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15일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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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비정규교수 문제의 올바른 해법
임순광 한국비정규직 노조 위원장  ㅣ  2015년 7월 15일

민주노총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이하 비정규교수노조)은 2004년 수차례의 전국 순회토론회를 거쳐 ‘연구교수제’를 노조의 대안으로 삼았다. 2008년에 교육부가 산학협력을 위해 교수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핑계를 대며 고등교육법 제15조2항을 현재처럼 개악하려 할 때1), 비정규교수노조는 연구와 강의를 분리시키지 않고 모든 비정규교수제도를 통합한 ‘연구강의교수제’를 대안으로 제시하며 맞섰다. 2010년 10월에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연구강의교수제의 일부를 발의하도록 힘쓰기도 하였다. 하지만 결국 2011년에 고등교육법 제15조2항은 개악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 해 12월에 희대의 악법 ‘시간강사법’2)마저 국회를 통과하였다.



이후 비정규교수노조는 시간강사법 시행 저지를 위해 시간강사법 시행령 공청회 무산 투쟁(실제 옥쇄 점거 농성으로 무산시킴), 수개월에 걸친 교육부 앞과 서울 시내 농성, 각종 집회와 삭발 후 국회순회 투쟁 등을 통해 마침내 2012년 11월에 시간강사법이 실시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2015년 6월1일자 교수신문에 실린 세 차례(2011년, 2013년, 2015년 5월)의 교수잡 사이트 이용자 조사결과는 비정규교수노조의 이러한 활동이 옳았음을 확인시켜준다.

현행 시간강사법 시행에 대해 2013년 5월에 81.2%가, 2015년에는 72.1%가 반대하였다. 비정규교수노조가 강조하는 ‘정년트랙 전임교원의 계열별 100% 확보’ 법률화에 대해서는 79.4%가 찬성(2013년 84.1%)했다. 전임교원확보율에 정년트랙 전임교원만 반영하자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도 81%가 동의(2013년 86.8%)했다. 연구강의교수제의 핵심 특징인 ‘명예교수를 제외한 모든 비전임교원과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등의 비정규교수제도 통합 운영’에 대해서는 85.6%의 찬성률(2013년 75.8%)을 보였다. 현행 비정년트랙교수제도 유지에 대해서도 65%가 반대(2013년 63.7%)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자동재계약하자는 주장에는 90%이상이 찬성했다. 이는 비정규교수 문제가 시간강사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풍선효과를 방지하는 보편적 접근을 해야하고, 정규교수직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절대다수라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

이번 조사결과는 노조의 ‘의식화된’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다. 비정규교수 일반의 70~80%가 현행 강사법 시행을 반대한다. 80%가 넘는 사람들이 비정규교수노조의 연구강의교수제 핵심 사항들에 대해 찬성하고 있다. 그렇기에 국회는 연구강의교수제를 비롯한 다양한 대안들을 전면 검토하여 올바르고 현실적인 방안을 입법해야 한다. 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으면 시간강사법 시행을 중단하는 법부터 7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 시간강사법이 시행되면 돌이키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하고 잘못을 바로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일단 시행해 보고 문제가 있으면 고치자는 주장을 하는 것은 비정규교수를 실험대상자로 보는 차가운 외부자적 시각의 발로이거나 엘리트의식에 사로잡힌 폭력행위에 불과하다.

연구강의교수제에는 비정규교수 처우개선 내용만(생활임금, 고용안정, 권리신장 등) 담긴 것이 아니다. 비정규교원인 비정년트랙 교수제도를 폐지하고 정년트랙 정규교수로만 계열별 법정교원확보율 100%를 달성시켜야 한다는 내용도 핵심 요구 사항이다. 더 나아가 OECD 평균 수준으로의 교수 1인당 학생 수(약 15명) 달성을 위해 현재의 정규교수 수(7만 명 내외)를 2배로 늘려야 한다(현재 한국 대학의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30명이 넘기 때문!)는 혁신적 주장도 포함되어 있다. 연구강의교수제 논의는 ‘교육공공성 확보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해법 도출을 위해’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다. 동지들의 진지한 동참을 요청한다.

1) “교원은 학생을 교육·지도하고 학문을 연구한다”를 “교원은 학생을 교육·지도하고 학문을 연구하되, 필요한 경우 학칙 또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교육·지도, 학문연구 또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제2조제5호에 따른 산학협력만을 전담할 수 있다”로 변경함으로써 교육지도교원, 교육중점교원, 연구중점교원, 산학협력교원과 같은 반쪽짜리 교원, 1~2년짜리 기간제 비정년 전임교원을 양산하여 필요 교원 인건비 절감을 대학에 보장해 준 개악 조치이다. 정규직 교원이 될 사람 상당수를 비정규 교원으로 머물게 함으로써 ‘정규교수직의 비정규직화’를 초래하고 있다.

2) 보통 “강사법”이라고 부른다. 고등교육법 “제14조2항” 교원의 범주에 강사를 삽입하고 그 밑에 “제14조의2”라고 하는 독소 단서조항을 달아 강사를 다른 교수에 비해 차별하는 내용을 법률로 명시한 악법이다. 필자는 이 법이 시간강사에 관한 법이라는 점, 시간강사제도를 사실상 유지한다는 점을 드러내기 위해 시간강사법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적절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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