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9일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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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파업의 배후에는 혁명이라는 히드라가 숨어 있다
김광호 (강원 비정규센터 소장)  ㅣ  2015년 4월 29일



총파업을 앞두고 있다. 과연 민주노총 한상균집행부가 밀어올리고 있는 이 투쟁이 총파업인지에 대해서 말들이 많다. 비판적인 주장들이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방해하려는 어떠한 의도도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들은 논쟁의 틀 속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이 글의 제목은 레닌이 제7차 러시아공산당대회에서 한 말이다.이 말은 모든 파업은 혁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지만 모든 파업이 자동적으로 혁명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혁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 첫째는 총파업이 노동자계급의 해방을 위한 투쟁의 유일한 수단이라는 무정부적 태도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총파업은 유력한 수단일 뿐이다. 둘째는 사회주의사상으로 무장한 노동자계급의 조직화를 꼽고 있다. 단순한 생존권적 요구로는 절대 혁명으로 전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연히 사회주의사상-자본주의를 극복하고 전혀 새로운 노동자계급의 해방세상을 건설하겠다는 사상-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셋째로는 총파업을 이끌어나갈 사회주의적 노동자정당의 필요성을 주목하고 있다. 자발성은 자본가계급의 조직적이고 폭력적인 탄압에 패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민주노총이 추진하고 있는 총파업이 ‘혁명’을 위한 총파업은 아니지 않느냐? 라고 반문할 수 있다. 총파업의 의미를 너무 확대해석하지 말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럼 무엇을 위해 총파업을 조직하고 있는가? 총파업이 지향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당장의 탄압에 숨을 돌리자는 것인가, 아니면 적당히 살만한 착한 자본주의(사민주의)를 위한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진정 자본주의를 뛰어 넘어 사회주의로 나아가기 위한 총파업인가?

그 대답은 이미 민주노총이 하고 있다. 총파업을 조직하고 있는 과정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어떠한 내용으로, 어떻게 조직되고 있는가? 이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동지들의 우려가 있는 것이다.

먼저 내용을 살펴보면 여러 가지 사안들을 병렬적으로 묶어두었을 뿐이다. 한국 자본주의체제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가 무엇이고 무엇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어떠한 세상을 건설할 것인지 그 모습이 그려지지 않고 있다. 그냥 한 번 하루쯤 제쳐보자는 것이다.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하지만 박근혜정권만 타격을 입으면(그 타격의 정도는 차치하고) 노동자계급의 삶은 나아질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 노동자계급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는 모습을 노동자계급이 스스로 갖고 있지 못하다면 심각한 문제다. 여기에 보태서 조합원들을 조직하는 내용이 각자 자신들의 현안문제로 조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 노동자계급의 이해와 요구가 아니다.

조직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아래로부터 분노를 조직하는 과정이 보이지 않는다. 행사를 기획하듯이 위로부터의 지침에 따른 조직화로 간부들의 모습만 보이고 조합원들은 보이지 않는다. 현장에서는 조합원들이 총파업을 앞두고 어떻게 투쟁할 것인지 치열한 토론이 없다. 조합원들은 총파업 조직화과정에 대한 소식을 듣고 있지 못하다. 민주노총 기관지인 「노동과 세계」는 사무실 구석에 쌓여 있다. 조합원들이 결의하지 못하고 있는데 총파업이 성사될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기대하고 있는 산별이 나서지 못한다면 투쟁사업장만으로는 유의미한 흐름을 만드는 것도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민주노총 한상균집행부는 기호지세라며 밀고나가려고 한다. 물론 총파업을 조직하는 데 기세가 중요하다. 그러나 허언이 아니라 진짜 총파업으로 나가겠다면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내용도 형식도 총파업에 걸맞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 자본주의에 맞선 총파업으로, 사회주의혁명으로 나아가기 위한 총파업으로 말이다.

“만약 여러분이 확실히 모든 파업의 배후에는 혁명이라는 히드라가 숨어 있고 이것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은 사회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옳다. 그렇다. 사회주의 혁명은 모든 파업의 배후에서 움터온다. 그러나 만약 여러분이 어떤 파업도 직접 사회주의혁명으로 나아가는 즉각적 전진이라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가장 공허한 문구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 왜냐하면 모든 파업의 배후에 사회주의혁명이라는 괴물이 움트고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명백한 것만큼, 모든 파업이 혁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이 순전히 허튼소리라는 것도 마찬가지로 명백하기 때문이다.”(레닌, 러시아공산당 제7차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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