의 희망을 뒤로 하고 세계 대공황이 본격화되다
  ㅣ  2011년9월9일(금)
편집자주 ㅣ 이 기사는 주요한 내용을 [세계대공황의 본격적인 전개와 사회주의노동운동의 대응](성두현) 중 "1.세계대공황의 본격적인 전개"에서 발췌했습니다.

mbn이란 케이블채널이 있다. MB네트워크가 아니라 매일방송의 약자다. 이 채널에서 심야에 주가전망에 관한 방송을 한다. 이른바 현장 주식쟁이들이 모여 간담형식으로 주가전망을 내놓은 프로다. 지난 8월 미국의 신용등급하락에 의한 주가급락이 있는 날밤, 루비니 교수가 더블딥이 기정사실이다라고 선언한 기사도 나오고 온갖 우울한 소식이 나오자, 한 출연자가 말한다. “시황이 나쁠 때는 나쁜 소식만 들려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 주식쟁이들은 그런데 흔들리지 말고 오로지 주가에만 집중하면 된다.” 옳으신 말씀이다. 재경부는 물가에만 집중하면 된다. 한국은행은 금리에만 집중하면 된다. 대통령은 공생발전에만 집중하면 된다. (그러면 도대체 이 나라 경제는 누가 걱정하는거야?)

주가는 어쨌든 경제상황이 반영된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 이 출연자는 말도 안되는 고백을 통해 지금 자본가들의 맘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나쁜 소식에 신경 쓰지말고 내가 보고 싶은 건만 보면 된다. 지난 9월2일 미국 노동부는 66년만에 미국의 월 신규고용이 “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또 한번 증시는 곤두박질쳤다. 그래 계속 주가에 집중하시라!


2008년에 시작된 세계대공황의 본격적인 전개


현재 벌어지고 있는 더블딥은 세계대공황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2008년의 사태는 세계대공황의 서막에 불과하였으며, 이제 그 본막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사태 이후 전세계 자본가정권들이 쏟아부은 막대한 공적자금투입은 세계대공황의 전면화를 일시적으로 지체시키고 ‘경기침체 종료’라는 착시를 만들어내었지만 실상은 이것과는 전혀 달랐다. 막대한 공적자금투입이라는 아편주사의 약효가 끝나 세계대공황의 본 모습이 드러나고 세계자본주의체제의 모순이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세계대공황의 전면화가 예상되는 것은 누적된 ‘거품’이 실로 엄청난 규모이며, 자본가정권들이 공황대처로 이미 대부분의 재정금융 수단을 사용하여 뚜렷한 대처 수단이 남아있지 않고, 이미 사용한 수단이 새로운 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블딥, 유럽의 재정위기, 중국의 거품붕괴가 동시에 전 세계를 덮치고 있기 때문이다.


속수무책의 자본가, 자본가정권들


2008년 사태가 급속하게 악화되자 제국주의나라의 정부대표들은 회동하여 세계자본주의의 위기에 공동대처하기로 합의하고 각각의 나라에서 천문학적인 규모의 구제금융을 쏟아부었다. 미국은 GDP의 79.6%에 해당하는 7870억 달러를 구제금융에 투입하였고, 영국 70.9%, 스웨덴 53.9% 등 여타 나라들도 막대한 자금을 구제금융에 투입하였다.

그러나 이 구제금융은 거의 전부가 ‘거품’ 조성의 주범이자 ‘거품’의 최대 수혜자인 독점금융자본을 살려내는 데 사용되었을 뿐이었고, 저소득 주택자금대출자들은 주택압류의 처지로 내몰렸다. 즉, “이익이 날 때는 금융계가 이익을 모두 가져가고, 손실이 날 때는 국민의 혈세로 메운다.”는 귬융과두제의 원칙이 그대로 관철된 것이다.’

철저히 독점금융자본살리기에 돌려진 막대한 구제금융은 그러나 세계대공황을 종식시키는 데에서 완전히 실패하였다. 그것은 세계대공황의 전면화를 일시적으로 뒤로 미루는 아편주사에 불과했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이른바 양적완화(달러 찍어 뿌리기) 역시 세계대공황을 종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이유는 대규모 구제금융과 양적 완화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번 거품의 규모가 사상 유례가 없이 크고, 거품의 붕괴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아, 막대한 과잉자본이 여전히 파괴되지 않은 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자본가, 자본가 정권이 속수무책의 궁지에 몰린 것은, 이제는 무력한 수단조차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었다는 점에 있다. 2008년 이후 사용된 재정수단은 유럽에서는 재정위기를 새롭게 야기하고 있고, 미국은 채무한도 협상합의로 앞으로 오히려 재정지출을 삭감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는 무역, 환율 전쟁에서 중국, 유럽 등을 자극하고,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위험 때문에 제약을 받고 있다. 한마디로 곳곳에 세계대공황이 본격화될 요인들만이 가득 차 있는 형국이다.


미국의 더블딥


미국은 노동자들의 소득이 수십년간 정체상태에 있었음에도 2008년까지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의 소비를 유지하였다.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지는데, 그리고 대부분의 소비를 담당하는 층이 소득이 몰린 상위계층이 아니라 하위계층인 마당에 미국이 높은 수준의 소비를 유지해 올 수 있었던 수단은, 대다수 민중을 부채에 의존하게 하는 방법(빚쟁이 만들기)밖에 없었다. 주택거품은 이때 매우 좋은 수단이었다. 모기지로 주택을 구입하고,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하면 부(wealth)의 효과로 소비는 늘고, 주식가격은 올라간다. 그러나 이것은 거품이 계속 커져갈 때에만 그러하다. 사실상 이때조차 주택대출을 받은 사람은 빚더미 위에 이미 올라서있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아직 문제가 터지지 않아 그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거품이 터지게 마련이고 미국에서 2007년 실제로 주택거품이 터지기 시작하였다. 곧바로 채무불이행자가 속출했다. 더 이상의 채무경제의 지속은 불가능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의 소비수준은 유지될 수 없게 되고, 이제 소비는 실제의 소득수준에 맞추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리고 실업율은 계속 9%대를 못 벗어나고 있다.


악화일로의 유럽 재정위기


유럽의 현 재정위기는 세계대공황에 대한 자본의 초기 대처가 만들어 낸 것이다. 즉, 공항에 대한 대처가 새롭게 공황을 격화시킨 형국이다. 나라마다 특수한 사정이 있지만 대체로 유럽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국가채무는 파산상태의 금융기관을 살리기 위해 지출한 공적자금 때문에 증가했다. 이처럼 유럽 전반에서 국가채무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유럽에서 약한 고리를 형성하는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서 먼저 재정위기가 발생하였고, 이것이 스페인, 이탈리아의 재정위기로 확산되었다. 이들 나라에서 재정위기가 더욱 악화된 것은 채무불이행을 우려한 국제금융자본이 국채매입을 거부하거나 국채 이자율의 인상을 요구하고,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하락시켰기 때문이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은, 이상의 이유로 재정위기가 완화되지 않고 심화되고 있은 것에 더하여, 독일, 프랑스 등 EU의 핵심 국가들이 제국주의적인 자국 이해 때문에 서로 부담을 안지 않으려고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EU내에서 헤게모니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끊임없이 투쟁하고 있지만, 동시에 주변국의 위기해결을 위해 필요한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서로 투쟁하고 있다. 이러는 사이 유럽의 재정위기는 점점 더 확대되어 세계대공황을 더욱더 증폭시키고 있다.


중국의 위기 : 세계자본주의체제에 결정타를 먹일 최대의 복병


2001년 IT공황은 급속히 고도화된 세계화를 반영하여, 공황의 세계적 차원에서의 동시 진행이라는 특성을 보였다. 그러나 이때에 중국과 인도는 예외였으며 이것이 당시 공황의 강도를 완화시켰었다. 그리고 이번 공황의 초기국면에서 중국은 세계대공황의 충격을 부분적으로 흡수 완화하는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이제 사정은 달라졌고 세계대공황이 본격화하는 현재의 국면에서, 중국은 세계자본주의체제에 결정타를 먹일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등장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미국과 EU에 못지 않은 거품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은 부동산, 특히 주택시장에 대규모 거품이 형성되어 있어 거품이 붕괴될 때 급전직하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이를 우려하여 조심스럽게 긴축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중국이 연착륙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중국은 현재 이미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미국, EU 등을 살려낼 물밖의 구원자로서의 역할을 할 것을 기대 받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착각 중에서도 착각이다. 중국은 구원자가 아니라 정반대로 세계자본주의체제에 결정타를 먹일 최대의 복병으로 등장할 것이다. 현재 전세계 자본가들과 자본가 정권들은 미국과 유럽의 위기만으로도 넋을 잃고 있어 다가오는 중국의 위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가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더블딥, 유럽의 재정위기 증폭에 태평양 서안의 중국의 위기가 더해질 때 세계자본주의체제는 대파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관련기사

기사평쓰기
번호 제목 평점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등록된 게시물이 없습니다.

HTML코드 복사하기 (블로그나 카페에 바로 붙여넣기 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 경제위기와 세계 대공황의 재점화
롯데가 민족자본이라면 한국 노동자들이 행복해지나?
[한국의 사회주의, 그 길을 묻다(4)] <해방>이 묻고, 양효식 동지가 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