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15일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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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오토텍 통쾌한 승리의 현장에서
현수  ㅣ  2015년 7월 15일




색다른(?) 신입사원들

작년 말, 천안시에 위치한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은 색다른(?) 신입사원들을 맞이해야 했다. 평균연령 47세에, 전직 경찰 또는 육군 특전사 출신 등으로 구성된 이 색다른 신입사원들은 올해 3월경 민주노조에 대항하는 기업노조를 만들고, 급기야 4월 30일에는 공장 내에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 중상을 입히는 만행을 저질렀다.
지회 측에 따르면 이들은 입사하기 전부터 사전모임을 갖는 등 조직적으로 ‘노조파괴 공작’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은 민주노조에 대한 지속적인 폭력에도 불구하고 체포요건이 안 된다는 이유로 기업노조원들을 체포하지 않았다. 노동부와 검찰 역시 모르쇠로 일관하는 등 자본과의 이해관계를 전면에 드러내고 있었다.
 
함께 싸우는 연대 투쟁


이에 갑을오토텍 민주노조 조합원들은 6월 16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게 되었다. 하지만 기업노조의 저항 또한 만만치 않아 17일 하루에 20여 명이 그들의 폭행에 구급차 신세를 져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을오토텍 지회는 탄압에 굴하기 보다 더욱 강한 단결과 투쟁의 결의를 높였다. 그리고 곳곳에서 달려온 동지들의 연대가 여기에 함께 했다.
가족대책위(이하 가대위) 동지들은 페이스북 ‘갑을오토텍 페이지’ 및 각종 SNS를 통해 현장의 소식을 전달하고자 갖은 노력을 다했으며 지역대책위 동지들 역시 천안 시내에서의 선전전과 연대투쟁에 적극 결합하는 등 투쟁의 대열에 동참했다. 여기에 힘입어 6월 20일 민주노조는 기업노조원들을 공장 밖으로 쫓아내고 정문을 봉쇄할 수 있었다.
 
노동자의 가장 큰 무기는 파업!

지회 동지들의 말에 따르면 총파업이 시작될 무렵 사측에 쌓인 재고는 약 6일치에 불과했다고 한다. 투쟁이 5일차를 넘기고 민주노조 조합원들의 의기가 하늘을 찌를 듯 높아지자 자본의 불안은 커져만 갔다. 특히 관리직을 생산라인에 투입했음에도 불량품 투성이에 수량을 맞추지 못한단 점에서 공장 밖으로 끌려 나온 기업노조원들의 발악이 극에 달하기 시작했다. 욕설과 고함, 폭력이 사방에서 난무했다. 이는 연대하러 정문으로 다가오는 일반인들에게까지 이어졌다.

반면 경찰은 속수무책으로 방관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기업노조원들을 비호하는 양상을 보였다. 누가 새벽 4시에 출근을 하겠다면서 몽둥이를 어깨에 매고 오겠는가? 그런 기업노조원들을 경찰은 막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자본이 누구와 결탁하고 있는지, 과연 누가 노동자의 해방을 막고 노예의 삶을 강제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22일 오후 기업노조원들은 어떠한 성과도 얻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물러났다. 이 모든 억압을 이겨낸 바탕에는 단결투쟁, 그리고 결사투쟁이 있었다. 현장은 완전히 노동자의 손에 운영되고 있었다. 공장 안으로 들어오는 물류의 통제에서부터 파업의 모든 것을 스스로 실천하는 조합원들의 얼굴엔 자신감이 넘쳤다. 그것은 곧 다가올 승리를 향한 효시와 같았다.
 
신규채용 모두 취소, 나아가는 승리

저녁 무렵 지민주 동지의 문화제가 진행되면서 속속 가대위 동지들과 지역대책위 동지들이 합류하고 현장에는 묘한 흥분과 기대가 맴돌았다. 그리고 이어진 지회장 동지의 결과보고에서 신규채용된 인원의 채용취소라는 합의안의 첫 문장 낭독에 하늘을 울릴듯한 환호성이 현장에서 터져 나왔다. 뒤이어 어용들에 대해서도 민주노조의 뜻대로 처분이 결정되었다는 데 박수와 함성이 쏟아져 나온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일이었다.

결국 갑을오토텍 자본이 노동자의 투쟁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물론 지회장 동지는 이어서 임금협상 등 해결해야 할 일이 남아있고 아직 기업노조가 완전히 철수한 것이 아니기에 보다 강한 단결과 투쟁으로 승리를 쟁취하자 하였다. 그랬다. 비록 지금은 노동자들의 투쟁에 밀려 굴복했을지 모르나 언제 어느 때든 자본은 노동자의 단결이 무너지고 계급의식이 흐려지는 순간, 모든 것을 착취하고 억압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현장의 열기를 바탕으로 지금의 승리를 넘어, 자본의 억압과 폭력을 넘어 노동자가 진정 스스로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가열찬 투쟁이 필요하다. 당장 지금 이 순간에도 기업노조원들이 공장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는 기사가 뜨고 있다. 갑을오토텍 투쟁의 성과를 지키고 전진하는 길은 노사의 화합이 아닌 보다 강한 계급의식과 투쟁에 있을 것이다.

기업노조 사무실 창문에 “노사 화합 힘찬 도약"이란 구호가 적혀 있는 것을 보았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그들에게 노사화합이란 헛된 구호 또한 딸려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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