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5일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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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대장정으로 달군 교육혁명의 열기, 이제 하반기 새로운 투쟁으로 연결시켜가자!
황정규  ㅣ  2011년9월9일(금)

걸었다. 걷고 또 걸었다.

7월 28일부터 8월 12일까지 총 16일간을 걸었다.

부산에서 서울로, 목포에서 서울로, 뚜벅뚜벅 한걸음, 한걸음 힘차게 걸었다.

이렇게 걸으면서, 잃은 것은 여름휴가지만, 얻은 것은 건강과 초콜릿 우유빛깔 피부였다.

그러나 건강삼아 걸은 것도 남들이 다 하는 국토 순례를 하려고 한 것이 절대 아니다! 우리를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걷게 한 것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육문제였다. 아이들을 경쟁과 입시지옥으로 내모는 입시제도, 대학서열화, 대학 가서도 대학생들을 빚쟁이로 비정규직 알바로 내모는 천정부지 대학등록금, 20%밖에 되지 않는 국립대마저 기업화하려는 국립대 법인화, 대학 구성원들을 고용불안, 생계고로 내모는 대학비정규직 등 교육문제는 곪을 대로 곪아 있다. 이러한 교육문제는 단지 개별적이고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노동자, 민중을 옭아매고 있는 총체적인 모순이 되어버렸다.

모든 것을 상품화하고, 종국에는 인간의 노동력까지 상품화해내고 마는 자본주의의 본성은 교육부분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교육 역시 상품, 그것도 이윤이 많이 나는 상품이어서 학생과 학부모는 이 상품을 구매하는 구매자로 전락하였고, 이 교육이라는 상품을 구매하는 학생조차도 장차 값어치 나가는 상품이 되어 기업이 구매해주기만을 바라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심지어 자본은 이러한 상품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은 전혀 지불하지 않고, 이 모든 비용을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하고 있다. 이러한 자본주의의 모순이, 모든 것을 상품화하고 이윤추구의 대상으로 만들지만,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노동자, 민중에게 모두 전가하는 자본주의의 작동원리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한다는 사실, 그리고 이제는 이러한 자본주의의 작동원리를 더 이상 참아낼 수 없게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갈수록 첨예하게 드러나고 있다. 5월 말부터 시작된 대학 등록금 투쟁은, 땅속의 마그마가 약한 지반을 뚫고 나오듯이 한국자본주의의 모순이 폭발해 나오는 지점이었다.

“교육공공성 실현을 위한 전국 도보대장정”은 바로 한국자본주의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교육문제에 대해 행동으로, 실천으로 대답하고, 전국에 걸쳐 교육의 문제를 알리기 위한 투쟁이었다. 도보대장정은 바로 “입시폐지-대학평준화”, “등록금 폐지”, “국립대법인화 반대”, “대학비정규직 정규직화”라는, 한국의 교육체계가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지점에 대해 급진적 요구를 제기하고자 하였다.

현재의 “반값등록금 투쟁”이 야권연대라는 협소한 틀에 갇히고 요구를 제한하면서 투쟁을 확대시키지 못하고 투쟁의 기운을 소진시키는 상황, 등록금문제와 국립대 법인화 문제가 중요함에도 서로 결합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도보대장정은 오히려 요구들을 확대시키고 서로 결합시키면서, 더 근본적으로 문제제기하고자 하였으며, 이러한 요구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적극적으로 시도하였다. 우리는 도보대장정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요구에 관심을 가지고 호응을 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으며, 우리가 지향하는 투쟁이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반기, 다시 등록금 투쟁, 국립대 법인화 반대투쟁 등 중요한 투쟁이 다시 시작될 수밖에 없다. 현재 이 투쟁들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우리가 65호에서 다룬 바 있는 투쟁의 문제들이 여전하며, 오히려 심각해진 부분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 투쟁들이 가진 잠재력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중요한 점은 이 투쟁이 가지는 반자본주의적 성격을 분명히 인식하는 가운데, 투쟁이 반값등록금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대학무상교육으로 요구의 수준을 더욱 확대시키고, 투쟁의 요구들을 더욱 확대시키고 서로 결합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방향으로 우리의 실천을 배치하고 기존의 흐름과는 대비되는 독자적인 흐름을 형성해가야 한다. 이 길이 바로 도보대장정 내내 외쳤던 교육혁명의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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